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모듈 재활용률 약 90%…내년 EPR 시행 앞두고 주목

이상헌 원광에스앤티 대표.
이상헌 원광에스앤티 대표.

[전기신문 양진영 기자] 태양광 모듈의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시행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원광에스앤티의 재활용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열이나 약품을 사용하는 방식이 아닌 물리적인 방법으로 재활용률이 90%에 달하기 때문이다.

2014년 창업한 원광에스앤티(대표 이상헌)는 EPC(설계, 조달, 시공)에서부터 O&M(관리 및 운영)까지 태양광 발전사업의 전 분야에 진출한 기업이다.

각종 인허가 대관업무부터 태양광 발전시스템 설계, 구조물 제작 및 시공, 태양광 전기공사, 모니터링, 사후관리까지 넓은 사업영역을 자랑한다.

과거에는 주로 태양광 RPS, 미니 태양광, 영농형 태양광 구조물, 양면형 모듈 맞춤제작 등 태양광 보급 관련 사업을 해왔지만 최근 신사업으로 낙점한 태양광 폐모듈 재활용 사업에서 성과를 거두며 주목받고 있다.

원광에스앤티가 폐모듈 재활용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국내에 태양광이 보급된 지 15년이 넘어가며 폐모듈이 발생하는 시점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정부 또한 2023년 생산자책임제도(EPR) 도입을 예고하며 폐모듈 처리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광에스앤티는 물리적인 방식을 통해 정션박스, 알루미늄 프레임, 유리, 구리 등 모듈을 구성하는 각 소재를 순차적으로 해체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원광에스앤티 관계자가 태양광 모듈 재활용 작업을 하고 있다.
원광에스앤티 관계자가 태양광 모듈 재활용 작업을 하고 있다.

기존의 소각하거나 화학약품을 사용하는 재활용 방식에서 얻어진 유리는 철분 함유량이 많아 활용도와 가치가 높지 않다.

반면 원광에스앤티의 ‘유리 분리 후 파쇄/선별 방식’은 상온에서 각각의 부품을 분리하기 때문에 고순도의 유리와 실리콘 등 기타 소재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분리된 고순도 유리는 화장품 케이스 등에 사용된다. 또 최근 원자재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폐모듈에서 분리된 구리를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이상헌 원광에스앤티 대표는 “세계 최초로 태우거나 화학약품으로 녹이는 방식이 아닌 상온에서 파쇄하는 방식을 사용해 환경에 주는 부담이 적은 것이 큰 특징”이라며 “또 불순물이 섞이지 않은 고순도의 유리부터 실리콘, 구리 등을 분리해낼 수 있어 재활용을 통한 수익성이 기존 방식보다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원광에스앤티는 허가받은 연간 처리량 600t에 맞춰 하루에 약 2.5t 규모의 태양광 폐모듈을 재활용하고 있다. 설비 자체는 연 1000t에서 최대 1200t까지도 소화할 수 있도록 갖췄지만, 보관장소가 부족해 축소 운영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로 폐모듈의 재활용률이 늘고 있고, 앞으로도 관련 니즈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장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정부가 앞으로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데 리파워링 개념으로 오래된 설비를 재활용하고 고효율 모듈로 보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 EPR 시행이 1년 앞으로 다가온 만큼 고순도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원광에스앤티가 처리할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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