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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에너지 천국 제주를 가다_“신재생E 초과발전 불가피…계절・시간별 요금제 도입해야”
신재생E 발전율 10% ↑ 초과발전 ‘불가피’
출력제한에 따른 보상제도 마련 or 수요 증가시키거나 전기 저장방식 고려돼야
정재원 기자    작성 : 2021년 05월 13일(목) 14:33    게시 : 2021년 05월 14일(금) 14:13
제주테크노파크 전기차배터리산업화센터에 모여 있는 전기차 폐배터리.
[전기신문 정재원 기자] 제주도는 CFI(Carbon-Free Island)를 꿈꾸고 있다. 정책목표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4085MW를 보급해 도내전력수요를 100% 대응하고 친환경 전기차로 도내 운행차량을 대체하겠다는 계획 등을 세웠다. 또 에너지 수요관리 고도화로 고효율 저소비, 에너지 융·복합 신산업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 어떤 곳보다 앞서나간 신재생에너지 정책 덕에 제주도는 ‘신재생에너지천국’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적극적인 신재생에너지 정책 덕에 2009년 3%에 불과했던 제주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은 2020년 16.2%까지 상승했다. 게다가 이미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가 계속 늘어 올해 비중은 18%로 예상된다.

신재생에너지의 급격한 증가로 ‘2050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이라는 국가적 목표에 가까이 가는 것 같지만, 업계의 걱정은 늘고 있다. 적절한 수요관리 조절 없이 공급에만 치중해 출력제한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특히 풍력발전사업자들의 불만이 넘치는 상황이다. 출력제한 상황에서 풍력발전설비가 우선 꺼지기 때문이다. 전력거래소는 출력제한이 필요할 경우 연료비가 높은 순서대로 급전 지시를 내려 대응한다. 따라서 신재생에너지설비가 우선 출력제한이 된다. 하지만 과거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설비들의 경우 대부분 출력제어 설비가 없다 보니 풍력 발전시설들이 우선적으로 꺼지고 손실을 떠안고 있다. 이에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근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제도를 통한 방안 등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력거래소는 출력제한 규정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은 설치 시기나 용량에 관계없이 풍력발전사업자가 돌아가며 발전량을 N분의 1으로 나눠 출력 제한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 7월부터는 태양광발전도 출력제한대상에 들어가기에 새로운 출력제한 규정이 필요하다. 태양광의 기술력 향상으로 인해, 후발사업자에게 유리한 구조가 되기 때문이다.



◆초과발전 어쩔 수 없어... 소비자 사용패턴 바꿔야
김영환 전력거래소 제주본부장이 제주계통 실시간 종합 수급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같은 출력제한 문제를 해결할 최선의 방안은 무엇일까. 김영환 전력거래소 제주본부장은 “신재생에너지가 발전율 10% 이상을 차지하면 어떤 나라든 초과발전이 일어나는 건 불가피하다”며 “출력제한 시 보상제도를 설립하거나 수요를 증가시키는 것, 또는 전기를 저장하게 하는 방식으로 시장제도가 구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계시별 요금제 도입을 시작으로, 한전의 요금제 개편은 물론 전력시장 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계시별 요금제란 가정에서 계절과 시간에 따라 요금을 달리 정산하는 것이다. 정부는 시간대별 전기사용을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미터기(AMI) 보급률이 99% 이상인 제주도에서 올해 7월부터 시범 시행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적용지역을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채 2개월이 남지 않은 지금, 계시별 요금제 시행은 감감무소식이다.

현재 대기 중인 제주도 신재생에너지는 풍력발전은 30만kw, 대단지 태양광은 20만kw으로 소규모 태양광까지 합하면 이는 훨씬 늘어난다. 따라서 문제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시장제도를 변화시켜 소비자의 사용패턴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 김 본부장의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급격한 태양광발전 증가로 문제가 생긴 만큼, 과거와 같은 피크 중심이 아닌 신재생에너지를 반영한 수요곡선의 계시별 요금제를 만들어야한다”고 전했다. 제주도는 다른 지역과 달리 산업용 부하가 낮고 관광 부하가 많아 피크시간대가 저녁 7~9시인데, 이 특성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한전이 전국 단일 요금제를 적용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당장 시행할 수 없다면, 제주라도 적용시간을 달리해 피크시간 중심의 계시별 요금제를 신재생 발전량 중심 계시별 요금제로 운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결국 계시별요금제 시작을 필두로 실시간 시장으로의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김 본부장은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지금까지 시행되던 CBP(Cost Based Pool, 비용기반전력시장)시장은 하루 전에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신재생 발전량에 반응해 줄 수요반응을 만들어낼 수가 없다”며 “제주도는 해양성 기후라 기후변화도 심하고 곳곳에 날씨가 다 달라 하루 전에 날씨를 맞히기 어려워 적합하지 않다”고 전했다.

또 김 본부장은 “사실 공급과 계통운영 단계에서 권고사항은 이미 다 지켜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이제는 요금제 변경을 통해 한국형 가상발전소(VPP)까지 나오게 해야 출력제한을 해결하고 섹터 커플링(인프라와 저장 가능한 에너지를 이용해 발전, 난방, 수송 부문을 연결하는 시스템)과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다”고 전했다.



◆“폐배터리 이용한 ESS가 답”

출력제한의 또 다른 해결방안으로는 ESS가 꼽히고 있다. 제주테크노파크 전기차배터리산업화센터에서는 최근 자동차 폐배터리를 활용한 ESS를 해결방안으로 구상하고 있다. 제주도의 경우 2011년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전기차 폐배터리가 회수되고 있고 가격은 기존 ESS에 비해 20%밖에 되지 않아 경제성이 좋다. 따라서 전기차배터리산업화센터에선 폐배터리를 분해 후 모듈 단위로 성능을 평가하고 A등급은 신재생에너지연계형 ESS, B등급은 스쿠터나 농업용운반차량에 쓰이는 소형원동기 등으로 분류 중이다. 현재 실증사업 후 제품까지 나왔기에, 국가기술표준원의 관련 기준 마련을 기다리고 있다.

ESS 활용이 시작된다면 출력제한 해결에 상당량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훈 제주테크노파크 에너지융합센터 팀장은 “현재 그린뉴딜사업으로 농축수산분야, 양식장 등 1차 산업과 연계한 ESS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축산, 양식 산업이 발달해 있다. 과거 정전이 잦던 시절, 축산분뇨처리장과 양식장에게 정전은 가장 큰 적이었다. 정전이 나면 축산분뇨처리장은 온 동네에 악취를 풍겼고, 양식장 물고기는 죽어나갔다. 하지만 ESS를 사용한다면 비상발전용도 가능하기 때문에 정전 위협도 사라진다는 것이 이 팀장의 설명이다. 따라서 현재 센터는 6월 중 농장 궤도운반차량ESS 실증을 준비하고 있다.

마을 공동 ESS를 설치하는 방안도 있다. 제주도의 경우 주택이 많고 집마다 태양광이 깔려 그 비율은 70%에 육박한다. 이곳에 가정용ESS와 마을 공동ESS를 설치해 ‘에너지조합은행’을 만들고 주변 식당, 소규모 냉장시설, 1차 산업 저장창고 등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전기사업법상, 전기를 ESS에 담아 판매할 수 없다. 이 팀장은 “전기사업법이 개정된다면, 마을 단위 소규모 마이크로그리드가 구축됨으로써 VPP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제주도 문제를 제주도민이 해결하는 것이라 정부의 분산에너지 정책과도 적합하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김영환 본부장 또한 ESS를 대안 중 하나로 내놓았다. 김 본부장은 “광역정전에 대응하려면 유연성 자원 확보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발전기와 ESS를 연계하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며 “송변전선로가 아닌 발전기에 ESS를 붙여 속응성을 담당하게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플러스DR과 전기차 충전 방안 주목…제2연계선은 내년 하반기 시작

이외에도 제주도 출력제한을 해결할 몇 가지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플러스DR과 이를 활용한 전기차 충전이 대표적이다. 플러스DR이란, 잉여전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에 전력을 사용하는 제도로 지난 3월 제주도에서 시작돼 벌써 8회 이상 발령됐다.

플러스DR을 활용한 전기차 충전 방식도 있다. 수요를 늘리기 위한 시간대에 전기차를 충전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다. 제주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전기차 비율이 높은데, 낮에 충전을 많이 하는 렌터카 비율도 높아 출력제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난 4월 30일엔 플러스DR 전기차 충전이 처음으로 시행되기도 했다.

다만 경제성 문제는 해결해야 할 방안으로 꼽힌다. 손상훈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기존 충전기의 하드웨어를 바꿔야 한다면 오히려 비용이 더 들 수 있다”며 “이렇게 된다면 경제성이 떨어져 제도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현재 제2연계선을 통해 남는 전기를 육지로 역송하는 방법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 셋팅, 시운전, 운영방안 설정 등 상당한 준비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방법 또한 내년 하반기쯤 시작될 전망이다.


정재원 기자 one@electimes.com        정재원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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