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는 유럽 중심의 보험사 탈석탄...“다른 미국 보험사도 탈석탄 압박 가중될 것”

유럽 보험사를 중심으로 진행돼온 ‘탈석탄 선언’에 미국의 대형 보험사인 ‘처브(Chubb)’가 동참했다. 이에 따라 전세계 보험시장의 탈석탄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5일 보험연구원이 ‘기후변화와 보험산업의 탈석탄’을 주제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처브는 지난달 1일 자사의 석탄 정책을 통해 탈석탄을 선언했다.

새로운 정책에 따르면 처브는 앞으로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운영과 관련된 보험 인수를 중지하고, 석탄 채굴이 수익의 30% 이상을 차지하거나 에너지 생산량 중 석탄을 이용한 생산량 비중이 30%를 넘는 기업에 대해서는 ▲보험 인수 중지 ▲신규 투자·자금지원 중단 ▲2022년까지 기존 보험 단계적 철회 등 조치를 이행한다.

지금까지 보험사들의 탈석탄은 유럽을 중심으로 이뤄진 게 사실이다.

유럽 4대 주요 보험회사인 악사, 취리히, 알리안츠, 제네랄리를 비롯해 지난해에는 거대 재보험사인 스위스 리, 뮌헨 리, 스코르 등이 탈석탄을 선언했지만 미국 보험사들은 그간 보험사의 탈석탄 행렬에 미온적이었다.

처브의 이번 조치가 의미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보험연구원은 처브의 탈석탄 선언에 대해 최근 기후변화에 의한 위험이 글로벌 이슈로 떠오르고 UN 정부 간 기후변화 위원회가 지구온난화 예방을 위해 석탄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발표하는 등 탈석탄에 대한 압박이 심해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또 기후변화로 자연재해가 증가하면 손해보험금 지급이 늘어나 보험사들의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라는 경제적인 분석도 처브의 탈석탄을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처브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보험사의 탈석탄은 늘어나는 추세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석탄 관련 보험 인수를 제한하는 손해보험사의 비율은 2016년 3.1%에서 2018년 7.3%로 두 배 이상 늘었으며 재보험사의 비율은 2016년 3.8%에서 2017년 33.4%로 열 배 이상 늘었다.

손민숙 연구원은 “처브의 정책 발표를 계기로 다른 대형 미국 보험사들에 대한 탈석탄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험사들은 탈석탄을 위해 노력하고 청정에너지를 비롯해 국제 환경 기준에 맞는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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