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전기차 업체 및 9개 충전기 제조사 참가
4일 동안 상호운용성 테스트 진행...문제점 점검
호환성 확보 통해 국제 표준 선도 기반 마련
“고객 편의와 안전 사이 타협접 찾는 과정”
"표준화 이슈에 대한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

25일 전기연구원 안산분원 차린 전기차 테스트벌 ZONE 1. 각 테스트 사이트에서 전기차와 급속충전기 간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25일 전기연구원 안산분원 차린 전기차 테스트벌 ZONE 1. 각 테스트 사이트에서 전기차와 급속충전기 간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25일 국내외 전기차 충전기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급속충전기가 정렬된 한국전기연구원 테스트장. 현대차, 기아, BMW, 쌍용, 폭스바겐, 아우디, 르노자동차 등에서 출시된 전기차들이 한 대씩 충전기 앞에서 멈췄다.

전기차에서 내린 연구원과 충전사 연구원이 잠시 얘기를 하더니 디스펜서 커넥터를 전기차 충전구에 꼽고 모두 모니터를 바라봤다. 충전이 문제없이 진행되자 연구원은 충전 시나리오대로 다음 충전 테스트로 들어갔다.

이날 한국전기연구원 안산분원에선 ‘차린(CharIN) 전기차 테스트벌 (Test+Festival) in Asia 개막식’을 25일 열었다. 행사는 24일(세팅)부터 27일까지 진행됐다.

테스트 행사에는 국내외 주요 전기 완성차 업체와 충전제조사들이 참여했다. 현대차, 르노자동차, 쌍용차,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7개 업체가 11대 전기차가 대영채비, 클린일렉스, SK시그넷, ABB 등 9개 충전기 제조사의 급속충전기에 상호운용성 테스트를 진행했다.

허석배 클린일렉스 부사장이 르노코리아자동차 전기차 '조에'에 커넥터를 꼽으며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다.
허석배 클린일렉스 부사장이 르노코리아자동차 전기차 '조에'에 커넥터를 꼽으며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다.

11시경 클린일렉스 급속충전기가 자리 잡은 4번 테스트 사이트에 르노자동차 전기차 ‘조에’가 주차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는 차린 측에서 요구한 절차서(procedure)대로 30분간 충전 테스트를 진행하고 그 후 완성차와 충전제조사가 필요한 충전 테스트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테스트에는 비상 버튼을 눌렀을 때 전기차 및 충전기 상태 이슈와 같은 특정 상황에 대한 테스트도 있고 전류 허용 기준, 이상 상황에 대한 충전 지속 여부 등의 호환성에 대한 테스트도 있다. 테스트는 한 타임 당 1시간 30분이 주어지며 3일에 걸쳐 모든 전기차가 한 번 이상씩 테스트할 수 있다.

충전기 제조업체로 참여한 허석배 클린일렉스 부사장은 “전기차-충전 테스트는 고객의 불편과 안전 사이의 타협점을 찾는 과정”이라면서 “허용 기준이 너무 강하면 고객이 불편하고 기준이 너무 낮으면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기하고 있는 김준홍 쌍용차 책임연구원과 동료. 쌍용차는 이모션에 대한 충전 테스트를 진행했다.
대기하고 있는 김준홍 쌍용차 책임연구원과 동료. 쌍용차는 이모션에 대한 충전 테스트를 진행했다.

김준홍 쌍용차 EV설계팀 책임연구원은 “신차가 나오면 전국을 돌며 충전기 테스트를 하지만 충전 이슈에 대한 피드백을 직접 듣기는 어렵다”며 “이슈가 됐던 부분을 소통하며 바로바로 개선 요구를 할 수 있고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행사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차린 아시아 테스트벌이 일본, 중국도 아니고 한국에서 열렸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한국은 이러한 테스트를 선도적으로 하고 있고 경험이 누적된 국가”라며 “해외에서 이미 국내 전기차 충전기술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연구원은 국제전기차충전기술협의체 차린이 지정한 세계 최초 ‘전기차 글로벌 상호운용 적합성 평가기관’이다. 이번 테스티벌도 차린 주최, KERI 주관으로 마련됐다.

차린 전기차 테스티벌 개회식이 25일 한국전기연구원에서 열렸다. 제공=한국전기연구원
차린 전기차 테스티벌 개회식이 25일 한국전기연구원에서 열렸다. 제공=한국전기연구원

이날 개막식에는 전기연구원 안산분원에는 김남균 전기연구원 원장 직무대행, 김대순 안산시 부시장, 안드레 카우풍(Andre Kaufung) 차린 사무총장, 이상훈 국가기술표준원장 등이 참석했다.

김남균 원장 대행은 개막사에서 “전기차 테스티벌의 주요 목적은 급속충전 시 발생하는 각종 오류에 대한 사전 확인과 완성차 및 충전기 제조사 간 통일된 방식의 충전 호환성 확보를 통해 친환경차 상용화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행사 취지를 말했다.

25일 김남균 전기연구원 원장 직무대행(왼쪽)과 안드레 카우풍 차린 사무총장이 테스트장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5일 김남균 전기연구원 원장 직무대행(왼쪽)과 안드레 카우풍 차린 사무총장이 테스트장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론적으로 표준을 지켜 만들었으면 전기차 충전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야 하지만 현실에서 다양한 충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제조사별 표준 해석 차이에 의한 문제일 수도 있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표준 공백일 수도 있다. 이런 상호운용성 테스트를 통해 안정적 전기차 충전 기술을 보완하자는 게 김 원장의 의견이다.

이어 이상훈 국표원 원장은 “이번 차린 아시아 테스티벌은 통해 전기차 충전시스템의 안정적 보급 확산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표준화 이슈에 대한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며 “산업통상부는 전기차 및 충전기 관련 기관과 협조해 표준화 활동과 국제 협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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