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삼중수소 유출 둘러싸고 ‘원전논란’ 재점화
“인근 지역까지 외부 유출 가능성 있다” 지적에 “관리 부실은 문제지만 공포심 유발 수준 아냐”
작성 : 2021년 01월 10일(일) 21:43
게시 : 2021년 01월 10일(일)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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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전경.(사진제공=연합뉴스)

경주 월성원전 부지 곳곳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방사능 오염에 의한 인근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원자력 전문가들은 한수원의 관리 부실은 문제지만 삼중수소 피해를 확대해석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10일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에 따르면 한수원 자체 조사에서 2019년 4월 월성원전 3호기 터빈건물 하부 지하수 배수로 맨홀에 고인 물에서 리터당 71만3000㏃(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월성원전 측은 배수관로에 고인 물을 액체방사성폐기물 처리계통으로 모두 회수했으며, 이후 유입된 물의 삼중수소 농도는 기준치(4만Bq/L) 이내인 약 1만㏃/L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월성원전 부지 내 곳곳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된 만큼 인근 지역까지 외부 유출됐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원전 중심부지에서 300m 떨어진 북측 경계지역에서 924Bq/L의 삼중수소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원자력 전문가들은 삼중수소가 지정되지 않은 곳에서 검출된 것은 문제지만 이로 인한 공포심을 의도적으로 확대해선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이슈가 월성원전 조기폐쇄 주장의 근거로 활용돼서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덕환 서강대학교 교수는 “월성원전 경계지역에서 검출된 수치는 928Bq/L 정도로 알려졌는데 국내 삼중수소의 환경기준은 4만Bq/L 정도”라며 “한수원이 이 같은 사고를 자꾸 일으키는 건 질타를 받아야 할 일이다. 관리가 부실한 데 대해서는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해야겠지만 주민들의 안전문제로 비화시켜 공포를 불러 일으킬 정도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삼중수소는 우주에서 지구 대기권으로 투입되는 에너지에서도 발생한다. 우주에서 고에너지 입자가 들어오면 공기 중에서 삼중수소가 만들어진다는 것.

이 교수는 동해바다에 떨어지는 삼중수소가 1년에 5g 정도로. 적지 않은 양이 자연에 노출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월성에서 연간 나오는 삼중수소는 1g으로 동해바다에서 발생하는 양의 5분의 1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g에서 발생하는 방사선은 10의 23승(천해)Bq/L 정도다.

이 교수는 “일본 후쿠시마 사고 탓에 삼중수소라는 얘기를 자꾸 들으니까 삼중수소가 누출됐다고 하면 겁부터 먹는 난처한 상황이다. 그러나 삼중수소는 방사성 원소 중 가장 위험성이 낮고 반감기도 짧다”며 “Bq/L이라는 단위가 워낙 작다보니 앞의 숫자 때문에 공포를 크게 느낄 수 있겠지만 외부 유출은 주민들이 걱정하지 않아도 될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범진 경희대 교수도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이 나오냐 안 나오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게 인체에 영향을 얼마나 미치는가가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자정능력이 중요하다. 환경오염의 정의는 자정능력을 초과하는 배출”이라며 “성인이 주먹으로 때렸을 때는 이빨이 부러지겠지만, 두 살짜리 아이가 온 힘을 다해 때린다고 해서 상처를 입지 않는다. 이번 사태도 이 같은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전했다.

월성 외부로 삼중수소가 유출돼 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주장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것이다.

정 교수는 “80g짜리 전복 하나에서 발생하는 삼중수소가 200만Bq/L 수준”이라며 “당장 소외배출이 아니라 소내 문제이며, 문제가 된 사이트 역시 즉시 회수해서 문제가 없다. 환경방사능은 무시해도 될 수준이며 (월성원전 조기폐쇄를 주장하기 위한) 선동이다”라고 일축했다.

정용훈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도 SNS를 통해 “월성원전에서 삼중수소가 많이 발생하는 것과 원전 경계에서 주변 마을보다 삼중수소 농도가 높은 것은 당연하다. 이런 당연한 것들을 음모로 몰아가며 월성과 경주 주민의 건강문제로 확대시켜선 안 된다”며 “월성 방사능 이야기는 월성원전 수사를 물타기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수원도 외부 기관을 통해 해마다 주기적으로 원전 인근 지역의 방사선 유출 검사를 수행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 결과 유의미한 수치가 검출된 적은 한 차례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한수원 관계자는 “고인 물의 삼중수소 농도가 높았던 원인에 대한 자체실험을 수행했고 그 결과를 외부 전문자문기관을 통해 검증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원자력 전문가 단체인 원자력 안전과 미래(대표 이정윤) 측은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수원은 국민안전을 위해 1993년 월성1호기 첫 가동부터 지금까지 대기방출, 해양방출, 지하방출된 모든 방사능 누출정보, 특히 2016년 9월 12일 경주지진 이후 지하구조물과 사용후핵연료저장조 등 수조와 폐수지저장탱크, 액체폐기물저장탱크 등의 누설, 정비이력을 모두 공개하라”며 “월성원전에서 방출된 계획적, 비계획적 방사능 누출에 의해 지역주민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평가도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대원 기자 기사 더보기

ydw@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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