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 변호사의 금요아침) 황혼이혼과 졸혼
작성 : 2021년 08월 04일(수) 08:17
게시 : 2021년 08월 05일(목)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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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황혼이혼은 늘어나는 추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혼인 이혼 통계를 보면 작년 한 해 혼인건수와 이혼건수 모두 감소였는데 황혼이혼의 이혼 건수만 늘었다. 혼인 기간 20년 이상 이혼이 전체 이혼 건수의 37.2%, 혼인 기간 30년 이상 이혼이 전체 이혼 건수의 15.6%를 차지해 황혼이혼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이혼의 5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관대해 지고, 평균 수명이 늘어나 자녀들을 다 키운 후에도 살아갈 날이 많아졌기에 남은 인생이라도 좀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 이혼을 택하는 부부가 많아진 것이다.



황혼이혼은 이처럼 자녀들이 성년에 이르거나 독립을 한 후에 이혼을 하는 것이기에 자녀에 대한 친권, 양육권은 문제가 되지 않고 위자료나 재산분할 문제가 중요 쟁점이 된다. 위자료는 혼인파탄의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정신적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으로 보통 1000만 원~3000만 원 정도 인정되므로 위자료 액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재산분할은 혼인기간 동안 형성된 부부 공동의 재산을 기여도에 따라 나누는 것으로 이는 혼인파탄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와는 상관이 없다. 재산분할의 대상에는 부동산과 예금, 적금, 주식, 보험 등의 금융재산은 물론 퇴직금과 연금도 포함된다. 황혼이혼의 경우 혼인기간이 길기 때문에 전업주부인 경우에도 기여도가 40~50%까지 인정되는 경우도 많으므로 가사와 육아만 하였다고 하여 재산분할을 받지 못할까봐 염려할 필요는 없다. 황혼이혼은 혼인기간 동안 축적된 재산이 비교적 많으므로 자신이 모르는 상대방의 재산은 없는지 재산 조회를 통해 꼼꼼히 챙겨야 한다. 특히, 국민연금이나 공무원 연금 같은 경우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인 경우 이혼 시 상대방에게 분할 청구권이 생겨 따로 합의나 조정을 하지 않는 경우 법이 정하는 방법과 비율에 따라 연금공단에 직접 분할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만약 이러한 연금을 법에서 정하는 외의 방법이나 비율로 분할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따로 합의를 해야 하므로 주의를 해야 한다.



이러한 법적인 혼인의 해소에 부담을 느끼는 분들은 이른바 졸혼을 하는 경우도 많다. 졸혼은 법적인 혼인 관계는 그대로 둔 채 서로 별거하며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졸혼은 법적으로 인정된 제도가 아니라 사실상 별거에 불과하기 때문에 졸혼을 하기로 하면서 재산분할까지 마쳤다면 문제될 것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고 재산 대부분을 일방의 명의로 둔 채 생활비만 받기로 하는 등으로 합의를 한 경우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시에도 마땅한 강제 수단이 없고, 별거 기간 동안 일방이 상의 없이 재산을 처분하면 추후 오랜 별거 후 이혼을 하게 될 때 재산분할상의 불이익을 받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두고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이혼 시 재산분할로 명의를 이전하는 경우 증여세의 부담 없이 취득세와 등록세만 부담하면 되나 혼인관계를 그대로 둔 채 재산 명의를 이전하는 경우 법률상 부부이기 때문에 6억원 범위 내에서만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으므로 세금 문제도 꼼꼼히 따져 보는 것이 좋겠다.



필자가 그 동안 수행한 사건 중 황혼이혼의 경우는 거의 부인측 대리로 이혼 청구를 한 경우가 많았는데 긴 혼인기간 동안 외도, 가부장적인 태도, 폭언, 무시, 가정에 대한 소홀 등으로 고통 받아 온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소장을 받은 남편은 많은 경우 평생을 참아줄 줄 알았던 부인의 예상치 못한 반격에 당황하며 이혼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오랜 기간 참아온 부인의 마음의 문은 굳게 닫혀서 남편의 그 어떤 말도 신뢰하지 못하고 결국 이혼에 이르게 되는데 한편으로 보면 한 평생 가정을 부양하느라 열심히 일을 하여 자식들 다 번듯하게 키워놓고 은퇴 이후 버림받는 꼴이 되어버린 힘 빠진 남편들을 보노라면 젊었을 때 조금만 잘하면서 사시지 하는 마음에 짠한 경우도 있었다.



아무리 100세 시대에 재혼 중매 시장이 호황이라는 말까지 있다 해도, 재혼도 쉽지 않은 문제다. 좋은 사람을 만나기도 어렵고 서로의 전혼에서의 자녀들 문제, 재혼 후 사망 시 상속 문제 등까지 고려하면 결혼 보다 훨씬 어려운 것이 재혼이고 그래서 이혼 이후 또 재혼, 삼혼 하고도 실패하는 사람도 생각보다 정말 많다.



치열했던 3·40대를 함께 보낸 동지와 노년에도 서로 가려운 등을 긁어주고 아플 때 챙겨주며 함께 늙어가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아니게 됐다. 꾸준한 노력으로 사랑을 가꾸자.



프로필

▲이화여자대학교 법학과 학사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사 ▲현 변호사김지현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이혼, 가사법 전문 변호사 ▲한국가족법학회 정회원 ▲전 법무법인 선한 ▲전 법무법인 신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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