국내 EPC 업체 관계자 100여명 참석한 가운데 기술컨퍼런스 개최
대형 해상풍력 EPC 경험 적은 국내 업계 함께 성장하는 기반 다져
정태균 부장 "해상풍력 사업 현실화 큰 꿈 갖고 함께 일해주길 바라"
오정배 대표 "단순 시공 뿐 아니라 선박 등 제반사항도 고려해야"

19일 한국남동발전이 개최한 '제1차 해상풍력 설계·시공 기술컨퍼런스' 참가자들이 발표에 집중하고 있다.
19일 한국남동발전이 개최한 '제1차 해상풍력 설계·시공 기술컨퍼런스' 참가자들이 발표에 집중하고 있다.

남동발전이 국내 대형 해상풍력 시장 개화를 앞두고 국내 EPC 사들과 함께 성장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한다. 그동안 대형 해상풍력 사업을 수행해 본 적 없는 국내 기업들과 설계·시공 분야 현안을 공유하는 한편 각 사의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성공적인 사업 수행을 위한 산업기반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19일 한국남동발전(사장 김회천)은 대전광역시 소재 인터시티호텔에서 '제1차 해상풍력 설계·시공 기술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약 100여명의 풍력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 이번 컨퍼런스는 남동발전이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의 추진을 앞두고 국내 EPC 업체들과 함께 사업 수행능력을 높이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남동발전은 최근 600MW 규모로 추진되는 완도금일해상풍력 터빈 입찰을 실시하고 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내년 2분기쯤에는 EPC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문제는 국내에서 대규모 해상풍력 건설사업을 수행해 본 경험있는 업체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총 3조원이 투입되는 완도금일해상풍력 사업의 경우 공사금액만 2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남동발전은 추산하고 있다. 갑자기 대규모 공사 입찰을 실시한다고 했을 때 준비된 기업이 적을 수 있다는 것.

남동발전은 국내에서 처음 실시되는 대규모 해상풍력사업을 두고 업체들의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정보공유에 힘쓸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남동발전이 계획하고 있는 차기, 차차기 대규모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밑바탕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은상표 남동발전 신사업본부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오늘 행사는 완도금일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진행될 대규모 풍력사업에 앞서 해상풍력 관련 기업과 전문가들을 모시고 여러 기술 현안을 공유할 뿐 아니라 각 사의 시공기술을 공유하는 자리"라며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남동발전이 추진하는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음은 물론 관련 기관 간 상호 이해와 협력으로 윈윈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균 남동발전 풍력개발부장이 남동발전의 해상풍력 사업 계획을 공유하고 있다.
정태균 남동발전 풍력개발부장이 남동발전의 해상풍력 사업 계획을 공유하고 있다.

◆"사업 실제 추진에 방점…LCOE 낮추는 게 목표"=남동발전은 지난해 수립한 KOEN VISION 3430를 통해 2034년까지 10GW 수준의 재생에너지 설비를 확산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2034년까지 해상풍력 4.5GW 신규설치를 목표로 사업 추진을 준비하고 있다.

남동발전은 특히 이날 컨퍼런스에서 변죽만 울리다 끝나는 여러 해상풍력사업과 달리 실제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태균 남동발전 풍력개발부장은 남동발전 해상풍력 사업현황을 소개하며 "현재 준비되는 사업들 모두 여러 협의와 인허가가 진행되는 진짜 사업"이라며 "당장 600MW 규모 완도금일해상풍력 사업의 EPC 발주가 내년 2분기쯤 진행된다. 지금부터 딱 1년 뒤인 만큼 여러분들이 모두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코자 한다"고 말했다.

당장 내년 사업이 시작될 수 있는 전남신안(300MW), 신안우이(400MW) 등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이 현실화되고 있다. 단순히 장소만 개발하는 단계를 벗어나 발전사업허가를 받고, 환경영향평가를 받고 있을 뿐 아니라 여러 인허가가 진행 중이다.

정 부장은 "현재 남동발전이 해상풍력사업에서 가장 주안점을 두는 것은 균등화발전비용(LCOE)을 낮추는 것이다. 최소한 kWh당 LCOE가 200원 아래로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며 "오늘 참가해주신 시공 및 기자재 업체들이 모두 해상풍력 사업의 현실화라는 큰 꿈을 갖고 우리와 함께 일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오정배 블루윈드엔지니어링 대표가 해상풍력 설계 및 시공시 고려해야 할 이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오정배 블루윈드엔지니어링 대표가 해상풍력 설계 및 시공시 고려해야 할 이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12MW 이상 터빈 운송가능한 베슬 전 세계 7척 뿐…전략 잘 수립해야"='해상풍력 시공 전략 고려사항'을 주제로 발표한 오정배 블루윈드엔지니어링 대표는 "최근 갈수록 터빈 용량과 크기, 모델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 같은 환경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시공사들과 함께 고민해야 할 현실적인 이슈에 대해 소개한 오 대표는 공사 기간에 대한 이슈 뿐 아니라 해상풍력 설치를 위한 선박 운용, 해외 건설사업 사례 등 다양한 정보를 공유했다.

오 대표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에서 12MW 이상 터빈을 들 수 있는 선박은 3대에 불과하며, 건조 중인 선박이 4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큰 규모의 풍력터빈을 설치하려다 보면 단순히 시공에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제반사항에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남동발전이 최근 실시한 완도금일 해상풍력사업에서 GE가 13MW급 터빈, 베스타스가 15MW급 터빈을 주력으로 입찰에 참가한 만큼 이 같은 이슈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오 대표는 "한국에서 전 세계 9개 선사에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해도 제대로 된 답을 얻기 힘들다. 완도금일 프로젝트에서 이들 선박을 사용하기 위해선 남동발전 경영진이 직접 방문을 해서 협의를 할 뿐 아니라 수준높은 기본설계를 통해 그들에게 설명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 뿐 아니라 선사에 국내에서 투자를 통해 선박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등 전통적인 전략에서 벗어나 다양한 대안을 수립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함께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컨퍼런스에서는 이 뿐 아니라 철강, 케이블 등 해상풍력 관련 다양한 분야에서 시공사들이 고려해야 할 부분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남동발전은 앞으로 2차례에 걸쳐 컨퍼런스를 추가로 개최하면서 시공 기술 확대에 힘을 보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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