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시장 개편돼야 재생에너지 확대. 에너지신산업 성장 가능해"
제14회 서울국제전력시장 컨퍼런스 성료
세계 에너지 정책 흐름과 신산업 키워드는 '재생에너지'.. 핵심은 규제개선
작성 : 2018년 09월 08일(토) 12:29
게시 : 2018년 09월 11일(화)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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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서울국제전력시장 컨퍼런스에서 에너지정책과 에너지신산업에 대해 발표한 전문가들이 토의를 하고 있다.

에너지전환 정책을 두고 전력시장의 과제를 논의하는 장이 열렸다. 전력거래소는 7일 서울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호텔에서 제14회 서울국제전력시장 컨퍼런스(The 14th Seoul International Conference on the Electricity Market)를 열고 ‘에너지전환 정책과 전력시장’을 주제로 에너지정책과 신산업, 전력 시장 대응에 대해 논의했다.

조영탁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개최사에서 “4차 산업혁명의 도래, 친환경 에너지 정책의 확대 등으로 이번 SICEM 주제는 ‘에너지전환 정책과 전력시장’으로 정했다”며 “이번 컨퍼런스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가운데서 전력시장의 정책, 제도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폭넓게 논의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세계 각국의 에너지 관련 전문가들이 에너지정책과 신산업, 전력시장에 대해 발표, 토의했다.


◆ 독일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배터리 시장의 부흥

독일 무역투자청 스마트그리드·에너지저장분야의 하이코 스타우비츠(Heiko Staubitz) 차장은 독일에서 추진하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현황과 배터리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설명했다.

하이코 스타우비츠 차장은 재생에너지 보급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요금 부담 역시 재생에너지 발전단가 하락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일은 2020년까지의 목표인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30%를 이미 지난해 36%로 달성했다”며 “현재 정부의 목표는 2030년까지는 50%, 2050년까지는 80%까지 비중을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요금에 대해서는 “풍력과 태양에너지, 바이오매스 등 재생에너지 비용을 부담하기 위해 발전차액지원금지원제(FIT) 명목으로 부과금을 납부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kWh당 6센트대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기술력 증진 등으로 하락, 향후 10년간 신재생에너지 가격은 계속해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 부담할 재생에너지 부담금도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은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의 경우 입찰 시스템을 적용해 보급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하이코 스타우비츠 차장은 “육지, 해상, 태양에너지의 경우 750kW 규모 이상 일 때, 바이오매스는 150kW 규모 이상 설비의 경우 입찰에 참여하게 한다”며 “이 때문에 일부 대형 유틸리티 회사는 보조금을 받지 않더라도 전력판매를 하겠다고 나서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 등이 경쟁을 통해 최적의 가격으로 건설되고 있다는 것이다.

배터리가 전력시장을 제어하는 장치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는 “독일에서는 개인 태양광 연계 배터리와 대용량의 전력계통연계용 배터리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며 “현재 독일 내 옥상 태양광 장치에 설치된 배터리는 전체 비중의 3.7%에 불과하지만, 2030년까지 80%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 시스템이 맞이할 가장 큰 시장은 자동차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12만대의 전기차가 독일 내에서 운행 중인데, 계획상으로는 전기차 보급을 더 확대해 당장 2020년까지는 100만대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다.

그는 “2020년까지 100만대 달성은 당장은 힘든 목표일지 몰라도 전기차 보급은 확대될 것이며 독일 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자동차 시장이 배터리 시스템의 가장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 한국, 전력시장 규제 없애야 재생에너지 확대 가능

블룸버그(Bloomberg)의 알리 이자디(Ali Izadi) 일본지사장은 세계 재생에너지 시장의 흐름과 한국 전력시장의 도전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재생에너지 확대의 흐름은 이어지고 있으며 한국 역시 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선 전력시장의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금융위기를 겪은 2007~2008년 다소 주춤했던 것을 제외하면 계속해서 투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알리 이자디 지사장은 “2011년부터는 3억달러 정도의 투자 규모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며 “다소 투자가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유럽의 신재생에너지 보조금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며 투자비용 대비 신재생에너지 신규설비의 용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 기술력의 발전으로 같은 투자비용을 놓고 훨씬 증가한 규모의 재생에너지설비가 설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태양광 전지의 경우 현재 1975년과 비교할 때 비용은 99%가량 감소했다. 풍력 터빈 역시 1987년과 비교할 때 70% 수준으로 가격이 내려갔다.

알리 이자디 지사장은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은 아직 새로운 시장으로, 2010년께부터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격은 계속 내려갈 것이라 본다”며 “리튬이온 배터리를 비롯해 배터리의 종류가 더 다양해 질 수 있겠지만 2025년까지는 대표적인 배터리로 자리매김해 ESS의 가격도 낮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알리 이자디 지사장 역시 이에 따라 전기차 시장의 확대를 내다봤다. 현재는 전세계 차량의 1% 이하가 전기차지만, 2050년께에는 3분의 1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에 대비하기 위해선 충전과 관련된 체계를 만들고,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전기차 충전을 어떻게 할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전력시장에 대해선 “현재 전력 시장의 규제가 유지되는 한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은 다소 도전적으로 보인다”며 “이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규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발표 이후 이어진 패널 토의에서도 현 규제를 유지하면서 기존 시장 참여자를 보호하려다가는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알리 이자디 지사장은 “새로운 분산 기술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참여자도 시장에 들어오려 하는데, 이를 무시하고 규제를 통해 기존 참여자를 보호하려 한다면 이후 치러야 할 비용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른 정부의 과제는 기존 참여자와 신규 참여자의 갈등을 줄이는 것이라는 해법도 덧붙였다. 그는 “기존 참여자와 신규 참여자의 갈등을 어떻게 다룰지가 정부의 역할”이라며 “규제와 규칙이 양측에 공평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독일의 경우 원자력 산업 유틸리티사들이 천천히 시장에서 퇴장할 수 있도록 부담을 보상해줬다는 것이다.

그는 “전력시장 개편은 한국의 도전과제일 것”이라며 “한국의 이동통신사를 생각하면 대표적인 3개사가 고객을 점유하기 위해 경쟁하면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냐”며 “현재 한국 전력시장은 자동차에 빗대 말하자면 한국에 있는 모든 고속도로를 한전이 소유하고, 소비자들은 한전이 만든 자동차만 이용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이 유일한 시장 참여자로 판매를 독점하는 것을 타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발표에 나선 이유수 본부장 역시 전력시장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에너지 신사업 먹거리와 서비스가 제공되기 위해선 시장의 개편을 통해 전력시장을 합리화하고 요금 구조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를 빼놓고 세계 어느 나라도 현물시장에서 100% 전력거래를 하도록 한 곳이 없다”며 “발전 경쟁 시장이라 돼 있지만 시장 기능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가격에 따라 자원이 배분되고 이에 따라 인센티브 등이 나눠지는데 한국 전력시장엔 이러한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전력요금에 원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판매가 독점돼 있어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사업모델이 들어오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판매 부문 등에서 한전의 독점을 완화하고 경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상태에서는 모든 사업모델과 참여자들의 행위가 시장 탓에 왜곡돼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나 공기업이 사업모델을 억지로 만들지 않아도 다양한 참여자들이 수익을 낼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시장은 발달하게 돼 있다”며 “공정한 룰을 만들고 시장을 시장답게 만들어주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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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yj@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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