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조사 끝 ‘외주화·민영화’ 탓...공공부문 정규직화 논쟁 '도돌이표'
발전정비 민간개방 결정은 발전산업 분할이 아닌 한전KPS 파업 때문
‘인건비 착복’ 문제, 민간정비社 해명에도 보고서에 미반영
작성 : 2019년 09월 05일(목) 17:00
게시 : 2019년 09월 06일(금)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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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가 지난달 19일 최종보고서를 통해 고(故) 김용균 씨 사망사고에 대한 책임이 ‘외주화·민영화’에 있다는 결과를 발표한 뒤 발전업계에서 “내부화·공영화만 하면 위험이 사라지는 것이냐”는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다.

발전소 연료·환경설비 운전 노동자는 발전공기업이 직고용하고 경상정비 분야는 한전KPS가 통합하라는 권고안과 궁극적으로 한전을 중심으로 전력산업의 수직통합이 이뤄져야 한다는 제안이 보고서에 포함되면서 기존의 논쟁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한계를 놓고 해당 논쟁의 이해관계자들은 특조위 발표를 두고 결론은 이미 정해져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4개월 조사 끝에 ‘외주화·민영화 때문에’ 결론

특조위의 공식 명칭은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다.

특조위 최종보고서의 책자에도, 발표자료에도 김 씨의 얼굴이 제일 먼저 나온다. 최종보고서는 김 씨의 사망 원인을 ‘근무 수칙을 너무 잘 지켜서’라고 밝혔다.

김 씨가 일하던 한국발전기술의 지침서와 한국서부발전의 공문을 근거로 “컨베이어벨트 기동 중에도 낙탄처리를 하도록 절차화돼 있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김 씨가 사고를 당한 야간에는 낙탄처리를 시행하지 않는다.

만약 김 씨가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야간에 낙탄처리를 하다 사망했다면 그 지시가 사망의 원인이고 지시자가 사고에 책임이 있게 된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그러나 이런 과정이 생략된 채 ‘근무 수칙을 너무 잘 지켜서’, ‘외주화·민영화 때문에’라는 이유를 들며 고용구조에 책임을 전가한 것이다.

보고서 발표 당시 기자단에서도 “그래서 김 씨는 왜 죽었나”라는 질문이 나올 정도로 사망사고에 대한 진상규명은 불충분했다.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틀려…특조위 최종보고서 신뢰도에 ‘의문’ 제기

특조위는 최종보고서에서 “정비사업은 원래 한전 자회사인 한전KPS가 독점으로 수행해오다가 2001년 발전산업 분할 이후 발전5사가 민간정비업체를 육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간정비업체 육성은 지난 1994년 한전KPS 파업을 계기로 1995년부터 추진된 정책이다.

발전산업 분할과 민간정비업체 육성의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음에도 마치 발전공기업이 주도적으로 민간정비업체를 육성한 것처럼 설명한 것이다.

또한 2012년에 발전공기업의 고장정지가 급격하게 늘어났다고 주장한 것도 해당 사실만 놓고 그 원인이 경상정비시장 민간개방 정책에 있다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

게다가 민간경쟁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시기는 2013년이다.

건강보험료 납부실적을 토대로 인건비 지급액을 역산한 수치를 놓고 민간정비업체가 근로자의 노무비를 착복했다고 주장하는 것도 억측이다.

민간정비업체 A사 관계자는 “경상정비의 공사비 산출기준은 설계 금액에 낙찰률을 적용해 최종 계약금액이 확정되면 노무비는 감액 조정하지 않고 이윤과 일반관리비 순으로 감액 조정하는 게 관례”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해명을 위해 B발전소 경상정비공사의 계약조건을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이 계약에 책정된 직접노무비는 최종 정산금 기준으로 23억2251만원이지만 낙찰률을 적용하면 19억8319만원이 된다.

이 계약에 따라 지급된 직접노무비성 금액은 총 21억5986만원으로, 오히려 낙찰률을 적용한 직접노무비보다 많은 금액이 투입됐다.

다른 민간정비업체 C사도 노무비 명목으로 66억6003만원을 정산받은 계약을 사례로 들며 이 계약에서 실제로 집행한 노무비가 58억5549억원으로 87.8%가 집행됐으며 복리후생비나 기술투자 등에 투자된 금액을 제외한 실제 일반관리비 이윤은 5.54%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민간정비업체들은 또 계획예방정비 기간이 포함된 경상정비 계약의 경우 발전사들이 경상정비 공량을 조정해 감액함으로써 노무비 이중지급을 방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단기간에 대규모 인력이 필요한 계획예방정비 특성상 일용직 인력을 고용하게 되는데 이 경우 ‘근무조건 1개월 이상, 월 19일 이상(지난해 8월 이후 월 8일 이상으로 변경) 근로’의 건강보험료 정산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건강보험료를 역산하는 방식으로는 오류가 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특조위가 원하는 결과를 정해놓고 조사를 진행한 것이 아니냐며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민간정비업체 C사 관계자는 “이런 부분들을 지난 7월 25일 열린 특조위 노사정 간담회를 통해 설명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한전KPS도 민간정비업체와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인데 왜 한전KPS 자료는 보고서에서 빠졌는지 특조위가 설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문기 기자 기사 더보기

mkchang@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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