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구 교수의 금요아침) 리더는 불안할수록 나빠지지 않는 연습을 해야 한다
작성 : 2021년 05월 18일(화) 16:22
게시 : 2021년 05월 20일(목)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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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지 않은 리더가 있을까? 열심히 살아왔지만 언제까지 조직에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임원 승진자의 나이가 점차 낮아지고 있고 ‘연상부하 연하상사’ 상황은 이미 흔한 일이다. 급변하는 경영환경 하에서 신속하고 신선한 정보와 지식의 순환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리더들이 쌓아온 경력은 해묵은 경험으로 치부되고 단기 성과는 목숨부지의 유일한 밑천이 되었다. 사람이 기계도 아닌데 평생을 성과만 낼 수는 없지 않은가. 답답하지 않은 리더가 있다면 그는 이미 많은 것을 내려 놓았기 때문일 것이다.

리더가 불안감을 견디는 것도 한계가 있다. 리더에게 출구가 필요하다. 많은 리더들이 자신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자기방어기제 수단을 찾는다. 어떤 사람은 술에 의존하거나 다른 자극적인 흥미거리에 은밀하게 집착한다. 가정에서 안락한 위안을 받지 못한 지 이미 오래되었고 별다른 대안이 없다.

이렇게 리더가 홀로 자신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정상적인 해법을 찾지못하고 엉뚱한 시도를 꾀하다 보면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

특히 불안한 리더가 조직에서 조심해야 할 것은 나빠지지 않는 것이다. 과거에 정상적인 판단력과 감성을 갖고 있던 리더라 할지라도 자신의 자리가 위협을 받거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고용불안이 밀려오면 누구나 정신적인 중압감을 갖게 되고 그 중압감은 타인에 대한 공격성으로 전위될 가능성이 크다. 그것도 자기보다 상대적으로 약자인 부하직원에게 불만을 갑자기 거칠게 표현하거나 자기의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가 발행할 수 있다. 자신이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나빠진 것이다. 오랫동안 쌓아온 품격과 자존심을 구차한 생존욕구에 팔아버린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불안감 때문에 나빠진 리더의 고약한 갑질을 얌전히 당하고 있을 부하는 없다는 것이다. 이유 없이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불공정한 편애와 비합리적인 화풀이성 문책에 대해 나름의 방식으로 저항할 것이다. 그것도 강력하고 집단적인 저항에 불안한 리더의 나빠진 리더십은 그렇게 또 다른 시련에 직면하게 된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저항의 반응은 바로 침묵이다. 얄미운 리더와 대화하고 싶은 부하는 별로 없다. 그러면 부하로부터 얻어야 할 정보는 단절되고 단절된 정보는 리더의 의사결정을 위험하게 만들고 그 책임은 고스란히 리더가 져야 한다. 누가 손해일까?

미국 와튼 스쿨 애덤 그랜트 교수는 그의 저서 ‘오리지널스’에서 가까운 사람의 무례함이 더 큰 분노를 자아낸다고 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조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어쩌면 내 부하는 내 편이 아닐 수 있다. 부하는 리더의 화풀이 대상이 아니고 불안감을 일시적으로 회피하기 위한 대상도 아니다. 리더는 불안할수록 부하직원들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들을 믿고 그들의 협조를 진정성을 갖고 구해야 한다. 누구나 내편이 되어주어야 하고 그 내편이 곁에 있어야 불안감은 다소 해결되기 때문이다.

만약 리더가 부하를 의심하고 있다면 이미 부하는 리더를 의심하고 있었던 것이다. 부하는 바보가 아니다.

리더의 불안감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그로 인해 나빠지는 것은 더 큰 불안과 불행을 동시에 초래하는 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불안할수록 가까운 사람을 잘 살피고 그들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것이 덜 불안한 조직생활을 할 수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어렵기는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더 힘들어진다.

결국 상황이 어렵고 불안감을 엄습해올수록 리더는 가장 먼저 나빠지지 않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제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리더십과 HR전공)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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