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그린뉴딜에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구축하고 있다.”

최근 취재 차 만난 한 중소제조기업 대표의 얘기다. 자동제어 설비·시스템 전문기업인 이 곳은 정부의 ‘한국판 뉴딜’ 계획이 발표된 이래 그간 시장에 없던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린뉴딜을 골자로 한 정부 방침을 공개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의 일로, 새 사업을 구상하는 기업들의 반응에선 우려보다는 기대감이 짙게 묻어났다.

지난 1일 정부가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공개한 그린뉴딜은 총 76조원 가량이 투입되는 한국판 뉴딜에서 ‘디지털 뉴딜’과 함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투입이 예정된 예산은 12조9000억원으로 사업이 본격화되면 13만3000개 수준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공개된 그린뉴딜 구상은 ▲도시·공간·생활 인프라 녹색 전환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 등 환경성 강화와 에너지 전환에 초점을 맞춘 사업을 시행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구상을 밝히며 향후 추가 과제를 보완·확대해 7월 중 종합계획을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 경제가 위축되며 갈피를 잡지 못하던 우리 산업계는 모처럼 나온 대대적인 정부 투자방침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특히 기업들은 이번 계획이 기존 4차 산업혁명 담론보다 명확한 그림을 제시함에 따라 기업들이 새 사업모델을 구축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듯했다.

또 다른 중소제조기업 대표는 “기존에 4차 산업혁명 담론은 너무 논의의 폭이 넓어 기업이 무언가를 준비하기에는 다소 애매모호한 감이 있었다”며 “반면 이번 그린뉴딜은 환경·에너지로 논의 영역이 좁혀져 ‘선택과 집중’을 하기에 좀 더 수월한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경제가 어려울 수록 연구개발과 투자를 통해 새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산업계 격언은 ‘한국판 뉴딜’ 계획의 발표 이후 다시금 그 가치가 되살아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정부의 대규모 투자방침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우리 기업들이 중흥을 이끄는 불씨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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