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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국 전무의 등촌광장)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력시장 설계
장현국 KEI Consulting 전무    작성 : 2020년 12월 07일(월) 08:16    게시 : 2020년 12월 08일(화) 09:10
현 정부는 화석에너지를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하는 에너지전환정책을 다소 무리할 정도로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전환 로드맵(‘17.10 국무회의 의결), 수소경제로드맵(’19.1, 정부 정책발표), 2050탄소제로 선언(’20.20, 문 대통령 국회시정연설), 미세먼지 및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중장기 국민정책 제안(국가기후환경회의 발표 ‘20.11), 2050 탄소중립위원회 신설 예정(20.11)등 이전까지의 정부와는 확연히 차이가 날 정도로 강력한 에너지 전환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 및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전 세계적인 물결로 변화하는 에너지산업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우리나라도 능동적, 선제적으로 대응에 임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에너지전환은 기존의 에너지산업 질서를 파괴하여만 달성될 수 있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전통전원(화석연료 기반 발전기)에 대한 좌초비용 유발 또한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좌초비용 수준이 시장참여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면 에너지 전환정책 자체에 대한 정당성 혹은 당위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약화 되는 현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

에너지 전환정책에서 대표적으로 평가절하되는 설비는 석탄발전기일 것이다. 석탄발전은 과거 우리나라가 제조업 중심으로 성장하고 세계10위 경제대국의 반열에 올라가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에너지 전환시대에는 기후위기 및 미세먼지 유발의 주범으로 간주되어 한순간에 기피대상 설비로 전락한 상황이다.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라 석탄발전은 ‘45년 이전에 완전히 퇴출될 것으로 예상되며, 노후 석탄발전기는 조기 퇴출될 예정이다. 나아가 운영 중인 석탄발전기에 대해서도 전환부문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하여 석탄발전 총량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최근, 석탄발전 총량제와 함께 대두되고 있는 가격입찰제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현재 전력시장은 변동비반영시장(Cost based pool)으로 발전변동비가 낮은 발전기부터 우선 가동되며, 이에 대한 보상으로 용량요금(CP)와 계통한계가격(시장가격, SMP)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발전변동비가 시장가격(SMP)보다 과도하게 낮은 원자력과 석탄발전은 시장가격에 일정한 보정계수(정산조정계수)를 적용하여 초과이윤 발생을 억제하고 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석탄발전 총량제 실시와 함께 석탄발전에 대한 가격입찰제가 도입된다고 하니 대규모 투자로 최근에 진입했거나 건설 중 사업자들은 한치 앞날을 볼 수 없는 불안한 상황에 놓여있다.

전력시장에서 가격입찰제는 쌍방향입찰시장이며, 발전사업자와 판매사업자의 쌍무계약이 일반화된 자발적 시장에서, 과부족 물량에 대한 현물시장 운영방식의 일종으로 활용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현재 발전사업자의 발전가능용량만 입찰하는 단방향 입찰시장이며, 전기사업법상 전력거래는 전력시장을 통해서만 가능한 강제적 시장이며, 발전사업자와 판매사업자간 자발적 쌍무계약이 허용되지 않는 시장이다. 더군다나 최근 제기되고 있는 가격입찰제는 석탄발전의 온실가스배출량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의 하나로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국내 전력시장의 특수성과 석탄발전 총량제라는 독특한 제약조건 하에서 가격입찰제를 도입하는 것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즉,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제도일 뿐만 아니라 학술적으로도 정립된 이론이 없으니 어떻게 시작하면 되는지 난감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석탄발전에 대한 가격입찰제도 설계 시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공급과잉 혹은 인위적 석탄발전량 제약을 전제로 하는 특수성에 대한 고려이다. 일반적인 시장 논리에 의할 경우 시장의 가격기능(SMP 혹은 CP)에 의하여 석탄발전기 신규 진입을 조절하여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논의되고 있는 가격입찰제는 기 진입한 석탄발전기의 발전량을 인위적으로 제약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시장구조를 설계한다는 것이다. 즉, 석탄발전설비가 부족할 가능성은 전혀 없는 공급과잉시장을 전제로 가격입찰제 시장을 설계한다는 점에서 시장설계의 목표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석탄의 발전량은 고정되어 있고 공급 가능 석탄발전량은 초과하는 상태에서 순수 가격입찰시장 개념을 적용할 경우 발전사업자의 좌초비용만 초래하는 비합리적인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기 진입한 석탄발전기의 발전량을 누구부터 제약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1)저효율 발전기부터 할지, 2)잔존 내용년수를 고려한 발전량 할당을 할 것인지 등에 관한 문제이다. 일반적으로 미래 의사결정기준을 수립할 때 기 투자한 설비비는 매몰원가로 간주하여 발전변동비(연료비에 환경비용 및 온실가스 배출비용등 포함)만을 기준으로 발전량을 할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 노후 발전기는 발전량 할당대상에서 전량 배제되어 고정비 미보상(좌초비용)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국가 전체적인 석탄발전량 최적화를 고려할 때는 발전변동비 혹은 발전효율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되 사업자간 고정비 보상의 형평성 차원에서 매몰원가(고정비) 또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셋째, 기 투자한 설비투자비에 대한 합리적 보상 즉, 국가 전체적인 좌초비용 최소화에 관한 문제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에너지 전환과정에서 과도한 전환비용의 발생은 시장참여자간 갈등을 유발하여 자칫 정책의 정당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시장메커니즘 설계과정에서 좌초비용 최소화 목표는 중요한 고려요소 중의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석탄발전기는 90%를 초과하는 높은 발전이용율을 기반으로 연료비와 투자비를 회수한다. 그러나 석탄의 발전량(혹은 발전이용율)을 인위적으로 제약하는 전제하에서 가격입찰제의 보상기능을 설계할 경우 인위적인 석탄발전량 제약에 따른 합리적 보상방안 마련이 좌초비용 최소화를 위하여 필요할 것이다.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정책은 이제는 에너지를 잘 모르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일반화 된 용어가 된 것 같다. 그러나 실제 에너지전환의 과정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해관계 조정과정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분쟁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분쟁 또한 민주주의 구성요소 중의 하나이며, 중요한 것은 다양한 분쟁의 처리 과정이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진행될 경우 오히려 정책 수용성이 제고될 것으로 믿는다. 전력시장의 가격입찰제도 도입과정 또한 이러한 투명성과 합리성이 함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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