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신문 윤대원 기자] 지난해 MH베스타스가 대만에 블레이드 제조공장을 짓는다는 소식이 퍼지며 국내 풍력산업계의 탄식이 높아진 일이 있었다. 어찌보면 풍력에서는 후발주자인 대만보다 한국이 뒤쳐진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풍력시장을 두고 해외 주요 풍력터빈사들의 신뢰가 바닥을 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자체가 열리지도 않았을뿐더러 인허가 등으로 인해 사업추진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마저도 엎어지는 일이 잦아서다.

반면 대만은 2017년으로 우리보다 풍력사업이 크게 늦었지만 정부 주도 아래 포모사 해상풍력 등 굵직한 사업들을 빠르게 추진하며 한국시장을 압도했다. MH베스타스가 아시아 시장 진출기지로 대만을 선택한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남동발전이 최근 600MW 규모의 완도금일해상풍력 사업을 본격화한 것은 단순히 1조원 규모의 대규모 터빈 구매 사업이 추진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시장’이 없다는 평가를 받으며, 해외에서도 외면받아온 국내 풍력산업계에 시장 확대를 선언하는 의미도 함께 담고 있다는 것.

지난해 전 세계에 설치된 풍력발전설비는 93GW에 달했다. 반면 올 한 해 국내에 설치된 풍력설비는 40MW가 채 되지 않았다.

정부가 풍력발전 활성화를 지난해 선언하면서 다양한 추진 전략을 내세우고 있지만, 다양한 걸림돌에 의해 부처 간 합의가 지연되고, 지난해 해상풍력 강국 비전을 선언한 정부의 큰 소리도 다소 무색해지는 상황이다.

이번 사업은 한국에는 풍력시장에 대한 성장 비전을, 해외에는 한국 시장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 같은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업이 성공적으로 또 원활하게 추진돼야 한다. 그래야만 한국의 시장성에 대해 국내외 기업들이 확신을 갖고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선 풍력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같은 관점에서 이번 사업은 정부가 확정한 탄소중립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를 검증하는 첫 무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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