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중단’ 석탄화력 특조위...조직적 개입 실체는 어디에?
본지 취재 결과 발전업계에 ‘조직적 개입’ 징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
“광범위한 조사였기 때문에 은밀한 조직적 개입 불가능”
“국무총리 직속 특조위 방해? 직을 걸고 도박할 사람 없을 것”
작성 : 2019년 05월 30일(목) 15:52
게시 : 2019년 05월 31일(금) 11:03
가+가-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특조위)가 "발전사의 조직적인 조사 방해가 의심된다"며 활동을 중단한 가운데 그 배경에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특조위는 지난 23일 활동 중단을 발표한 뒤 27일에는 기자회견을 열어 발전사들이 조직적으로 ▲설문 조사 과정에서 모범답안을 작성하는 등 개입 ▲면담 조사 질문을 발전사끼리 공유 ▲물청소 등으로 실제 작업환경 파악 방해 등의 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특조위 관계자는 활동 중단 결정에 대해 “너무 왜곡이 심하게 되고 있어서 이렇게 자료를 조사하고 현장을 조사해서는 제대로 된 결과를 낼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조위 초강수 뒀지만...실체 없는 ‘조직적 개입’

발전사 관계자들은 “온 국민의 이목이 쏠린 특조위기 때문에 활동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거나 “오해의 소지조차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발전업계 한 관계자는 “국무총리 훈령을 근거로 활동하는 특조위를 공기업이 조직적으로 방해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직을 걸고 도박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실제로 해당 사안은 국무총리실로 보고됐으며 이낙연 총리는 관련 부서에 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조위가 ‘활동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둘 정도로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다면 제일 먼저 현장에서 불만 표출 등 문제 제기가 이뤄지는 게 자연스러운데 발전업계는 이를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가장 문제로 지목받고 있는 것이 발전사가 특정 답변을 유도했다는 것인데 이와 관련해서도 관계자들은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다면 특정 발전소에서만 문제가 불거지지 않고 전체적으로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발전사 협력업체 관계자 A 씨는 “현장에서 조직적인 방해 행위가 있었다면 우리 쪽에서 미리 분위기를 파악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도 언론 보도를 통해 소식을 접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협력업체 관계자 B 씨도 “설문 조사 대상이 광범위했기 때문에 조직적으로, 드러나지 않게 개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다수의 발전사 관계자들도 “만약 특조위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해할 수 없는 의사결정”이라며 회사 차원에서 설문 조사에 개입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입을 모았다.

발전사 관계자 C 씨는 “설문 조사를 통해 개선해야 할 사안이 나오면 오히려 회사 측에서 몰랐던 부분을 개선할 수 있고 좋지 않나”고 반문했다.

발전사 노조 관계자 D 씨도 “회사 차원의 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발전소 근로자들 처우 개선을 위한 조사인 만큼 회사 차원의 개입이 확인된다면 노조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적인 개입이라고 한다면 그 ‘조직’의 실체가 있어야 하는데 광범위하게 진행된 조사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실체가 없다는 것이다.

◆갈 곳 잃은 특조위 어디로 가나

면담 조사 내용을 발전사들끼리 공유했다거나 물청소 등을 통해 조사를 방해했다는 의견에도 발전업계 관계자들은 “기자회견 이후 내부적으로 조사했지만 조직적인 개입은 없었다”고 말했다.

특조위 방문에 맞춰 물청소해 조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물청소는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주기적으로 행해지고 있기 때문에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일치된 의견이다.

B 씨는 “석탄화력발전소는 원래 주기적으로 물청소를 한다”며 “주기적인 청소 외에도 손님 맞을 때 집을 청소하듯 발전소에 방문객이 있으면 특조위가 아니더라도 물청소를 한다”고 설명했다.

발전업계 관계자 E 씨는 “요즘 석탄화력발전소 근무여건이 사회적인 이슈로 떠올라 근무여건 개선 차원에서 물청소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며 “물청소를 조사 방해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특조위에 따르면 화력발전소 근로자를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진행된 설문 조사는 마무리된 후 현재 배송·취합 단계에 있으며 현장 조사와 면담 조사는 활동을 중단하기 전까지 5개의 대상 발전소 중 4개 발전소에 대한 조사가 끝나고 1개 발전소만 남겨둔 상태다.

특조위가 발전사의 조직적인 개입에 의혹을 제기하며 활동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뒀지만 이에 대한 실체가 파악되지 않으면서 해당 사안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문기 기자 기사 더보기

mkchang@electimes.com

많이 본 뉴스

에너지Biz

전기경제

시공&SOC

인기 색션

전력

원자력

신재생

전기기기

기사 목록

전기신문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