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두영 대표의 금요아침) 멘토링보다는 마더링하라
작성 : 2019년 01월 08일(화) 08:36
게시 : 2019년 01월 10일(목)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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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두영 (주)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갑자기 죽는다면 자식에게 아빠의 역할을 누가 대신할 수 있을까? 가끔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생각이 꼬리를 물다 보면 정말 좋은 친구 한 명으로 좁혀진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오디세우스 왕이 그랬다. 그가 트로이 전쟁에 나가면서 고민하다 어린 아들을 친한 친구에게 맡겼다. 그 친구는 엄한 아빠와 자상한 선생의 역할을 자처하면서 친아들처럼 키운다. 10년 후 전쟁이 끝나고 오디세우스 왕이 돌아왔을 때 아들은 놀랄 정도로 성장해 있었다. 그 친구 이름이 바로 '멘토르(Mentor)'였다. 멘토링(Mentoring)은 신화 속 멘토르처럼 풍부한 경험과 지혜를 지닌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일대일로 지도·조언하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많은 조직이 신입사원의 조기 적응과 전력화를 돕기 위해 멘토링 제도를 실행하고 있다. 하지만 별 효과 없이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 멘토링이 잘 통하지 않을까? 이유는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시대가 변했기 때문이다. 산업화 시대에는 조직 내 선후배 관계가 계층적이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인 지금은 선후배 간 위계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명령과 통제에서 협업과 자율의 관계로 바뀌고 있다. 둘째, 세대가 변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경험이 많은 선배 세대가 능력이 풍부했다. 하지만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디지털 정보 격차(Digital Divide)가 생기면서 후배 세대의 전문성이 더 높은 경우도 적지 않다. 선배 세대보다 똑똑한 젊은 세대를 대하는 방법에도 변화가 필요해졌다. 셋째, 자녀교육방식이 변했기 때문이다. 출생률이 3명 이상이던 선배 세대와 달리 후배 세대는 1~2명에 불과했다. 후배 세대의 부모(특히 엄마)는 자녀교육에 집중하며 가부장적이기보다는 민주적인 방식으로 자녀를 양육했다. 이제는 상하 관계를 전제로 하는 멘토링보다는 마더링(Mothering)이 필요하다. 마더링은 인생 경험과 지혜가 풍부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마치 엄마(Mother)처럼 상대방에게 조언하고 때론 학습하는 것을 의미한다.
리더십개발팀에 팀장 자리에 공백이 생기면서 박 팀장이 영입됐다. 박 팀장은 기업체 교육 담당자 출신으로 컨설팅 분야는 경험이 없었다. 팀원들은 박 팀장이 제 역할을 잘 해낼지 걱정이 컸다. 하지만 박 팀장은 금방 팀원들과 가까워졌고 팀장 역할에 빠르게 적응했다. 그녀는 개인 면담, 워크숍 등을 통해 팀원들의 특성부터 파악했다. 각자 가진 장점을 발견하여 진심으로 칭찬하고, 팀원들의 특성에 맞게 업무를 효율적으로 배분했다. 팀원들은 박 팀장의 인격적인 모습에 믿음이 생기면서 사적인 고민도 상담할 정도였다. 박 팀장은 팀원들이 자신보다 나이는 적었지만, 존칭을 사용하면서 예의를 지켰다. 박 팀장의 부드러운 리더십 덕분에 팀은 최고의 성과를 내며 한 해를 마감할 수 있었다.
사실 박 팀장은 팀원들을 이끌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팀원들은 개성 있고 컨설팅 분야에서 나름 잔뼈가 굵었다. 또 업무량이 많아 야근이 일상이었다. 무엇보다 고성과 팀으로 대표이사의 기대가 컸다. 하지만 박 팀장은 두 아들을 둔 엄마로서 특유의 자상하고 따뜻한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었다. 그녀가 성공적으로 팀을 이끌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가 ‘마더링’이었다. 마더링은 3가지 차원에서 멘토링과 다르다. 첫째, 쌍방향적이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가르치고 조언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조언하고 배우는 것이다. 둘째, 수평적이다. 수직적이거나 권위적이지 않다. 한쪽이 정보나 지위의 우위에 있는 개념이 아니다. 셋째, 감성적이다. 이성적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가르치기보다는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다.
마더링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3가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 첫째, 상대에게 배운다. 마더링은 쌍방향으로 서로에게 배우는 것이다. 엄마가 자녀에게 배우는 경우도 있듯이 상황에 따라 선배도 후배에게 의견을 구하고 도움을 청할 수 있다. 역멘토링처럼 말이다. 젊은 세대는 선배 세대보다 생애주기에서 엄마나 친구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둘째, 상대를 존중한다. 마더링은 수평적인 관계를 전제로 하므로 상하 관계의 언어나 표현보다는 존댓말을 하며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젊은 세대는 수평적인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셋째, 상대를 공감하고 포용한다. 마더링은 이성적이기보다 감성적이기 때문에 장점은 칭찬하고 단점은 껴안고 보완해 주는 것이다. 젊은 세대는 어려서부터 칭찬에 익숙하고 질책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멘토링보다는 마더링 해야 한다. 젊은 세대는 엄마의 애정과 관심 가운데 성장했기 때문에 직장에서도 엄마의 역할을 할 누군가가 필요하다. 선배가 그 역할을 대신해야 한다. 당신은 함께 일하는 후배에게 마더링(Mothering) 하고 있는가, 머더링(Murdering)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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