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GE, 베스타스에서 입찰의향서 제출…해외기업 한국시장 진출 본격화
계통 문제 이미 해결해 터빈업체들에게 매력적…LCR 통한 산업 생태계 마련 기대

남동발전이 제주에서 운영 중인 탐라해상풍력 전경.
남동발전이 제주에서 운영 중인 탐라해상풍력 전경.

1조원 규모로 추진되는 남동발전의 완도금일해상풍력 터빈 입찰이 두산중공업과 GE, 베스타스 3파전 양상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남동발전(사장 김회천)이 지난해 말 공고한 완도금일해상풍력 사업 추진을 위한 풍력발전기(터빈) 구매 입찰에 3개사가 입찰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완도군 금일읍 인근에서 총 3조원의 사업비를 들여 추진되는 600MW 규모의 완도금일해상풍력 사업은 국내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수백MW 규모의 대형 발전단지 건설 사업이다. 특히 터빈 입찰만 1조원 규모로 진행돼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재생에너지 사업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불리는 계통도 이미 확보했다. 이를 통해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환경을 어느 정도 마련했다는 점도 터빈 업체들에 완도금일해상풍력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배경으로 풀이된다. 남동발전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완도 인근 154kV 변전소를 통해 계통 문제를 해결했다.

이번 입찰에 참가할 예정인 두산중공업은 최근 전남 영광 소재 국가풍력실증센터에 개발 중인 8MW급 해상풍력터빈을 설치, 실증에 돌입했다.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속도는 뒤처졌지만 차근차근 경쟁력을 확보해나가는 모습이다.

이번 실증사업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진행되느냐가 입찰에서 유불리를 판명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인 GE와 베스타스는 이번 사업을 통해 생산공장 설치 등 국내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남동발전은 이번 입찰에서 국내 최초로 국산화규정(LCR)을 도입했다.

국산부품 사용 비중을 50% 이상 달성할 경우 수준에 따라 가점을 제공한다는 게 LCR의 뼈대다. 이를 통해 국내 풍력 관련 기자재 산업 생태계를 끌어간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기업들도 낙찰을 받기 위해서는 남동발전이 제시한 기준을 만족시켜야만 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입찰 결과에 따라 GE나 베스타스가 아·태지역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로 한국에 진출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GE는 최근 현대일렉트릭과 해상풍력 터빈 제조 및 사업진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한국에서의 사업기반을 다지기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베스타스도 국내 풍력타워 제조 전문기업인 씨에스윈드와 손잡고 국내에 풍력발전설비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신설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당초 2 월말까지 진행할 예정이었던 이번 입찰은 다음달 20일까지로 기한이 연장됐다.

남동발전에 따르면 LCR 규정과 관련해 국내 생산공장 설립과 국산 기자재 활용을 위한 준비 기간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입찰 참여사들의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는 오는 6월쯤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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