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종합기술원 기술 기반, 수원연구소 내 구축
화재안전성 높고 에너지밀도 향상, 1회 충전 800km 가능
“무작정 중대형으로 가기보다 소형부터 적용 필요”

삼성SDI는 수원 영통에 위치한 SDI연구소 내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삼성SDI는 수원 영통에 위치한 SDI연구소 내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삼성SDI가 배터리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파일럿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화재 안전성이 크게 향상되고 에너지밀도도 높기 때문에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단숨에 업계 판도를 뒤집을 수 있다. 삼성SDI는 2025년 시제품 생산,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SDI는 최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SDI연구소 내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착공했다고 14일 밝혔다.

파일럿 라인은 약 6500㎡(약 2000평) 규모로 구축된다. 라인명은 고체(Solid), 독보적인(Sole), Samsung SDI의 앞 글자를 따 ‘S라인’으로 명명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전해질을 액체가 아닌 고체로 한 것이다. 액체전해질은 배터리 단락 시 인화물질이 되기 때문에 화재 안전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고체전해질은 불이 붙지 않아 안전성이 향상되고, 이를 바탕으로 음극에 기존 탄소소재 대신 리튬금속을 적용해 에너지밀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일본연구소에서 공동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종합기술원의 이용건 박사를 비롯한 연구진은 전고체 배터리 음극에 5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 두께의 은-탄소 나노입자 복합층(Ag-C nanocomposite layer)을 적용한 ‘석출형 리튬음극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이에 대한 논문을 2020년 3월 10일 네이처 에너지에 게재했다.

이 기술로 전고체 배터리의 고질적 문제인 덴드라이트(Dendrite)를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덴드라이트는 배터리를 충전할 때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하는 리튬이 음극 표면에 적체되며 나타나는 나뭇가지 모양의 결정체이다. 이 결정체가 배터리의 분리막을 훼손해 수명과 안전성이 낮아진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전고체전지’ 기술 관련 인포그래픽.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전고체전지’ 기술 관련 인포그래픽.

종합기술원은 이 배터리가 1회 충전에 800km 주행, 1000회 이상 재충전이 가능한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삼성SDI는 이 기술의 연구(랩) 단계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공정(파일럿) 단계의 기술 확보에 착수한 것이다.  

삼성SDI S라인은 전고체 배터리 전용 극판, 고체전해질 공정 설비, 배터리 내부의 이온 전달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만들어주는 셀 조립 설비를 비롯한 신규 공법과 인프라 등 전고체 배터리 공정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삼성SDI 측은 “그동안 고체 전해질 설계와 합성에 성공해 전고체 전지 시제품을 만드는 등 기술 개발을 선도해 왔다”며 “이와 함께 독자 리튬금속 무음극 구조를 개발해 업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밀도와 높은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2025년에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 생산,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삼성종합기술원 기술은) 오크리지 국립연구소(ORNL)가 1990년대 후반에 개발한 기술을 기반으로 이것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이라며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에 무작정 중대형으로 가기보다는 소형부터 차근차근 적용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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