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성의 세상이야기) 60대 현역 엔지니어가 필요한 곳
작성 : 2019년 08월 21일(수) 10:13
게시 : 2019년 08월 22일(목)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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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성 (문화평론가)

최근에 생활이 풍요로워지고 삶이 윤택해지면서 따라서, 어느 때보다도 문화예술을 즐기는 일들이 많아졌습니다. 특히 각종 공연장과 전시장에서 공연과 미술 등을 감상하며 예술을 만끽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요즘 미술관이나 화랑 등 미술을 전시하는 곳에 가보면, 전에 없이 소위 ‘미디어 아트라고 하는 장르를 많이 접하게 될 겁니다. 즉, 흔히 미술하면 떠오르던 회화가 아니고, 각종 전기·전자장치를 통한 미디어 미술이 많아졌음을 알 수 있죠. 우리가 백남준의 비디오작품과 같이 널리 알려진 작품 뿐만아니라, 최근에는 평판TV나 각종 미디어 장치, 심지어 홀로그램 등을 사용한 작품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이런 미디어아트의 추세 때문에 종종 이를 전시해야 하는 전시장에서는 예기치 않은 마찰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미디어 아트 작품을 전시하려는 작가와 이를 설치해야 하는 전시공간 담당자, 즉 전기담당자와의 마찰입니다. 이들의 마찰을 가만히 옆에서 듣고 보면,대부분 황당한 경우가 많습니다. 작가들은 무슨일이 있어도 자기가 만든 미디어 작품을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전시장에 전시돼야 한다고 고집을 피우고, 미술관의 전기담당자는 전시장의 전기용량 등을 감안해 규정을 따라야 한다며 막아서는 경우입니다.
어느 경우는 규정을 따르지 않은 콘센트와 전기선의 굵기 같은 것 가지고도 다툴 때가 있죠. 전기담당자는 공간의 전기안전을 위해서 굵고 튼튼한 전기선을 요구하지만, 이를 두고 작가는 작품의 의도와 미적 감각을 훼손한다며 받아들이지 않고, 강력히 항의하며 팽팽한 대치를 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점점 미디어아트가 많아지고 대형화하며 다양해 짐에 따라서, 이런 경우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예술가와 작가들은 공간책임자나 전기엔지니어에 대한 기본적인 불신이 커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곳이야 말로 세상물정을 충분히 경험한 노련한 엔지니어가 필요한 곳일 겁니다. 더군다나 약간의 미술과 예술의 이해가 있다면 더더욱 좋을 곳이죠.
전시디스플레이부터 작품에 대해서 작가와 많은 토론을 하고, 작품을 이해하면서, 작가의 입장에서 전기적 엔지니어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많은 사전 정보를 공유하면, 상대적으로 전기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화가나 작가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겁니다.
또한 설치단계에서도 전시공간의 특성과 작품의 포인트를 배려하며, 전기의 안전과 기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기술적 컨설팅을 해 준다면, 비로서 전시작품이 미술관에서 제 빛을 발휘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종전까지 미술관의 시설관리적 입장에서 전기엔지니어가 머물던 단계에서, 이제는 작품의 예술적 표현을 돕는 참여자로서 전기엔지니어가 필요한 시대가 온 겁니다.
이런 일들은 비록 정년을 앞두거나 지난 전기엔지니어들에게도 충분한 일이며, 오히려 잘 할 수 있는 영역이라 생각되어 제언해 봅니다.이제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다가오는 시점에, 어느때보다도 문화예술과 콘텐츠의 중요도가 부각되는 때에, 기술과 문화예술을 겸비한 노련한 엔지니어들이 새로운 역할을 해 줄 곳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죠.
문화예술 현장에서, 화가와 전기엔지니어가 어우러져서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기 위해 힘을 합치는 모습은 멀지 않은 곳에 있을 겁니다.
다가오는 가까운 시간에는, 나이들어 갈 곳이 없는 전기엔지니어가 아니고, 젊은 미디어아티스트들과 땀 흘리며 작품을 만드는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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