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독립은 긍정적 동력 인원 변동 등 내부 변화 없어
지역 사회 상생은 당연 사회적 기업활동 확대할 것
시장서 신제품 인기 높아 교체 시장 성장도 기대

서득현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대표
서득현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대표

서득현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대표은 1990년 금성산전에서 엔지니어로 승강기 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2011년에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로 자리를 옮긴 후 국내 서비스사업 담당 부사장, 동남아지역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거쳐 지난해 10월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 한국법인 사장으로 부임했으며 다음달에 취임 1주년을 맞는다. 또 최근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는 티센크루프 그룹에서 매각되며 독립법인으로 자리잡아 업계에서 가장 이목이 집중된 기업이기도 하다. 서득현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대표를 만나 1년간의 소회와 최근 이슈에 대해 물었다.

▶다음달이면 취임 1주년이다. 그동안의 소회는.

“그동안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굉장히 바쁜 1년을 보냈습니다. 취임했을 당시 작업자 사고로 인해 기업 내부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았고 국정감사에 참여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앞으로 다시는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기업 내 안전문화를 정착시키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안전과 품질에서 최고의 기업이 되겠다는 신념으로 내부 안전팀을 안전실로 승격시키고 인원을 충원했으며 승강기 설치작업자를 위한 안전장치를 강화하고 협력사들과 상생할 수 있는 개선책들을 마련했습니다. 특히 설치 및 유지관리 협력사들과 상생협의회를 만들었는데 분기별로 한 번씩 만나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고 안전 의식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간 ‘안전’을 가장 중요한 경영가치로 내건 1년을 돌아보면 본사와 협력사 직원들 사이에서 안전문화가 정착되고 있는 것이 느껴져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현재 승강기 업계 동향은 어떤가.

“정부의 소극적인 부동산 정책에 따라 승강기 신규설치 시장 쪽은 위축된 상태입니다. 특히 중소형 주택이나 근린상가 건설은 더욱 숫자가 줄었습니다. 반면에 승강기안전관리법에 따라 교체물량은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양 시장이 서로 보완해주고 있기 때문에 신규설치 시장의 축소가 크게 느껴지지는 않고 있으며 다른 산업에 비해 코로나19의 영향도 크게 받지 않아 긍정적입니다. 또 최근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신규설치 시장에서 우리 회사의 점유율이 늘어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7월 기준 약 24% 차지하던 점유율이 올해는 29%로 늘었습니다. 이는 최근 출시된 모델들이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것의 영향으로 특히 ‘해를 품은 달(나전옻칠 전용 캐빈 디자인)’ 모델의 경우 출시된 지 한달만에 200대 이상이 수주됐습니다. 기업 내부적으로 시장 점유율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시장에서 신모델들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티센크루프 엘리베이터가 시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안전을 강조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특별한 안전 철학이 있는지.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 동남아 총괄사장 자리에 있을 때 독일 본사 사장과 아시아지역 사장과 함께 차를 탄 적이 있었는데 모두가 자연스럽게 안전벨트를 매는 모습을 보며 놀란 일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뒷자석에서 안전벨트를 메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지만 그 두 사람은 당연하게 안전벨트를 착용했습니다. 안전문화라는 것은 그렇게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귀찮다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자연스럽게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것입니다. 현장의 상황으로 연결시켜볼 때 언제나 안전도구를 철저하게 착용하는 것, 정해진 안전 매뉴얼을 꼭 따르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안전을 리더십이라고 생각합니다. 리더가 안전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가지면 안전이 지켜지고 사고가 예방됩니다. 반면 안전에 관심을 갖지 않는 리더가 있는 집단은 사고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협력사 대표들과 스스로에게 안전 리더십을 늘 강조하고 있습니다.”

▶최근 엘리베이터 사업 부문이 독일 본사에서 독립했다.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올초부터 본사에서 엘리베이터 사업 부문을 매각한다고 소문이 났습니다. 지난 7월에 유럽 사모펀드 어드벤트인터내셔널과 신벤 등이 구성한 컨소시엄에 매각이 끝났으며 8월부터는 독립법인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우선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가 23조원 이상(172억유로)을 받고 매각됐는데 우리 기업이 그 정도로 높은 가치가 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알릴 수 있었던 긍정적 계기로 보고 있습니다. 또 그동안 엘리베이터 사업은 가장 좋은 수익을 내면서도 그룹 내부에서 영향력이 크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자유로운 경영과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져 성장 동력이 생긴 것으로 분석됩니다. 새로 바뀐 대주주 또한 기업 경영에 간섭하지 않고 경영진에게 전권을 위임하고 있어 예상되는 부정적인 영향은 많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내부적으로 인원 변동이나 사업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기존에 수익성 높던 모델을 그대로 유지한 채 사업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내 승강기 기업 중 가장 적극적인 사회적 공헌활동을 하고 있는데.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는 해당 지역에서 수익 창출뿐만이 아니라 지역과 함께 상생하는 것을 경영 방침으로 삼고 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회사가 위치해 있는 양천구청과는 꾸준히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년 불우이웃돕기, 김장 나누기, 기부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3월 코로나19가 확산되며 마스크품귀 현상이 있었을 때는 지역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마스크 1만장을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지역사회와의 상생은 사회적 기업으로써 실행해야할 당연한 일이라는 게 본사의 방침이며 기회가 된다면 사회적 활동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지난 4월 천안캠퍼스에서 개관한 추락체험관도 같은 맥락인데 실제로는 작업자 안전교육 업무 목적으로도 만들었지만 일반인들에게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공사현장의 위험성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즐길 거리를 선사하고 승강기라는 제품에 대한 경각심과 친근함을 심어줘 업계 전체가 상생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첫 번째로 계속해서 신소재와 신기술을 접목한 독창적이고 새로운 제품 개발을 지속할 예정입니다. 경쟁사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인테리어 디자인들로 시장변화를 선도하고 고객들에게 최고라는 평가를 받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티센크루프 천안 공장을 가보면 내부 시설이 독창적인데 스마트 팩토리 인증을 받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두 번째로 교체 시장에서 지금보다 2배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티센크루프 엘리베이터는 국내 엘리베이터 교체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분류되는데 이는 아직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신규설치 시장에서 우리 회사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것을 볼 때 교체 시장에서도 분명 더 큰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우리의 고속·고층 엘리베이터는 광화문 교보빌딩, 청계천로 삼일빌딩, 삼성동 무역센터, 테헤란로 포스코센터 등에 설치되며 교체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고있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 분야에서도 자체 솔루션을 적용해 물량을 늘릴 예정입니다. 에스컬레이터는 기본 뼈대가 건축물 내부 콘크리트에 포함돼 있어 전체적으로 교체하는 것이 어려운데 티센크루프의 아이모드(i.MOD)는 모듈형 조립구조로 설치, 시공, 해체가 간편해 기존 제품에 설치가 가능합니다. 무빙워크 분야도 확대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어 마찬가지로 모듈형 솔루션인 아이워크(i.Walk)로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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