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팀 이근우 기자
산업팀 이근우 기자

산업통산자원부가 지난 8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의 연구수행기관 공모를 진행한다.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는 산업의 난제를 푸는 6개 과제에 대해 7년간 1600억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정부는 이번달 중 3배수 내외로 수행기관을 공개 선정하고 2년간 각기 경쟁적으로 연구수행을 한 뒤, 7년동안 단일기관 본연구 수행을 진행한다는 복안이다.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신규지원 대상 6가지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건 ‘1분 충전 600km 주행 전기차’다. 1분만에 완전충전하고 1회 충전시 600km까지 주행가능한 전기차를 개발하라는 미션이 주어진 것이다. 일단 이번 프로젝트는 참여제한 없이 산학연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하지만 전기차, 충전기 등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현실과는 거리가 먼, 국가 예산을 낭비하는 전형적인 ‘몽상가’ 사업 프로젝트라고 지적했다.

한 전기차 개조사 대표는 “이 같은 과제들이 미래 산업의 근본적 혁신을 위해 산업의 난제에 도전만하고 정작 중장기 후에도 기술 개발에 현실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현재 전기차의 전비를 보면 1kWh 충전시 6km를 달릴 수 있다. 이에 따라 주행거리 600km에 필요한 배터리 용량은 100kW에 이른다. 즉 1분에 100kW 충전이 가능한 충전기 용량은 6000kW(6MW)에 달하는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어마어마한 전류와 전압을 낼 수 있는 충전기 제품이 있는지,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전기차 모델은 있는지 등의 한계에 봉착해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국내에서는 종종 전기차 커넥터 폭발 사고까지 발생하는 상황이라 안전 얘기가 나올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충전 관련 부품의 국산화 개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이번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를 ‘연금술사’에 빗대어 말했다. 비록 금을 만들겠다는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연구 과정에서 황산, 질산 등 현대 화학 발전의 시초 물질을 발견하고 다양한 실험방법과 기구 등이 개발된 것처럼 향후 높은 산업적 파급력, 국민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부분 사람들이 전기차 대중화의 걸림돌로 충전 인프라를 꼽고 있다. 기자도 1~2분이면 뚝딱 충전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길 정말 바라고 있다. 물론 그런 날이 바로 오진 않겠지만 말이다.

지금 당장은 현실성 없는 미션일지라도 최종결과에 대한 성공이냐 실패냐를 따지기 보다는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우수한 연구성과가 많이 나올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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