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국 전무의 등촌광장)수소경제 글로벌 선도국가를 향해
작성 : 2021년 03월 22일(월) 10:20
게시 : 2021년 03월 23일(화)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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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정서(1997년)과 달리 파리협약(2015년)은 전세계가 참여(195개국, 온실가스배출국의 96%참여)하여 형식은 자발적이나 실질은 새로운 국제질서가 정립되는 전환점이 되었다. 파리협약에 따라 70여개국 이상이 2050탄소중립(Netzero) 목표를 선언하였으며,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탄소국경세 도입의 도화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에는 탄소중립을 위한 기후변화 대응노력이 글로벌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는 직접적인 경제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이제는 환경단체의 요구가 아닌 산업계가 생존을 위해서 자발적으로라도 탄소중립을 실현해야 할 때이다.

파리협약에 따라 제출한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을 살펴보면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에너지공급무문 전략의 공통점은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화와 수소경제구축이라 할 수 있다. 즉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와 수소경제의 융합이 2050탄소중립 전략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의 경우 보급 초기(2010년 이전)에는 재생에너지의 높은 발전단가로 인하여 불확실성이 매우 높았다. 그러나 2010년 이후 기술혁신과 대량생산에 의하여 이제는 전통적인 화석연료 발전단가와 유사한 발전단가를 시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다수 출현하고 있다.

지구상에 가장 풍부하게 존재하는 수소를 연료로서 활용하기 위한 시도는 이미 19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나 화화물의 형태로 존재하는 수소의 “생산, 저장 및 운송, 활용”측면의 어려움으로 그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으며, 일각의 회의론적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탄소중립시대에 접어들면서 재생에너지와 더불어 수소는 궁극적인 미래의 에너지원으로 재평가 받고 있다. 파리협약 이후 미국, 유럽, 독일 프랑스, 일본, 호주, 중국 등 주요국들도 앞다투어 수소경제를 외치고 있으며, 이전에 추진한 수소경제 정책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로드맵 혹은 육성정책“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세계 최고수준의 수소경제 선도국가 도약”을 목표로 수소경제활성화를 위해 로드맵(2019년 1월)을 발표하였고, 이후 지속적으로 수소경제활성화 세부 수행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도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대적은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속적인 정부 정책발표와 글로벌 트렌드로 인하여 국내 주요 대기업들(SK, 현대차, POSCO, 한화, 효성 등) 또한 잇따른 수소경제 진입 및 대규모 투자계획(43조원 이상)을 발표하고 있다. 수소경제 활성화가 정부 정책에 그치지 않고 민간의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수소경제는 생산, 저장 및 운송, 활용의 3가지 분야로 구분한다. 우리나라는 발전용 연료전지, 수소연료전지차 등 수소 활용분야에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수소경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수전해를 통한 그린수소 생산기술(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서 생산된 수소)과 저장 및 운송 수단으로서의 액화기술(기체수소의 800배 고압기체수소의 10배수준의 운송능력)은 상황이 좋지 않다. 두 가지 기술을 확보하면 전 세계를 무대로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으며, 액화수소를 통하여 국내 혹은 제3국 수출이 가능해진다. 진정한 수소경제 선도국가, 즉 세계를 재패할 수 있는 수소경제 핵심기술이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기반 수전해 기술도, 영하 253도에서 수소를 액화시키는 액화 기술도 현재 국내 기술 수준은 걸음마 수준이다. 수소 액화부문의 3대 강자인 독일(Linde), 프랑스(Air Liquide), 미국(Air Products)이 수전해 분야에서도 독보적으로 앞서가고 있다. 즉 2030년에 국내는 MW급 수전해 설비를 목표로 할 때 유럽 미국 등은 GW급 수전해 설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수소경제 글로벌 선도국가 선언은 하였으나 수소경제 핵심기술이라 할 수 있는 액화수소 및 수전해 관련 기술의 국산화 수준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2050년의 수소경제 선도국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현시점에서 기술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지나치다 할 정도로 다양하고, 반복적이고, 다소 공격적인 실증사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수소경제 R&D예산으로 연간 1조원씩 10년을 집행해서 수소경제 핵심기술의 국산화 및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 동 예산은 미래에 연간 10조원 혹은 100조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수소경제는 기술개발의 불확실성이 크나, 그 성장잠재력은 매우 높으며, 탄소중립시대에 필연적으로 가야할 길이다. 수소경제 글로벌 선도국가를 선언한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정부 재원을 통한 대규모 R&D지원이라 할 수 있다.

현 정부에서 수소경제 R&D예산으로 2조원(2022~2030) 설정했다. 이 재원으로 수소경제의 생산, 저장 및 운송, 활용 3가지 분야 모두를 상대로 획기적인 기술도약을 해야 한다. 이 정도 예산으로 현 시점의 기술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획기적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 수전해 및 액화기술 분야의 기술 선진국 들인 독일은 12조원(2020~2030), 프랑스는 9조원(2020~2030), 미국은 2100조원(2021~2030), 일본은 21조원(2021~2031)을 설정했다. 물론 경제 규모의 차이를 무시할 수는 없으나 그렇다 하더라도 기술 선진국들의 수소경제 R&D예산과 비교해 봤을 때 우리나라 수소경제 R&D예산은 근본적으로 제고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2021년 수소경제 정부 R&D예산은 1230억원 수준으로 역대 최대수준이며, 전년(2020년) 대비 50% 증가한 예산이다. 물론 이러한 증가폭도 현 정부의 노력에 산물이다. 그러나 수소경제가 획기적인 패러다임 전환이듯이 수소경제 R&D예산에 대한 획기적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물론 이 과정에서 대 국민 설득과 동의 과정도 필요하겠지만 우리나라 미래 에너지 분야의 먹거리 창출을 위해서는 어려워도 가야 할 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액화천연가스(LNG)를 연간 4천만톤 이상 수입하여 한국가스공사 도매배관망을 통하여 전국으로 천연가스를 보급하고 있다. 기체 상태로 생산된 천연가스 또한 이를 원격지 생산국에서 소비국으로 수입하기 위하여 액화플랜트를 생산기지 건설하여 액화한 천연가스를 LNG전용선을 통하여 수입하고 있다. 국내에는 이러한 LNG수입기지가 7개이며 추가로 계획 중인 인수기지까지 합하면 10개 이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기체상태의 천연가스가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모습을 보면 수소경제가 도래될 때 우리나라 미래의 수소경제 모습도 보인다. 즉, 수소경제가 무르익을 2030년대 이후에는 LNG인수기지가 순차적으로 액화수소인수기지로 전환될 것이며, 수소전용배관을 통하여 전국으로 공급되는 모습이 그것이다. 이러한 미래의 수소경제 모습을 상상해 보고 현재 에너지 약소국가가 미래에는 에너지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하여 획기적이고 파격적인 재정지원이 수소경제 R&D에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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