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큐셀코리아, 충북 진천 제2공장 스마트팩토리 공개

한화큐셀코리아가 10월 30일 충청북도 진천군 산수산업단지에 위치한 진천공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올해 1분기부터 본격적인 대량 생산을 시작한 한화큐셀코리아 진천2공장의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이 대대적으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축구장 26개가 들어설 수 있는 규모(19만㎡)의 한화큐셀코리아 진천공장은 지난해 제2공장 증축을 하고 올해 1월부터 양산을 본격화했다.

◆고유 마크 통해 문제 있을 땐 언제나 ‘트래킹(tracking) 가능’

공장에선 기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간간이 흰색 작업복을 입고 바쁘게 작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공정의 대부분을 자동화해 인력이 많이 필요치 않은 까닭이다.

한화큐셀코리아 진천공장은 전 세계에서 단일 공장으로는 최대 규모의 태양광 셀(태양전지) 공장이다. 하루에 220만장의 태양광 셀을 생산(3.7GW 규모)하는데, 이는 1년간 50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하는 설비를 갖춘 것과 같다.

셀을 만들기 위한 첫 단계는 180m 두께의 웨이퍼를 검수 기계에 넣고 검사를 시작하는 것이다.

김태환 한화큐셀코리아 셀 생산팀 과장은 “사람이 기계에 웨이퍼들을 집어넣는 것만 하면, 나머지는 기계가 알아서 한다”며 “손이 가는 것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말했다.

웨이퍼를 검수하는 것은 정해진 스펙 내 제품이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웨이퍼의 두께, 사이즈, 전기적 특성 등이 스펙 안에 들어오는지를 확인하고 확인을 마친 셀에는 레이저로 고유의 마킹(TRA.Q)을 한다.

김 과장은 “워낙 많은 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해당 마킹을 통해 몇 번 시설을 통해 공정됐는지, 어떤 특징이 있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며 “후에 NG셀(불량셀)이 생산됐을 경우엔 이 마킹을 확인해 어느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설명대로 검수를 마친 웨이퍼를 들여다보니 반듯하게 잘린 웨이퍼 안에 두 개의 점이 보일 듯 말듯 하게 찍혀 있었다. 컨베이어벨트 옆에는 검수를 통과하지 못한 웨이퍼가 점이 찍히지 않은 채 놓여있었다. 한화큐셀코리아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태양광 셀 전면에 레이저 식별마크인 ‘트라큐(TRA.Q)’를 새기고 있다. 각각의 태양광 셀이 생산된 라인, 생산일자, 생산 시 사용한 자재정보 등을 수집해 빅데이터로 만들고 공정 최적화에 활용하는 것이다.

한화큐셀코리아 진천제2공장의 셀 생산라인 자동화물류 시스템.(사진제공:한화큐셀코리아)
한화큐셀코리아 진천제2공장의 셀 생산라인 자동화물류 시스템.(사진제공:한화큐셀코리아)

이후 반듯이 잘려 있는 웨이퍼를 클리닝해주면서 요철을 주는 작업을 한다. 표면을 에칭처리해 빛 반사를 쉽게 하지 않고 흡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이다. 이 과정이 끝나면 N층 확산 공정을 통해 열처리를 해준 후 N층 접합분리, 산화막 제거 공정을 거쳐 셀 후면에 RP막을 형성하는 공정을 거친다.

셀 전면에는 반사 방지막을 형성해 셀이 빛을 최대한 많이 받아들이도록 한 후 전극 형성을 위한 공정을 거치면 셀이 완성된다.

◆ 박막 입히는 정교한 작업부터 셀 분류까지 ‘자동화’

완성된 셀들은 효율이 제대로 나오는지를 다시 검사받는다. 이후 비슷한 효율을 내는 셀끼리 분류된다. 이 과정도 전부 기계의 손을 거친다. 김 과장은 “60개의 셀을 모아 모듈을 형성했을 때 효율이 가장 낮은 셀이 모듈 전체의 효율을 결정한다”며 “이 때문에 효율이 근사치에 있는 것들을 모아 분류해야 최상의 모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60개의 셀 중 59개가 22%의 효율을 내더라도 나머지 하나의 효율이 21%라면 모듈 자체는 21%의 효율을 내게 된다는 것이다. 전극 형성이 된 셀들의 효율이 다른 이유는 웨이퍼별로 효율이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어서다.

진천2공장에 있는 셀 생산 시설에는 230여대의 기계가 있지만 4조 4교대로 일하는 작업자는 40명뿐이었다. 김 과장은 “가끔 웨이퍼가 너무 얇아 깨지거나 전체 점검, 부품 이동 등의 문제가 있을 때만 사람의 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화큐셀코리아는 진천공장에 태양광 셀(전지)의 원재료인 웨이퍼 입고부터 모듈 출하까지 전 공정이 자동화된 제조실행시스템(MES: 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 기반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했다. MES는 작업 환경의 실시간 모니터링 뿐만 아니라 제어, 물류 및 작업내역 추적 관리, 상태파악, 불량관리 등에 초점을 맞춘 현장 시스템을 말한다. 최근에는 손목에 착용하는 웨어러블(Wearable) 장비를 도입해 공장 근무자들이 해당 장비를 통해 알람을 실시간으로 받아 장애가 생긴 설비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한화큐셀코리아가 최근 도입한 웨어러블 장비. (사진제공:한화큐셀코리아)
한화큐셀코리아가 최근 도입한 웨어러블 장비. (사진제공:한화큐셀코리아)

이에 대해 홍정권 한화큐셀코리아 모듈사업부장 상무는 “진천공장의 스마트 팩토리는 공정 및 장비에 대한 시스템 개선을 통해 인력 최적화, 기회비용 손실 최소화, 생산효율화를 달성하는 것이 주목적”이라며 “빅데이터 활용과 자동화를 통해 보다 정교한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하고 고객들에게 최고의 제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그룹 전체 태양광 셀 및 모듈 생산규모는 각각 8.0GW 규모다. 2018년 기준으로 셀 생산규모 세계 1위에 달하는 수준이다. 한화큐셀은 말레이시아 사이버자야에 1.8GW의 셀과 모듈 공장, 중국 치둥에 2.5GW의 셀 및 모듈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8.0GW는 연간 120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기량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 규모다.

최근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은 중국의 보조금 축소 정책과 미국 세이프가드 발동 등으로 인해 얼어붙는 모양새지만, 한화그룹은 계속해서 태양광 사업에 경주할 예정이다. 윤주 한화큐셀 글로벌 영업기획 및 전략 담당 상무는 “올해는 글로벌 정세로 인해 (태양광 시장이) 예상했던 104GW의 규모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지만, 이 고비를 지나고 나면 수요와 공급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2020년까지는 2차 구조조정 시기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어려운 상황이 예상되지만, 이 기간을 통해 한계 기업들이 정리되면서 원가 경쟁력과 기술 경쟁력을 가진 회사만이 살아남아 승자독식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윤주 한화큐셀 글로벌 영업기획 및 전략 담당 상무가  지난 10월 30일 열린 한화큐셀 미디어 투어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한화큐셀코리아)
윤주 한화큐셀 글로벌 영업기획 및 전략 담당 상무가 지난 10월 30일 열린 한화큐셀 미디어 투어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한화큐셀코리아)

이날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류성주 한화큐셀코리아 대표이사 역시 “대한민국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3020 목표 설정에 따라 국내에서도 태양광 사업에 대한 관심이 증진되는 만큼 앞으로 태양광 산업과 한화큐셀에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화그룹 태양광 사업은…한화는 최근 계열사 합병을 통한 경영효율화를 추구하고 있다. 지난 9월 11일 한화케미칼은 한화큐셀코리아와 한화첨단소재와의 합병을 발표했다. 합병절차는 1일 마무리됐다. 새로 탄생한 합병법인명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됐다.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의 출범을 계기로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은 지분구조를 단순화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보다 능동적인 대처가 가능하게 됐다. 또한 첨단소재의 글로벌 판매 네트워크와 연구개발 역량을 태양광 사업에 적용, 향후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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