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전소 인파몰려, 달러들고 대만으로

미국과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사이에 두고 거세게 대립각을 세우자 다수의 홍콩인들이 이민을 준비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공식화한 이후부터 많은 홍콩인들이 이민 컨설턴트들을 찾고 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한 이민 컨설팅 관계자는 “홍콩보안법이 발표 된 다음 날 100여통의 전화를 받았다"며 "당장 떠날 수 있는지 묻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민 컨설팅 관계자는 "홍콩인들이 집을 내놓고 떠나자 외국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홍콩에서 이민을 계획하는 홍콩인이 급증하며 외국 부동산 수요는 늘어나고 반대로 급매물로 나오는 홍콩 주택 매물이 다수 등장했다.

홍콩인들이 가장 많은 찾고 있는 이민 국가는 대만이다. 대만은 600만 대만달러(약 2억5000만원) 이상 투자해 현지인을 고용하는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주고 있어 홍콩인들이 단시간 내 이민을 떠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외에도 홍콩인들이 선호하는 이민 국가는 아일랜드, 캐나다, 호주 등이 있다.

홍콩인이 느끼는 불안감은 환전소에서도 극명하게 표출된다.

미국이 홍콩의 특별 지위를 박탈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선언하자 홍콩내에서 현재 글로벌 금융 허브의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홍콩 내 여러 환전소에 인파가 몰렸다.

일부 환전소에서는 보유한 달러화가 떨어져 환전이 불가능한 상황도 연출됐다.

또 일각에서는 미국이 중국의 보안법 강행에 맞서 경제·무역에서 홍콩이 누리는 특별 지위를 실제로 박탈하면 통화가치를 미국 달러화 대비 일정 범위 내로 묶어두는 ‘달러 페그제’가 무너져 달러와 홍콩달러의 자유로운 교환이 어려워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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