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기평 충전대행 서비스 과제...3년 30억원
충전대행 국내 시장규모 6년 안에 3506억원
'사람이 픽업' vs '충전 트럭이 이동'...경쟁 중

현대차가 시행 중인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 (제공=현대차)
현대차가 시행 중인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 (제공=현대차)

전기차 충전대행 서비스는 전기차 이용자가 시간 및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도록 고객 차량을 픽업해 가까운 충전소에서 충전 후 원하는 위치에 가져다 놓는 온디맨드(On-Demand) & 온사이트(On-Site) 주문자 맞춤형 서비스다. 현대, 기아, 아우디 등의 완성차 기업들은 이미 자체 스마트폰 앱을 통해 보유고객을 상대로 충전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동형 배터리 차량을 가져와 고객 차량에 직접 충전하는 방법도 생겼다. 이에 따라 정부도 전기차 충전대행 서비스의 필요성과 높은 시장성을 인지하고 관심을 두고 있다.

◆전기차 충전대행 사업...연평균 성장률 19%

최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2022년 산업기술개발사업 과제로 '전기차 충전을 위한 오픈 매칭형 에너지 ODD(On-Demand Delivery) 서비스 개발'을 기획했다. 충전대행 서비스에 오픈 매칭형 중계 서비스와 결제 서비스를 연계하는 사업이다. 지원 기간은 33개월 이내로 올해 7억원, 내년 12억원, 2024년 11억원 등 총 30억원 규모의 과제다.

현재 충전대행 서비스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부족한 충전기, 긴 충전시간으로 인한 전기차 이용자들의 불만을 단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실제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차를 785만대 보급할 계획이지만 충전 인프라는 주차 공간의 21년 2월 기준 2.8%, 2025년까지 4% 수준으로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주요 충전장소인 공동주택의 충전소 비율이 전체 34%를 차지, 전기차 대비 충전기 수에 따른 민원도 2019년 대비 49% 증가했다. 공공주택에서의 충전 인프라 구축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정부의 선제적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기차 충전대행 서비스 시장 점유율.
전기차 충전대행 서비스 시장 점유율.

충전대행 서비스에 대한 시장성 평가도 후하다. B 큐브 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대행 서비스 글로벌 시장 규모는 올해 23억달러로 전망된다. 2028년까지 15%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리서치는 국내 시장은 올해 1218억원 규모로 추정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19.3%로 글로벌 기준보다 높았으며 2028년에는 3506억원 수준으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시장은 고객 편의와 사업자 이윤 창출이 맞물림과 동시에 충전소 부족 문제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힘든 만큼 충전대행 서비스의 빠른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픽업-충전-인계' vs '트럭이 현장에서 충전'

현재 산기평 과제에 지원한 충전대행 서비스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충전대행 직원이 고객의 전기차를 픽업해 충전 후 다시 돌려주는 방식과 충전이 가능한 트럭(배터리)을 직접 가져가 충전하는 방식이다.

사람이 픽업하는 방식은 현재 시행 중인 퀵커머스와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로, 비슷한 매칭 및 결제 서비스망을 구축해 충전서비스와 연계하면 된다. 배달, 택배, 대리운전 앱처럼 수요가 생기면 그곳으로 가서 서비스를 이행하는 것이다. 대리운전과 병행할 수도 있고 사람이 필요한 사업이기에 고용 창출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보인다.

단점으로는 신뢰성 관련 이슈가 있다. 고가의 차량을 가져가서 충전 후 돌아오는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것. 최근에는 공유 차량 관련 사생활 침해, 범죄, 성행위 등 오남용 이슈가 터진 바 있어 보완 방안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아, 에바 등이 2020년 제공했던 '부르면 찾아오는 온디맨드 충전 서비스'.
기아, 에바 등이 2020년 제공했던 '부르면 찾아오는 온디맨드 충전 서비스'.

충전 트럭이 찾아가는 방식은 원래 있던 자리에서 충전을 해주기 때문에 고객이 안심하고 충전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고가의 차량을 주행하면서 생기는 안전사고 및 책임 등의 문제에서 자유롭다.

게다가 향후에는 전기차 배터리를 이용해 직접 충전하는 서비스도 도입될 예정이어서 미래 충전서비스와 방향성이 같다는 장점도 있다. 올해 초 현대차는 아이오닉5의 전력을 활용해 테슬라 모델3 급속 충전을 시연한 바 있으며 현재 제주도에서 시험 운영 중이다. 단점은 충전기를 따로 제작해야 하므로 상대적으로 비용이 높다.

관련 업체 관계자는 "차량용 배터리를 이용한 찾아가는 충전서비스를 시작으로 향후에는 V2V(Vehicle to Vehicle)까지 추가할 계획"이라며 "우리는 전기차 고객들이 충전 걱정 없도록 우렁각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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