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위기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장기화·일상화될 변화의 흐름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기업을 혁신하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최근 취재 차 만난 한 중소제조기업 임원은 매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도 지속적으로 설비 증설 및 신산업 발굴을 추진하고 있는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단순히 버티기만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 이러한 판단의 이면에는 국내 중소제조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에 대한 고뇌가 담겨있다.

‘산업계의 뿌리’로 불리는 중소제조업계에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수년 새 4차 산업혁명, 코로나19 등 암초를 맞닥뜨린 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혁신을 강요받고 있는 상황이다.

위기에 직면한 기업들의 대응도 천양지차다. 상당수 기업은 ‘소나기는 피하고 본다’는 판단으로 품목축소·구조조정 등을 단행, 고정비를 줄여 고난의 시기를 버텨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의 경우에는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이참에 기업을 혁신한다는 마음으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근래에 이어지고 있는 정책 변화도 후자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정부의 지원책 및 입법 방향성을 살펴보면, 지원금을 중심으로 한 ‘대증요법’에서 탈피해 산업변화에 취약한 중소제조업계의 ‘체질개선’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구자근 의원(국민의힘·구미시갑)이 대표발의해 대안반영으로 국회 문턱을 넘어선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그 예다. 이 개정안은 노후화돼 산업변화의 흐름에 뒤처진 산업단지의 디지털·스마트화를 촉진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또 중소벤처기업부도 지난달 국내 중소기업의 성장동력 창출의 밑바탕이 되는 ‘협동조합제도’를 전면 개편하며 중소기업이 스스로 자생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전환했다.

당장에 큰 고통을 안기는 증세를 완화시키는 것만으로는 병의 원인을 제거할 수 없다. 국내 중소제조업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해나가기 위해서는 앞으로 변화할 산업계에 최적화된 형태로 체질을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다.

‘위기는 기회’라는 격언의 뜻을 되새겨 담대한 도전에 나서는 기업들이 더 늘어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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