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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사용후 배터리 산업, 수요 시장부터 키워야"
ESS 침체가 사용후 배터리에 악재...활성화 대책 필요
품질기준시스템 요원...체계 수립·대기업 투자 늘려야
오철 기자    작성 : 2021년 04월 19일(월) 12:01    게시 : 2021년 04월 20일(화) 13:54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전기신문 오철 기자]전기차 보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용후 배터리는 배터리 용량이 초기 대비 약 80% 이하로 감소해 전기차 구동용으로 활용할 수 없는 배터리다. 용량이 80% 이하로 떨어지면 주행거리 감소, 충·방전 속도 저하 등 문제로 교체가 불가피하지만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

현대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오는 2030년 국내에서만 사용후 배터리가 약 10만대 분량이 누적되고 2050년 글로벌 자동차 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약 6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닛산,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외 완성차 및 배터리 제조사가 ‘사용후 배터리’에 군침을 흘리는 이유다.



◆사용후 배터리 경제성 미흡…ESS·EPR 활성화해야

“사용후 배터리 시장은 배터리를 전처리한 후 배터리에 내장된 니켈, 코발트, 리튬 등 희귀 유가 금속이나 비철금속 등을 추출하는 ‘재활용’ 산업과 비교하면 아직 크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량이 어느 정도 도달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용후 배터리’라는 단어를 대중화시킨 장본인이다. 전기차에서 분리 배출된 모든 배터리를 ‘폐배터리’로 지칭했던 것을 재활용, 재사용 등 처리 방안에 맞게 ‘사용후 배터리’로 구분했다.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시장 구축을 위한 국책 보고서를 펴내 배터리 재사용 산업의 청사진을 제시한 그를 지난 15일 서울 시청에서 만났다.

“사용후 배터리 가격이 새 배터리와 별 차이가 없습니다. 수요를 늘려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하는데 처리물량이 적으니 투자도 더딘 상태죠. 정부가 수요를 높이기 위해 ESS 및 EPR 등 관련 산업과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성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김재경 연구위원은 사용후 배터리 산업 활성화가 더딘 이유로 정부의 ‘ESS 산업 방치’를 꼽았다. 보통 사용후 배터리는 배터리 팩을 수거해 해체 및 안전 테스트 등 재사용 절차를 거쳐 다시 전기 저장이라는 본래 목적으로 사용된다. 특히 규모가 자유로운 ESS에서 활용되기에 최적이다.

그는 “사용후 배터리 시장은 ESS 수요가 커질수록 빠르게 활성화될 수 있는데 정부가 ESS 화재 후 계속 방치하고 있다”며 “ESS 활성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생산자책임재활용(EPR, 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제도도 사용후 배터리 시장 초반을 이끌 동력이 될 것으로 보았다. 예전 구매보조금을 받아 전기차를 구매한 경우 대기환경보전법 등에 따라 지자체에 배터리를 반납했던 ‘배터리 반납 의무제’가 폐지되고 곧 개인이 사용후 배터리를 소유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사용후 배터리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 처리 업체가 얼마 없어 판매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때 제품 생산자가 폐기물의 일정량을 의무적으로 재활용해야 하는 EPR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그의 의견이다. “EPR은 사용후 배터리 처리 주체를 지정하고 관련 산업을 조성하는 시장 활성화의 첫걸음이자 시금석 역할을 할 겁니다. 현재 코나EV 리콜로 쌓여있는 5.4GW 규모를 처리해야 하는데 EPR을 어떻게 적용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정부는 품질 기준 체계 만들고 업계는 적극 투자해야

김 연구위원은 무엇보다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제조사가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야 한다는 의견이다. 시장에는 배터리 제조사, 전기차를 만드는 대기업부터 사용후 배터리를 처리, 사용, 활용하는 솔루션 업체까지 다양한 업체들이 들어가 있다.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이 설비, 기술 고도화 등 과감한 투자로 시장을 형성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현대차와 함께 LG엔솔은 배터리 리스, SK이노는 전기차-ESS 연계, 한화큐셀은 태양광-ESS 연계 등의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한 정부에게는 시장이 조성될 때까지 사용후 배터리 품질을 구분해주는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용 기간, 주행 거리 등에 따라 배터리 성능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효율적 배터리 사용과 가격 구별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2019년 제주도에서 설립된 전기차배터리산업화센터에서 배터리 품질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전기차산업협회와 LG에너지솔루션에도 인증 체계를 만들고 있다.

“정부는 배터리의 잔존 용량, 잔존 성능, 건강성 등 다양한 기술적인 부분을 검증해주는 체계를 만들어 시장에 기준을 마련해 혼란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이렇게 품질을 구분하면 가격의 차이를 만들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오철 기자 ohch@electimes.com        오철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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