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들어 8만원대로 떨어져
‘거래시장 투명화 필요’ 주장도

현물시장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가격이 계속해 내려가고 있다. 지난해 1REC당 월평균 16만원 선까지 호가했던 REC 가격이 지난 10월 첫 주에는 8만원대로 떨어졌다.

이를 두고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떨어지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의견과 너무 빠른 시일 내로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REC 가격은 지난해부터 완만하지만 꾸준한 기세로 떨어지고 있다. 2016년 10월 월평균 16만 9757원을 정점으로 상한가를 찍은 뒤 가격이 점차 낮아졌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10만원 선을 상회하던 REC 가격이 8월에 들어서서는 9만원 선으로, 지난 10월 첫 주엔 8만3500원의 종가를 기록하자 업계는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태양광 발전소 운영자는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 발전단가가 떨어진 것에 비하면 한국은 오히려 높은 발전단가를 기록하고 있지 않냐”며 “앞으로 대형발전 사업들이 유치되면 REC 현물시장 가격은 더 떨어질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대기업 신재생에너지 담당자는 “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떨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겠지만 지금 현물시장에서의 REC 가격 하락은 정확히 어떤 요인에 의한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다”며 “단순히 신재생에너지 기술발전 등으로 단가가 하락한다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그리드 패러티 달성 등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떨어지고 있지만 현재 한국에서의 재생에너지 설비 설치 조건을 놓고 볼 때 REC 가격 하락이 당연한 수순인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의 태양광·풍력 발전 비용은 해외와 비교할 때 높은 수준이다. 부지 비용부터 입지 규제문제, 주민 민원 갈등으로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단순히 재생에너지 기술 발달이나 인건비 하락 등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추정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렇기에 REC 거래 시장의 투명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재로서는 누가, 얼마만큼의 REC를 사들이는지, 매입된 REC의 에너지원이 무엇인지 공개되지 않는다. 관장하는 에너지원에 따른 사업자 간 불평등 문제가 제기되는 이유다. 가령 소규모 태양광 사업자의 경우 현물시장에서 REC 가격이 계속해 떨어지더라도 한정된 정보를 갖고 거래할 수밖에 없다.

홍기웅 전국태양광발전협회 회장은 “해외에선 이미 그리드 패러티가 달성되는 등 우리나라에서도 장기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점차 낮아질 것은 명백하지만, 현재 현물시장에서 REC가 낮아지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평균가가 12만 3000원 선이었는데, 현재는 8만원대로 30% 이상 낮아진 것”이라며 “어떤 에너지원이 얼마만큼, 누구와 거래됐는지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소규모 태양광 발전업자와 같은 영세 사업자들은 추측에 의해서만 거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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