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정설비 불포함’ 신한울 3·4호기...불씨 커지는 ‘발전허가 만료’
내년 2월 발전허가 만료 앞두고 ‘확정설비 불포함’ 확정
이미 투입된 7790억원 어쩌나...한수원, 발전허가 연장 시도할 듯
원자력계 “탈탄소 사회에 원자력 역할 중요”
작성 : 2020년 11월 26일(목) 16:21
게시 : 2020년 11월 26일(목)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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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원자력발전소 건설현장.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신한울원전 3·4호기가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결국 제외되면서 발전허가가 만료되는 내년 2월까지 공방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24일 전력정책심의회에 보고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신한울 3·4호기는 오는 2034년까지 전력 공급을 담당할 ‘확정설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에 대해 원자력계에서는 정부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인해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신한울 3·4호기의 준공 일정을 예상할 수 없다는 판단에 확정설비에서 제외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발전소 진입·퇴출의 근거가 되는 행정계획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발전설비가 이 계획에 포함돼야 한다.

신한울 3·4호기가 9차 전기본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이미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도 같은 이유로 제외된 바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계 관계자는 “8차 전기본에 포함돼 있다가 이번에 빠진 것이라면 모를까 이미 8차 때부터 제외됐으므로 9차 전기본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현재 한수원은 정부 정책에 의해 준공 일정을 확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산업부는 한수원이 준공 일정을 확정하지 못해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신한울 3·4호기에 이미 투입된 비용은 주기기 제작비용 4927억원을 비롯해 총 779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주기기 제작비용에는 민간기업인 두산중공업이 참여했고 한수원도 공기업이긴 하지만 주식회사기 때문에 이 비용을 그대로 날려버리는 최종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발전허가 만료를 앞두고 산업부와 한수원 사이에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사업자인 한수원이 신한울 3·4호기 발전허가 연장을 위해 적극적인 행동을 취할 것이고 산업부는 허가 연장이든 거절이든 반응을 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탈탄소 vs 탈원전 정면충돌...커지는 ‘원전 역할론’

문재인 대통령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제시하자 원자력계는 “원전 없는 탄소중립은 불가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원자력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모인 녹색원자력학생연대의 조재완 대표는 지난 25일 청와대사랑채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친환경발전소인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조속히 재개해달라”며 “원자력 전공 학생들이 탄소중립을 해내겠다”고 호소했다.

몇 년 사이에 ‘탈탄소’가 세계적인 의제로 떠오른 데다 국가기후환경회의가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가스와 더불어 원자력을 보완적으로 활용할 것을 권고하면서 정부로서도 신한울 3·4호기가 ‘버리기 아까운’ 카드가 됐다.

현재 기술로 탄소배출 없이 전력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원전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가 수소경제를 표방하는 가운데 원전에서 발생하는 열을 활용해 물에서 수소를 뽑아낼 수 있다는 점도 원자력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원자력계 한 전문가는 “재생에너지 출력이 높은 시기에 원자력을 감발하지 않고 남는 전력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면 된다”며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이 전력계통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신한울 3·4호기의 시계가 멈춘 가운데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에 업계는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전산업 생태계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른다”며 “정부가 미래에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해야겠다고 결정한다고 가정하더라도 그때까지 중소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환경·에너지 분야의 분위기가 급속도로 바뀌면서 미국·유럽 등에서도 원자력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9차 전기본 확정설비에 포함되지 못한 신한울 3·4호기의 운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장문기 기자 기사 더보기

mkchang@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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