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니 첸 진코솔라 부회장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

투자의 기본처럼 여겨지는 이야기지만 진코솔라의 경영에서도 이 원칙은 무겁게 지켜진다. 24일 열린 ‘글로벌 솔라‧에너지 저장 컨퍼런스(Solar+Energy Storage)’에서 만난 대니 첸 진코솔라 부회장은 “시장이 아무리 크고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해도, 한 곳에만 투자를 집중하진 않는다”며 경영 방침을 밝혔다.

진코솔라는 태양광 모듈 제조 기업 중 톱티어로 꼽히는 기업이다. 지난해엔 3년 연속 모듈 출고량 세계 1위를 달성했다. 2018년 모듈 판매량은 11.4GW에 달한다.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모듈을 생산한 지 10년이 안 돼 받은 성적표다.

“지난해 세계 지역 판매량을 따지자면 1위가 중국, 2위가 미국, 그다음이 남미, 동남아, 북아시아, 중동, 유럽 순이었습니다. 올해는 유럽이 1위, 그다음이 아시아, 미국, 남미, 북아시아, 중국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수치상 순위를 매겼지만, 진코솔라는 한 시장에만 판매를 집중하진 않아요. 어느 시장이든 정책이 바뀔 시 따르는 리스크가 크기 때문입니다.” 세계 어느 시장에 가장 집중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첸 부회장은 이렇게 답했다.

“진코솔라는 전 세계에 모듈을 수출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이 커지는 국가에 공장을 세우는 것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생산능력을 중국에만 국한하는 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죠.” 진코솔라는 현재 중국 내 5개 공장, 말레이시아와 미국 플로리다주에 각 한 개씩 공장을 갖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진코솔라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냐는 질문에 첸 회장은 ‘중국 내 관련 산업 생태계 연계가 잘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진코솔라는 ‘사기업’입니다. 한국이 FIT 제도를 통해 태양광 설비 확충을 꾀했던 것처럼, 중국 정부도 이러한 제도를 통해 태양광 보급을 독려한 것은 맞지만 근본적으로는 중국 내 관련 산업 공급 체계가 구축된 점이 도움이 됐습니다. 모듈 생산 시에 필요한 관련 원자재부터 부품 제조 업체까지 한곳에 몰려 있는 클러스터가 조성돼 있어 빠른 성장이 가능했죠.”

첸 부회장은 대화 중 진코솔라가 “사기업(private company)”이라고 반복해 말했다. 중국 정부의 지원보다 기업이 육성되기 좋은 조건 아래 회사가 스스로 성장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한국 태양광 시장도 더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발표한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따른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달성은 대부분 태양광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봅니다. 세계적으로 태양광의 발전단가가 낮아지고 있고, 현재 한국 정부가 강력하게 해당 정책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스스로 태양광 사업에 뛰어들고 있죠. 한국 시장도 전환점을 맞이한 때라고 생각해요. 지난 2007년 쯤 태동을 시작한 것에 비해 한국 재생에너지 시장 성장은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더딘 편이긴 합니다. 한국이 (태양광을 설치할) 부지가 적고 부대 비용이 많이 드는 점 등이 영향을 끼쳤겠죠.”

진코솔라는 새로 나온 ‘스완’ 모듈 시리즈를 한국에서 정식 판매 인증을 받은 뒤 판매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스완 모듈 시리즈는 양면형 모듈로 패널 앞과 뒤에서 동시에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또 유리가 아닌 투명막을 사용해 모듈 무게를 줄였다. “스완 양면모듈은 국토 면적이 좁은 한국에 특히 적합한 모델입니다. 효율을 올렸을 뿐 아니라 기존 모듈보다 무게가 줄어 설치비와 인건비를 아낄 수 있도록 했죠.”

제조업체로서의 진코솔라의 활약뿐 아니라 발전 사업자로서의 행보 역시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첸 부회장은 “중국 내에서도 직접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는 3.7GW에 달하는 규모이고, 중국 밖에서도 1.7GW의 발전소를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든 발전소의 데이터는 상하이에서 직접 관리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발전사업자로서의 역량 강화 계획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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