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 의원의 월요객석) 전력산업구조 개편, 전기는 공공재란 관점에서 접근해야
작성 : 2019년 05월 16일(목) 10:37
게시 : 2019년 05월 17일(금)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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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이 훈(서울 금천구, 더불어민주당)

비승비속(非僧非俗)이라는 말이 있다. 승려도 아니고 그렇다고 속세의 인간도 아니라는 의미로,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를 지칭하는 말이다. 자원과 에너지를 다루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의원으로서 본 의원이 현재 우리나라의 전력산업구조를 딱 한 마디로 규정한다면 비승비속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력산업에 민간 시장화의 요소를 일부 도입했지만, 전력산업이 완전한 민영화를 이룬 것도 그렇다고 완전한 공공의 영역으로 되돌아간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전력산업구조를 공공성의 관점에서 재편하는 방향으로 분명한 입장을 취하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 전기에너지의 사용은 국민 개개인의 최소 기본권뿐만 아니라 전력산업은 국가 존립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거의 완벽한 공공재화다. 다른 일반적인 재화와는 다르게 자본주의 논리에 맡겨서 이윤 쟁탈전의 민영화 대상이 될 수 없다.
우리나라는 2001년 발전자회사 분할을 시작으로 전력의 시장화 정책을 추구했다. 이는 전력산업을 한전의 독점체제에서 경쟁구조로 전환해 효율성을 높이고 서비스를 개선하겠다는 미명하에 시행된 일이었다. 정부는 발전경쟁-도매경쟁-소매경쟁 단계 순으로 전력산업구조개편을 단행할 계획이었지만, 사실상 발전부문에서의 구조개편만 이뤄낸 상태에서 현재까지 전력산업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과연 발전부문에서의 분할적 구조개편을 통해 발전공기업의 경영효율화라는 본연의 목적이 이뤄졌을까?
본 의원은 단언컨대 아니었다고 답한다. 발전시장의 분할은 되레 각 발전사마다 개별구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협상력이 약화되었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도입단가는 상승하게 되고, 현물시장의 가격변동에 대처하기 어려워져 과거 한전에서 대규모로 장기계약 도입을 하던 때와 비교해 운송비와 재고관리비용이 늘어났다는 지적도 뒤를 잇는다.
이 외에도 발전사 분할이 결코 효율적이지 않다는 증거는 곳곳에서 많이 제기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자본주의 시장의 원리로 전력산업의 발전을 꾀하려 했지만, 그 결과는 오히려 비효율과 불필요한 비용 낭비로 귀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정부는 여전히 전력산업구조개편에 소극적인 자세다.
본 의원은 국회 상임위를 통해 정부가 현재의 전력산업구조의 효과를 냉정하게 진단하고, 분할된 발전사의 재통합 방향으로의 정책전환을 검토할 것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정부의 후속조치 내용을 보면 정말 전력구조 개편에 대한 대승적인 의지가 있는지 찾아보기 힘들어 우려스럽다.
오히려 이미 분할을 했기 때문에 재통합은 어렵다는 주장까지 하는데, 이는 전혀 설득력이 없는 논리다. 단지 분할했다는 현 상태 자체가 재통합의 이유가 될 수 없다면, 원래 통합되어 있던 발전자회사는 무슨 논리로 분할했다는 것인가? 분할한 결과가 계속적인 비효율과 불필요한 손실을 초래하는 상황에서 재통합을 통한 손실방지를 검토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다.
전력산업구조를 경쟁체제로 보다 강화해야한다는 주장은 지금도 종종 들려오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라도 정부는 전기에너지가 자본주의 시장원리로 다루어져선 안 된다는 대원칙을 명확하게 선언해야 한다.
또한 근 20년이 다 돼가도록 모호하게 운영되고 있는 전력산업구조를 제대로 정비해야 한다. 전력구조를 승려도 세속인도 아닌 모습으로 30년, 50년 넘게 방치할 요량인가? 정부의 과감한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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