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성(문화평론가)
윤희성(문화평론가)

얼마 전에 삼성전자가 반도체관련 홍보를 위한 웹툰을 제작해서 연재한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어렵고 낯선 반도체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서 일반인들에 보다 친숙한 이미지를 위해 만들었다는데, 무엇보다도 이 홍보웹툰을 그린 그림작가가 꽤 유명한 작가이기에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홍보용 웹툰은 몇 년전부터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대중화됐습니다.

지금처럼 글로벌 기업들이 전문작가와 함께 웹툰작품을 만드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공공기관과 달리 상대적으로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홍보와 마케팅을 하는 대기업들은, 지금까지 웹툰같은 장르를 활용하기 보다는 광고용 영상을 제작하는 게 일상적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주로 홍보용웹툰을 제작하던 공공기관은 흔히 말해서 ‘싼맛’에 했다는 것이 솔직한 표현일 것입니다.

광고 한 편 제작을 위해서 수억원을 우습지 않게 지출하는 대기업과 다르게, 늘 제한된 예산으로 홍보해야하는 공공기관의 입장에서, 홍보용웹툰이 적격이었을 겁니다.

사실 광고영상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광고시나리오와 기획부터 배우 섭외 및 케스팅, 영상촬영을 위한 로케이션, 편집 등의 적지 않은 과정과 노력이 들고, 당연히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됨을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웹툰은 동일한 광고홍보용 시나리오가 기획되면, 이를 그릴 작가와 연출 등 상대적으로 아주 간소한 물리적인 준비만으로 가능하기에 비용절감의 효과가 큽니다.

물론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 쉽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영상을 촬영하고 제작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간소해지는 장르상의 이점이 있습니다.

이런 제작상의 비용과 시간의 문제와 별개로 웹툰이란 장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무엇보다도 젊은이들이 쉽게 접하고 좋아하는 장르라는 장점이 가장 큰 매력포인트일 겁니다.

눈만 뜨면 핸드폰을 잡고 웹툰을 보는 요즘 신세대들의 생활패턴이, 이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대기업들의 관심을 붙잡은 것은, 현실적으로 당연한 선택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특히 단순히 몇십초 광고로 소비자의 구매의욕을 붙잡아야 하는 광고와 다르게, 지속적으로 스토리텔링을 하면서 소비자가 아닌 동반자로 끌어들여야 하는 홍보용 광고로서 웹툰은 아주 최적화된 도구임을 발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자금과 기획력이 풍부한 대기업이 웹툰을 홍보용 도구로 채택하면서, 기대되는 것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충분한 제작예산을 바탕으로 보다 탄탄하고 내용있으며 생동감있는 웹툰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는 겁니다.

이는 지금까지 주로 공공기관이 저예산웹툰으로 제작하던 관행에서 벗어나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이제부터 홍보용웹툰도 재미있게 드라마 같은 생생한 웹툰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실제로 이번에 연재되기 시작한 ‘삼성전자’의 반도체이야기 웹툰은 그림이나 스토리 자체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수준을 보여 줍니다.그림의 캐릭터와 이야기 전개가 단순한 홍보용이나 정보전달을 넘어서, 훨씬 재미있고 내용있게 진행되고 있어서,처음보는 사람들도 빠져들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림의 연출과 배경의 다양화, 채색의 수준등이 일반 웹전문사이트에 내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기업과 웹툰의 만남은 새로운 상상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소위 말하는 브랜드웹툰으로 발전할 계기로도 기대됩니다.

한가지 더 부탁한다면, 이왕 삼성전자가 만드는 김에, 해외 소비자를 위한 외국어버전도 만들면 좋을 것 같은 소망을 담아 봅니다.그만큼 웹툰계가 대기업들의 홍보광고용 웹툰제작에 보내는 마음이 희망적이란 뜻이기도 합니다.

윤희성(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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