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태양광 모듈 시장 출혈경쟁 지속세... 한화 그룹 태양광 기업 모기업 흡수 합병 진행, 1위 굳히기 나서나

한화 그룹이 태양광 사업 계열사 정비에 나서면서 태양광 산업의 불황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화케미칼은 16일 한화솔라홀딩스와 한화큐셀 간 합병을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이 합병이 성사되면 한화큐셀은 미국 증권거래소(나스닥)에서 상장 폐지된다. 한화케미칼 측은 합병 사유로 “상장 유지 비용 증가와 업무 비효율성 등으로 인해 상장유지 필요성이 감소했고, 태양광 사업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한화솔라홀딩스는 한화케미칼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다. 따라서 한화큐셀의 지분을 94% 갖고 있는 한화솔라홀딩스가 남은 6%의 지분을 매입할 경우 한화큐셀은 한화케미칼의 손자회사가 된다. 태양전지(셀) 생산과 모듈 판매를 하는 한화큐셀코리아 역시 한화첨단소재가 흡수 합병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화첨단소재도 한화케미칼의 100% 자회사라는 점을 고려할 때 한화큐셀코리아는 한화큐셀과 함께 한화케미칼의 진두지휘 아래 있게 된다.

이처럼 태양광 모듈 제조 기업들의 컨트롤 타워가 중앙으로 일원화되면서 한화 그룹이 관련 사업에 더 매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화큐셀의 연간 생산 능력은 셀·모듈 각각 8GW로, 중국 기업들의 강세 속에서도 전 세계 1위 생산 규모를 지키고 있다.

한화큐셀의 나스닥 상장폐지와 합병 건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다. 지난 8월 한화케미칼은 나스닥 상장사인 한화큐셀이 모회사인 한화솔라홀딩스에서 합병을 위한 의향서를 수령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결정은 최근 중국의 태양광 시장 축소,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구조적인 (태양광 모듈의) 공급과잉과 출혈경쟁이 심해지면서 기업 운영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합병이라는 결정을 내린 것 아니겠냐”며 “(한화큐셀의) 상장폐지 여부 자체가 중요하다기보다 한화가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시스템 정비에 나선 것이 유의미하다”고 말했다. 트리나 솔라, JA솔라, 캐나다 솔라 등 동종 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한 결정 아니겠냐는 얘기다.

올해 들어 세계 태양광 시장은 얼어붙고 있다. 올해 1월 미국 트럼프 정부가 셀과 모듈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를 시행한 데다 중국이 지원 정책을 축소하면서 중국 기업들의 ‘밀어내기 출하’가 이어져 제품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정우식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은 “동남아와 중미, 중동, 유럽 등지에서 태양광 수요가 늘어나면서 미국·중국 시장 축소 영향을 조금이나마 보완할 수 있게 됐지만,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시장이 20~25GW 규모가량 줄어든 것의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유럽과 중미 등 새로운 시장 진출과 함께 미국 내 공장을 신설하는 등 세이프가드 조치의 영향을 덜기 위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한화큐셀은 지난 5월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모듈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LG전자 역시 미국 앨라배마에 태양광 모듈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모회사와의 합병에 대해 “한화큐셀이나 한화큐셀코리아의 모회사 합병 여부는 이전부터 논의됐던 사항이라 직원들의 동요가 크지 않다”며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태양광 사업에 주력한다는 그룹의 계획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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