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배 건국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박종배 건국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2020년 경자년(庚子年), 흰 쥐띠 해가 밝은 지 벌써 며칠이 되었다. 새 천년, 밀레니엄이 시작된 지 20여년이 흘렀다. 지난 20년은 우리나라의 경제와 에너지 산업이 동반 성장한 시기였다.

실질 국내총생산은 2001년 947조원에서 2018년 1808조원로 1.9배가 되었다. 우리나라 총에너지 소비는 2001년 1억5300만toe에서 2018년 2억3800만toe로 1.6배, 전력 수요는 2001년 258TWh에서 2018년 526TWh로 2배 성장하였다.

2001년과 2017년의 1차 에너지공급의 구성은 석유가 51%에서 40%, 원자력이 14%에서 11%로 감소한 반면, 석탄은 21%에서 29%, 천연가스가 11%에서 16%, 신재생은 1%에서 5%로 증가하였다. 구성비가 일정 변하기는 했지만 1차 에너지 공급은 여전히 석유, 석탄, 천연가스, 원자력 등에 의존하고 있다.

한편, 전력공급은 2001년 원자력과 석탄이 각기 39%, 천연가스 11%, 유전소 10%에서, 2018년에는 원자력 23%, 석탄 42%, 천연가스 27%, 신재생 6%로 변하였다. 지난 20년간 석유발전은 현실적으로 퇴출되고, 원자력은 급격히 감소하였다. 반면, 석탄은 여전히 주력 발전원이고, 천연가스와 신재생은 증가하였다.

명목 전기요금은 2001년 77[원/kWh]에서 2018년 109[원/kWh]로 증가하였지만, 실질 전기요금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원자력과 석탄은 과감한 국산화 정책으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여 우리나라의 먹거리 창출에 일조하였다.

한편, 온실가스는 2001년 517백만t에서 2017년 7억900만t, 이 가운데 에너지 부문의 배출량은 4억2600만t에서 6억1600만t으로 1.4배나 증가하였다. 지난 20년간의 경제성장은 에너지 부문의 경제적 기여와 온실가스의 증가를 담보한 것이었다.

향후 20년은 석탄발전의 급격한 감소와 천연가스, 재생에너지와 저장장치의 급격한 증가가 전망된다. 2040년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밝힌 바와 같이 30%에서 35% 수준으로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석탄과 가스의 역할은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구체적으로 발표되겠지만 이들의 상황이 현재와는 정 반대가 될 것이다.

다만, 이러한 향후 20년의 변화를 가져오기 위하여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가스발전과 재생에너지의 국산화와 국내 산업 생태계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구축할 것인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은 가능할 것인가?, 석탄과 원자력 중심의 설계, 제작, 운용 인력을 어떻게 천연가스와 재생에너지로 성공적으로 전환할 것인가?, 요금과 비용 상승은 어떻게 최소화하며 소비자의 동의를 거칠 것인가? 어느 하나도 쉬운 과제가 없지만, 하나씩 해결해야만 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숙제이다.

경자년에는 탈 석탄을 중심으로 새로운 갈등과 논쟁이 시작될 수 있다. 이를 극복하고 잠재우는 것은 가스발전,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저장장치의 기술력 확보, 비용 하락이다.

또한,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감축에 따른 편익을 투명하게 계산하고 국민들에게 공개하는 것이다. 향후 20년의 전력산업 변화는 기술 개발과 소비자 동의에 달려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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