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네.’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갤럭시 S20 울트라로 찍은 달표면 촬영을 보며 처음 든 생각이다.

100배 줌(스페이스 줌)이라니. 세간에서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을 만들라고 했더니 ‘천체망원경’을 내놨다는 말이 나올 만했다.

며칠 뒤 생각지도 못한 뉴스를 봤다. 울트라 S20의 뛰어난 망원기능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민들 인터뷰야 기자가 “100배 줌이 스토킹이나 범죄에 활용될 것 같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해요?”라고 물은 뒤 원하는 답변만 골라 썼을 터다.

이미 스마트폰이 각종 금융사기 및 개인정보 유출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은 굳이 필요가 없다. 원하는 대답이 아니니.

아직 예약구매한 S20 울트라가 시중에 풀리지 않은 가운데 과연 인터뷰이에게 직접 폰을 쥐여주고 찍게 했는지는 의문이다. 직접 다뤄본 경험에서는 스페이스 줌 모드에서 조금만 흔들려도 결과물이 심하게 요동쳐 삼각대 생각이 간절했다.

정말 스토킹에 사용하려면 삼각대를 들고 다니거나 적당히 고정시킬 수 있는 장소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더 아쉬운 점은 정말 스페이스 줌 이슈에 S20의 장점이 가려진 점이다. 8K 사진, 영상, 영상통화 지원과 120헬츠(Hz) 디스플레이는 우리가 꿈꾸던 미래에 한발짝 더 다가간 기술이다.

8K 영상녹화의 경우 세계 카메라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의 캐논, 소니 등도 이루지 못한 부분이다. 전문 카메라로도 못하는 걸 스마트폰이 해낸 것이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를 그대로 투영하는 10만원 이하의 ‘삼성기어 VR’로 130만원대의 8K VR의 성능을 구현할 수 있게 된 부분은 덤이다.

다시 돌아가서, 설마 삼성전자가 도촬하라고 스페이스 줌을 개발했을까. 계속해서 새로운 기술들은 발전하고 그에 맞춰 생각지도 못한 순기능과 역기능이 지적될 것이다. 기술의 발전과 이용하는 사람의 의지는 분리해서 봐야 하는 부분이다. 만약 삼성전자의 노이즈마케팅이라는 큰 그림이라면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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