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재사용해 다양한 수익 모델 창출”
제주 e-고팡 충전스테이션 ESS로 융복합 사업 탄력 기대

허은 KCSG 대표.
허은 KCSG 대표.

“전기차 배터리를 재사용한 제주 e-고팡 충전스테이션을 통해 소규모 전력 사업자의 확산과 함께 다양한 에너지 수익 모델을 창출할 것입니다.”

허은 케이씨에스글로벌(KCSG) 대표<사진>는 제주 e-고팡 솔루션을 통해 공동체 단위로 에너지 소비 최적화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KCSG는 2011년부터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3년부터 ESS보급이 본격화됐지만 최근 잇단 화재 발생과 수익성 저하로 인해 더 이상 기존 형태의 사업 추진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KCSG는 ESS 전문 기업으로서의 오랜 역량을 통해 지난해부터 BMW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재이용 시스템을 개발해 사업화를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예시가 지난달 구축한 제주 e-고팡 충전스테이션이다.

제주 e-고팡 충전스테이션은 BMW의 전기차 ‘i3(구형)’에서 나온 22kWh 배터리 10대로 만들어진 ESS솔루션으로 스마트시티의 에너지 안정화와 환경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 도심에서 요구되는 복합적인 전력 수요를 충당하고 배전망의 순간적인 피크를 흡수하는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e-고팡 솔루션은 모바일ESS 형태로 자유로운 이동과 전력공급이 가능하며 250kW 기준 기존 ESS의 30% 정도의 면적을 차지하고 온·습도에 무관한 운영환경과 화재로부터 안전한 것이 특징이다.

허 대표는 “지난 4월 전문가들과 스마트에너지전문가협동조합을 발족했다. 지역에서 재생에너지관련 조합에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역 에너지 조합 사업모델 발굴을 통해 발전조합 외에도 이 솔루션을 적용해 ▲구도심 전력 취약 지역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 ▲스폿 임시전력 공급 ▲분산전원에 의한 전압변동 흡수 ▲분산전원 잉여전력의 저장 ▲도심 배전 자원 이용 효율 확대 ▲충전사업 이외에 소규모 가상발전소(VPP)와 렌털 서비스 등 e-고팡 충전스테이션 같은 지역에너지사업자가 확산되리라 기대했다.

허 대표는 전지형 ESS 용도로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은 총비용 및 친환경 산업 생태계를 창출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기차 배터리를 이용한 ESS 수요는 계속 있었다”며 “싱가포르, 홍콩, 뉴욕처럼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에는 대형 ESS를 둘 수 없다. 만약 불이 나면 피해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은 생각보다 길고 성능과 안전성이 높아 굳이 분해하지 않고도 다양한 ESS 서비스에 사용 가능하다. 이후 성능이 현저히 떨어진 배터리를 회수자원으로 재활용할 수도 있다.

허 대표는 “내년부터는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 같다. 당장은 배터리 공급과 수요 간 차이가 있지만 머지않아 배터리 가격도 낮아지고 물량도 많아질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KCSG는 국내를 비롯해 인도네시아(스마트시티), 캄보디아, 스리랑카 이모빌리티 등 동남·서남 아시아 시장에서도 ESS와 태양광 풍력 등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한 에너지 효율화 및 합리화 확산에도 노력하고 있다.

허 대표는 “오는 2022년쯤 수출 사업에서도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리라 기대한다”며 “오는 11월에 행사를 한 번 더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과 ESS 관련 규정이 정비되지 않아 국내에서는 아직 넘어가야 할 허들이 많다”며 “전기차 배터리를 분해해 쓰는 게 아니고 이미 국내 및 국제 안전 인증을 받은 완제품을 재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행 ESS 설치 규정과 맞지 않는 것들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ESS 규정을 전기차에 대입해보면 승객은 불과 수십cm의 이격거리, 전기적 위험, 화재 위험의 극단에 처하게 된다”며 “이를 단순하게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차이라고 볼 수는 없다. 기존 ESS 형태가 아닌 전기차 배터리를 그대로 이용하는 형태에 대해 다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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