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아침)커뮤니케이션의 정석 – 위기관리
작성 : 2019년 07월 30일(화) 09:00
게시 : 2019년 08월 01일(목)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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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주 플랫컴 대표이사

'살아있는 투자의 전설' 워렌 버핏은 “경영대학은 사례만 가르칠 게 아니라 말과 글로 의사소통 하는 방법도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경영자는 전체 업무 시간의 상당 부분을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쓴다. CEO가 CCO(Chief Communication Officer)로 불리는 이유다.

이번 칼럼에선 경영 환경의 다양한 상황 중에서도 특히 위기 상황에서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위기는 조직에 긴장과 갈등을 일으키고, 더 나아가 생존까지 위협한다. 요즘은 경영 환경이 더욱 복잡다단해지면서 경영자는 온 몸으로 위기를 감지하는 위기경영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견기업 오너 겸 최고경영자로부터 들은 얘기다. 그는 "신사업으로 얼마를 벌 수 있을 것인가하는 기회 측면보다 이 사업이 실패할 경우 얼마나 위험해질 것인가라는 위협요소를 좀더 심도 있게 검토한다"고 했다.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경영이다.

그런데 위기관리에서 한가지 간과하기 쉬운 대목이 있다. 위기에는 항상 커뮤니케이션의 문제가 수반된다는 사실이다. 실제 발생한 '실체적' 위기와 별개로 '인식적' 위기가 동시에 일어난다.

예컨대 제품결함이나 부실한 서비스로 인해 소비자 민원이 생겼다고 치자. 제품결함이 그 자체로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기도 하지만, 소비자가 언론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기업을 고발하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하면 단지 제품결함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의 문제, 커뮤니케이션 위기가 된다. 제품수리를 잘 했는데 언론이나 소셜미디어에 제기된 문제가 방치된다면 그동안의 노력은 허사가 된다. 부패·사기 등 사고, 사건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심도 있고 신중하게 사안을 고심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 48시간 이내의 골든타임에 대응해야 한다. 당사자들은 정보의 부재 상태에서 당혹해하고, 최악의 경우 아무것도 못하는 패닉(공황)상태가 된다. 이런 상황에서 주변의 이해관계자들은 기다려주지 않고 이 공백을 추측이나 의혹 등으로 메꾸기 시작한다. 또 위기 상황에선 가해자(villain)와 피해자(victim)의 이분법 구도로 접근하게 되며 위기는 증폭된다.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를 해결해줄 마법이 있을까?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은 메시지(Message)와 메시지를 뒷받침해줄 근거(Evidence)의 함수(Function)라고 가정하자. 커뮤니케이션 함수는 F(M,E)=C1 or C2로 표현한다. 함수값 C1, C2는 결과(Consequency)다. C1은 긍정적, C2은 부정적 결과로, 당연히 목표는 C1을 도출해내는 것이다.

메시지(M)는 다시 4r - 사과(regret), 조치(reform), 보상(restitution), 회복(recovery) –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메시지에선 순서가 중요하다. 이성보다는 감성에 더 유의해야 한다. 사과나 유감표명이 가장 먼저 할 일이다. 순서가 바뀌면 뒤죽박죽이 된다.

근거(E)는 육하원칙(5W1H)으로 정리한다. 사실(Fact)에 기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실보다 강한 힘을 발휘하는 것은 없다. 사실을 확인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함수(F)는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인 하위 속성(f)으로 구성된다. 신속하고(fast), 가장 먼저(first) 대응하는 게 좋다. 또 솔직(frank)하고 정서(feeling)를 고려해 커뮤니케이션한다.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은 실제 상황에서 실행하기 어려운 대목이지만, 그럼에도 '솔직한 태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사건이나 사고의 경우는 99%가 시간이 지나면 다 드러나, 어설프게 상황을 덮거나 얼버무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더 큰 손실을 각오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의 장소(forum)도 중요하다. 가능하면 우리 앞마당으로 커뮤니케이션의 상대를 끌고 오는 게 좋다. 그리고 반응(feedback)을 살피고, 상황에 맞게 유연(flexible)하게 커뮤니케이션 한다.

완벽한 위기관리는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짜 놓고 연습하면서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날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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