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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 가족 된 대한전선 ‘전선업계 메기’ 될까
R&D와 설비투자 이뤄지면 국내외 전선시장 주도 기대
양진영 기자    작성 : 2021년 04월 14일(수) 08:40    게시 : 2021년 04월 14일(수) 09:12
대한전선 충남 당진공장 내부 모습.
[전기신문 양진영 기자] 지난달 말, 호반건설이 대한전선의 새로운 주인으로 발표되자 전선업계는 들썩거렸다. 우리나라 최초의 전선회사로서 상징성이 큰 대한전선이 마침내 제대로 된 주인을 맞은 만큼 업계에 변화의 바람을 가져올 것이라 예상한 것이다. 전선업계는 대한전선이 옛 위상을 회복한다면 국내 전선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한전선의 역사와 함께 이번 인수가 전선업계에 미치게 될 영향에 대해 짚어봤다.



◆국내 최초의 전선기업…54년 연속흑자 신화

‘대한전선’이라는 이름은 전선업계에 종사자들에게 향수를 일으킨다. 1937년 조선제련㈜ 시흥전선제작소에서 시작해 1941년 조선전선을 거쳐, 1955년 고(故) 인송(仁松) 설경동 회장이 인수와 함께 현재의 대한전선으로 사명을 바꿨다.

당시 대한전선의 위세는 대단했다. 광통신 케이블과 전력 케이블을 핵심 아이템으로 2008년까지 54년 연속 흑자를 냈다. 전선업계 1위는 물론, 재계 4위까지 올랐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무리한 사업 확장과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경영난을 겪었다. 2009년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고 3조원 상당의 자산을 매각하며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2013년 설경동 회장의 손자, 설윤석 사장이 경영권을 포기한 후 2015년부터 최근까지 사모펀드 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대한전선을 운영해왔다.



◆IMM PE 인수 후 도약의 틀 마련

IMM PE를 주인으로 맞은 대한전선은 부실 자산 정리,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시설투자에 집중했다. 특히 글로벌 시장과 당진공장의 시설 고도화를 중심으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왔다.

이에 대한전선은 2016년 베트남 ‘대한비나’ 지분을 인수해 단독법인으로 출범시키며 HV급 절연 설비를 확충했고 다음 해 사우디에 최초의 HV급 전력기기 생산 법인인 ‘사우디대한’을 설립, 공장도 신설했다.

같은 시기 당진공장에는 내부망(배전급) 해저케이블 설비를 도입했으며 장조장용 케이블 양산 설비도 구축했다. 2019년에는 쿠웨이트에 최초의 광통신 케이블 생산 법인을 설립했다.

대한전선은 향후 해저케이블과 광통신 제품 분야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해외 생산 설비를 확대하고 당진공장을 활용해 역량을 확대해 왔지만 대규모 해저케이블 생산이 가능한 공장 설비나 광통신 설비, HVDC 및 초전도 케이블 분야 등에 대한 투자가 다소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달에는 해저케이블 생산을 위한 신공장 설립 추진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는데, 내년 생산을 목표로 올해 중 해저케이블 공장을 착공할 계획이다. 2022년 이후 진행 예정인 서남권, 신안 등 대형 해상풍력 개발 사업 수주를 위해서다.



◆설비투자 바탕으로 국내 R&D 선도 기대

전선업계는 호반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대한전선의 설비투자가 강화되면 국내 전선기술이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과거에도 대한전선은 국내 최초로 통신케이블을 개발했으며 가공송전선, OF 케이블, XLPE 케이블 등을 개발하며 국내 케이블 기술의 초석을 다져왔다.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된 500kV급 케이블 시스템 또한 대한전선이 국내 최초로 개발 및 상용화한 제품이다.

대한전선은 현재도 관련 기관들과 함께 다양한 케이블 R&D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전과 154kV급 접속재에 적용 가능한 자가복원 나노복합 절연체, 소구경 관로 OF케이블 대체용 신기자재 케이블을 개발했고, 산업기술평가관리원과 154kV급 나노반도전 적용 컴팩트 케이블을 개발했다.

특히 자체개발을 마친 22.9kV 친환경 PP 케이블을 비롯해 산기평과 친환경 고체 절연소재 기반 전자식 변성기 및 스페이서를, 에너지기술평가원과 수상태양광 발전용 70kV급 해저·지중 케이블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는 등 친환경 기술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대한전선이 적극적인 R&D 투자를 한다면 국내시장에서 선의의 기술경쟁이 이뤄지고 결과적으로 업계 전체의 기술력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도 우리나라 케이블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탄탄한 해외 인프라 바탕으로 해외시장 확대

이번 인수로 사세를 회복하면 해외시장의 영향력도 강화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대한전선은 전력 케이블 부문의 매출 약 70% 이상이 해외시장에서 이뤄지고 있다.

대부분 지중 전력망 케이블 위주로 대한전선은 해당 분야에 있어서는 글로벌 톱 티어로 분류된다. 지난해에도 영국, 덴마크, 네덜란드 등 유럽 주요국과 미국, 중동 등에서 수주를 이룬 바 있다.

이같은 기반에다 기반 설비 및 기술에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면 해저케이블, 광통신 케이블, 선박 및 차량용 케이블 등 기존에 진출하지 않은 영역까지 진출이 가능해진다. 글로벌 마켓 쉐어 또한 확대될 수 있으며 케이블, 전력 분야의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특히 대한전선의 해외수출 물량이 증가할 경우, 국내 중소 부품 기업들과 동반 성장할 수 있어 국가경쟁력 뿐만 아니라 전선업계 차원에서도 환영할만한 일이다.

또 다른 전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선시장이 포화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4차 산업에 맞춘 새로운 분야에 투자를 진행하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대한전선이 기술력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전선 관계자는 “대한전선은 설비 및 기술 투자, 기술 제휴 등을 통해 경쟁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대한전선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이 세계 케이블 시장에서 대한민국의 국가적인 차원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업체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때 일자리 창출은 물론 국내 전선산업의 균형 있는 발전이 가능하다. 국내 전선 시장이 침체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적극적인 기술 개발과 해외 시장 확대를 통해 답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양진영 기자 camp@electimes.com        양진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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