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국내 최초 제로에너지팩토리 힘펠 3공장을 가다
패시브 기술이 벽과 유리, 바닥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
비어 있는 벽면에 태양광 모듈, 외장재 AL복합패널 등
에너지자립률 28.25%, 제로에너지 건축물 5등급 인증
작성 : 2020년 05월 25일(월) 12:20
게시 : 2020년 05월 26일(화)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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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제로에너지팩토리 힘펠 3공장 전경

지난해 발표한 에너지효율 혁신전략을 기점으로 최근 정부가 에너지효율 향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특히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고 고효율 기기와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적용해 건물 에너지 성능을 높인 제로에너지 건축 보급에 힘쓰고 있다. 올해부터 시작하는 공공건축물 제로에너지 인증 의무화는 이같은 노력의 결과다.

이에 따라 제로에너지 건설시장도 꿈틀거리고 있다. 하지만 5년의 기간이 남은 민간 제로에너지 건축은 아직도 조용하다. 이런 가운데 국내 최초 ‘제로에너지 팩토리’라는 발자국을 내디딘 힘펠의 도전이 주목된다.

◆총 53% 에너지 절감...힘펠 제로에너지팩토리
5월 중순 경기도 화성시 안녕동에 위치한 힘펠 3공장을 찾았다. 멀리서부터 보이는 흰색과 검은색 형식의 멋진 외관이 돋보였다. 체스판이 연상되기도 하고 피아노의 검은건반과 흰건반이 떠오르기도 했다. 다가가 살펴보니 검은 외장재는 벽면 태양광 모듈이고 흰색 외장재는 AL복합패널.

힘펠은 태양광 발전량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쉬고 있는 유휴부지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것처럼 비어 있는 벽면을 활용해 태양광 발전량을 높였다. 거기에 심미적 가치도 더했다. 힘펠은 벽면 태양광에서 약 47kWp, 옥상 태양광 발전 시스템에서는 36kWp 정도 전력을 생산해 사용하고 있다.

제로에너지 건축물에서는 전력을 아끼고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에너지자립률이라는 기준으로 나타내는데 힘펠 3공장은 28.25%의 에너지자립률을 보여 제로에너지 건축물 5등급 인증을 받았다. 힘펠 3공장은 지하 1층~지상 4층으로 건설돼 지하 1층과 지상 1층은 공장으로, 2층은 전시실, 3층과 4층은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었다. 건물에 들어가 이관철 힘펠 수석연구원을 만나 힘펠의 제로에너지팩토리에 관한 설명을 들으면서 주위를 둘러봐도 타 건물과 다른 특이한 점을 육안으로 찾기는 힘들었다. 에너지를 절약하는 패시브 기술들이 벽과 유리, 바닥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기 때문이었다.

힘펠은 열손실이 가장 심한 창은 로이 칼라 삼중유리를 사용해 단열 성능을 향상했으며 바닥은 압출법 특호 단열재로, 벽면은 경질 우레탄 단열재를 사용해 단열을 강화했다. 틈새 바람 열손실을 막기 위해 기밀테이프를 시공했으며 원격검침이 가능하도록 5대 에너지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힘펠이 직접 만든 열회수형 환기장치를 설치해 오염된 실내공기 배출할 때 습도와 열에너지를 회수하고 유입되는 바깥공기에 전달시켜 실내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했다.

힘펠 제로에너지팩토리의 에너지절감량

이관철 힘펠 수석연구원은 “단열 강화로 기존 대비 8%를 절감했고 기밀과 열교 등을 포함한 패시브 설계 요소 기술과 전열교환기까지 적용해 35%를, 태양광전지판까지 설치해 총 53%를 절감했다”고 강조했다.

◆공사비 증가하지만...근로자·환경이 우선
힘펠은 욕실 환풍기, 환기시스템을 제조하는 IAQ(Indoor Air Quality) 전문기업이다. ‘우리는 공기, 에너지 기술을 통해 인간건강에 기여한다’는 미션 아래 실내 환경에서의 공기질이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게 우수한 환기 장치를 생산해왔다.

힘펠이 국산기술로 제작·생산하고 있는 열회수형 환기장치/전열교환기는 건강과 에너지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환기 시스템이다. 환기관련 법규에 따라 제로에너지 건축물뿐만 아니라 100세대 이상 공동주택에는 꼭 들어가는 중요한 장치다. 오는 10월 10일부터는 30세대 이상 의무설치로 강화된다.

힘펠이 생산하는 열회수형 환기장치. 원래는 천장 위에 설치돼 보이지 않는다.

힘펠은 독보적인 기술로 열회수형 환기장치 시장을 이끌어나가고 있는 기업이다. 환풍기 시장에서 60%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전열교환기 제품도 지난해 판매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제조 중심의 기업이 전체 인원의 10% 정도를 연구 인력으로 구성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힘펠은 건축물 에너지성능 향상에 핵심 영향을 미치는 열회수형 환기장치를 생산 및 판매하는 녹색기업답게 신사옥을 국내 최초 제로에너지 공장으로 건립했다. 지난해 7월 착공해 12월에 공사를 마쳤다. 공장은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4552㎡ 규모로 지난해 8월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1++, 9월 제로에너지건축 예비인증 5등급을 연이어 받고 올해 1월 본 인증을 획득했다.

힘펠 3공장은 처음에는 일반적인 공장으로 지어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정환 힘펠 대표가 제로에너지건축 전문가 이명주 명지대 교수를 만난 후 생각을 바꿨다. 녹색기업답게 제로에너지 팩토리 건축을 결심한 것이다.
이관철 힘펠 수선연구원이 2층 전시실에서 자사의 제로에너지팩토리를 설명하고 있다.

이 수석연구원은 “이미 터파기 공사까지 마무리된 상황이었지만 자연이 주는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대표님의 의지와 업무환경 개선과 에너지소비 감축을 자신하는 이명주 교수의 생각이 합쳐져 공장 전체의 설계 방향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공사비가 기존 45억원 정도에서 52억원으로 비용이 증가했지만 국내 최초 제로에너지팩토리를 지어 쾌적한 근로환경과 민간 공장에서의 에너지 효율화를 실천했다는 게 이 수석연구원의 의견이다. 이를 설명할 때 그에게서 남다른 자부심이 느껴졌다.

◆인센티브 및 R&D 지원 확대 필요

힘펠 신사옥 공사비는 총 52억원 정도로 일반공장(1등급) 수준에서 제로에너지공장(1++, 5등급)수준으로 향상시키는 데 총 공사비의 15%인 약 7억원이 추가로 들어갔다. 그중 약 7670만원은 한국에너지공단과 경기도에서 지원했다. 이외에도 제로에너지 예비인증 이후 취득세 14% 감면, 저리융자 등 인센티브를 지원받을 수 있었다.

현재 정부는 제로에너지 예비인증 취득 시 건축기준 완화, 에너지절약시설 설치지원, 금융지원(대출, 기부채납), 신재생에너지 설치보조금 지원, 세제혜택 등 다섯 가지 인센티브를 지원해 건축주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자금 저리 융자지원으로 150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며 에너지신산업 금융지원을 통해서는 20억원까지 빌릴 수 있다.

하지만 제로에너지 건축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더 과감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 건축물을 인증 의무화로 어떻게든 끌고 간다고 해도 민간 건축물은 의무화 시작이 아직 5년이 남았기 때문에 환경적 측면만 고려하고 참여하기에는 경제적 손실이 크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책에 따라가는 수동적인 자세로는 시장 활성화를 이끌 수 없다”며 “선진국처럼 융자가 아닌 보조금 지원 등 직접적인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 독일 등 선진국들은 건축물 에너지효율화 보급 확대를 위해 보조금 형태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제로에너지건축에서 보조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며 “다만 입주자와 사용자가 다른 등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요소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제로에너지기술 국산화를 위한 국내 연구개발에 대한 충분한 지원도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공 건축물의 경우 조달청에서 KS마크를 획득한 국산 기자재들이 납품되고 있어 현재 공공부문 기자재 사용률이 90% 정도에 이른다”고 말하면서 “민간에도 국산 제품이 우수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할 수 있게 연구개발을 통한 지원을 계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정부는 제로에너지 건축 보급 확산을 위해 매년 500명씩 에너지평가사를 육성하고 있으며 직무 역량 강화, 검증과 측정(M&V) 전문가 발굴 등 제로에너지 건축 관련 일자리도 창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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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ch@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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