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열린 포럼에서는 에너지 분야에서 취업이나 창업을 원하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한데 모였다. 이들은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전력 시장에 진입하려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6일 열린 포럼에서는 에너지 분야에서 취업이나 창업을 원하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한데 모였다. 이들은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전력 시장에 진입하려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발맞춰 일자리를 늘리려면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등장할 수 있는 시장 개방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6일 서울시와 원전하나줄이기 실행위원회, 기후변화 청년모임(BigWave)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서울 에너지포럼(7차)을 열고 에너지 전환에 따른 일자리 확대에 대해 청년과 기업가, 정책 입안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포럼에서 발언을 한 청년들은 에너지전환에 따른 시장 변화의 조짐은 있지만 기업에서 일자리를 본격적으로 늘리거나 청년이 직접 창업할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BigWave 운영진 중 한 명으로 기조발표에 나선 임재민 씨는 재생에너지가 일자리 확대를 불러오고 있다는 세계적 추세를 짚으면서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이러한 확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일자리가 1000만명을 넘어섰고 중국은 400만명, 일본은 28만명에 달하지만 2016년 기준으로 한국은 1만 4000여명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재생에너지 관련 기업 수는 2015년과 2017년을 비교할 때 오히려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에너지 분야의 창업을 원하는 청년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신혜원 트랜스포머 이사는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제도를 장벽으로 꼽았다.

신 이사는 “에너지 산업 생태계에서는 한전이 (송·배전을 하는) 독점 구조가 고착돼 있고, 이 밑으로 수직 계열화된 자회사와 협력사가 주도권을 쥐고 있어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 있더라도 신규 사업자가 아이디어만 갖고는 시장에 진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사업자가 전력 시장에 참여하기엔 기존 사업자가 쌓아놓은 장벽이 너무 높아 창업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 청년들이 창업에 도전했다가 실패할 경우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너무 크다는 점도 지적했다. 당장 돈을 벌어야 하는 사회초년생인 이들이 좋은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위험부담을 감수하며 창업을 하기보단 취업 준비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창업 아이디어를 뒷받침할 시스템의 변화가 없다면 창업과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은 요원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재생에너지로 인해 양산되는 일자리가 제조업이나 단기적인 성과를 내는 일자리에 머무른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서울에너지공사 태양광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김보림 컨설턴트는 “기후변화와 에너지전환을 위한 일을 하고 싶다던 또래 청년들도 취업 시기가 되니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기보단 대학원 등으로 진학하거나 일반적인 취업 시장에 뛰어들었다”며 “현재로선 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일자리가 시공이나 제조업 위주, 단기간 성과를 내는 일자리가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생에너지가 확대되면서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하지만 이와 관련한 일자리가 전문성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자리여야 청년들도 이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박재영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정책과장은 젊은이들의 얘기를 듣고 “현재 정부에서 에너지와 관련한 여러 정책을 시행하고 있고, 이 정책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일자리 창출”이라며 “재생에너지 연구 인력부터 설치, 생산·공정, 사후관리까지 다양한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근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정책개발부 과장은 “산업, 고용시장, 교육 등 구조적인 요인으로 인해 실업률이 오르고 있다”며 “새로운 시장, 즉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분야에서 취업기회를 창출하도록 과제를 실현 중”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이 확실히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새 인력을 계속해서 고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보이면서도 함께 역량을 쌓아나가자고 제언했다.

이영미 에코브레인 대표는 “우리와 같은 중소기업에서는 오히려 함께 일할 적정한 인력이 없어 고민하기도 한다”며 “신재생에너지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비즈니스 모델도 활발히 개발되고 있는 만큼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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