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외환위기 발생 21년 만에 100배 늘어
외화자산 운용수익 대폭 증가 원인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사상 처음으로 4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4일 발표한 ‘2018년 6월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003억달러로 1개월 전(3989억8000만 달러)보다 13억2000만 달러 증가했다.

40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발생한지 21년 만에 100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39억 달러까지 추락했던 외환보유액은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에 힘입어 꾸준히 증가했다.

그 결과 지난 2001년 9월 1000억 달러를 넘어선 뒤 2005년 2월 2000억달러, 2011년 4월 3000억달러를 돌파했고, 그로부터 7년 2개월 만인 지난달 4000억 달러대에 진입했다.

최근 외환보유액의 증가는 달러화 강세로 기타통화표시 자산에 대한 달러화 환산액이 줄어들었음에도 외화자산 운용수익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세부항목별로는 국채와 정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MBS) 등 유가증권이 3678억1000만 달러로 15억6000만 달러 증가했다.

해외 중앙은행이나 글로벌 은행에 맡겨놓은 현금성 자산인 예치금은 224억2000만 달러로 전월대비 5억 달러 감소했다.

국제통화기금(IMF) SDR(특별인출권)은 8000만 달러 줄었다.

IMF포지션은 3억3000만 달러 늘었고, 금은 47억9000만 달러로 전월과 같았다. 주요국 보유액과 비교하면 5월말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 스위스, 사우디아라비아, 대만, 러시아, 홍콩, 인도에 이어 9위 수준이다.

외환보유액이 400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외환시장의 안전판이 강화되고, 대외 건전성이 좋아지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중앙은행이나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대외지급 준비자산으로, 긴급 시 우리 경제의 방어막 역할을 하고, 대외 신인도를 높이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기재부는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양적으로 크게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경제지표와 비교할 때 질적으로도 안정성이 크게 향상됐다”고 밝혔다.

기재부 등에 따르면 단기적인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1997년 286.1%에서 2008년 74%, 올 3월말 기준 30.4%로 크게 개선됐다.

외환보유액 규모는 적정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외환보유액이 부족해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많을 경우 통화안정증권 발행 등 유지비용이 늘어 부담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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