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노조 “배터리 분사, 강력 반발”…쟁의행위 준비
성명 발표, “현금 들고 호적 파서 집 나가는 꼴”
지방노동위 단협 조정신청, “충분한 보상” 요구
작성 : 2020년 10월 08일(목) 12:30
게시 : 2020년 10월 08일(목)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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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LG화학 노조가 사측의 배터리사업 분사 결정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배터리사업이 성장하기까지 석유화학사업 직원들의 노력과 희생이 있었는데 이에 대한 보상 계획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노조는 지방노동위원회에 단체협약 조정신청을 접수하고 쟁의행위 준비에 나서고 있다.

오는 30일 배터리사업 분사에 관한 임시주총이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일반 주주에 이어 노조까지 분사에 비판의견을 보임에 따라 분사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8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최근 LG화학 노조는 성명을 발표하고 사측에 배터리사업 분사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요구했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9월 17일 이사회를 통해 배터리사업 분사를 결정했다. 회사명은 LG에너지솔루션이며 물적분할 방식으로 LG화학이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된다. 오는 30일 임시주총을 열고 12월 1일 분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노조는 배터리사업 분사에 대해 ‘현금만 챙겨 집 나가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한 집안에 성공한 똘똘한 자식(석유화학) 하나가 집안 전체를 책임지고 형제들을 돌보며 살았는데 그중 또 다른 형제(배터리)가 일이 잘 풀려 빛을 보자 똘똘한 자식이 짊어진 짐을 내려놓나 싶었는데 빚만 남겨 놓고 현금만 챙기고 호적 파서 집 나가겠다고 한다. 전지사업부 분사가 딱 그 짝이다”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분사 후 LG화학의 재무구조가 악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LG화학 부채는 2017년 12월 8조7026억원에서 2020년 상반기말 20조7339억원으로 급증했다. 분사 후 현금지불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은 LG화학이 104%인데 반해 LG에너지솔루션은 235%로 2배 이상 높을 예정이다.

특히 노조는 배터리 분사의 최대 수혜자가 지주사인 ㈜LG라고 지목했다. ㈜LG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150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9315억원으로 6배 이상 증가했다.

노조는 배터리사업이 성장하기까지 석유화학사업부, 사내하청노동자, 여수시민, 국민의 희생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석유화학사업은 44년 동안 성장을 거듭해 글로벌브랜드 4위에 올랐다. 이는 잠도 못 자고 쉬지도 못하며 폭발사고 등 위험의 한복판에서 노동한 노조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석유화학 성과로 25년간 배터리에 투자해 오늘날 배터리사업이 세계 1위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사내하청노조가 설립된 지 1년이 다 돼 가지만 임금이 오르기는커녕 11개월이 넘도록 교섭이 지지부진하고 도급해지, 해고, 손배가압류 위협을 받고 있다”며 “회사 성장에는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노동하고 희생한 하청노동자들의 몫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LG화학이 여수공장 대기배출가스 데이터 조작사건을 저지르는 등 여수지역에 유해가스를 얼마나 많이 흘려보냈겠냐며 환경오염과 공포 속에 건강권을 담보 잡힌 여수시민 덕에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한 분사 결정 이후로 LG화학 주가가 10% 이상 하락해 시총 5조원이 증발함으로써 2대주주인 국민연금의 평가이익이 최소 5000억원 이상 증발됐다며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한 일반 국민들도 의문의 1패요 희생자”라고 평가했다.

노조는 끝으로 “석유화학사업부 구성원의 기본급은 1%도 안되는 임금인상 제시안으로 노사간 파국을 맞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판하며 “배터리 분사를 달가운 눈빛으로 볼 수 없는 이유이다. 희생자들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LG화학 노조는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현재 노사간 2020년 단체교섭이 진행 중인 가운데 노조는 12차 교섭이 결렬되자 지난 6일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접수했다.

노조는 조합원들에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조정절차를 준비함과 동시에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상황에 대비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비롯한 추가적 준비도 함께 할 것”이라며 14일 임시대의원대회를 거쳐 16일 조합원총회를 통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터리 분사 발표 전 78만5000원까지 올랐던 LG화학 주가는 발표 후 뚝 떨어져 8일 오후 12시 현재 69만5000원을 보이고 있다. 주주들은 분사회사의 신주를 배정받을 수 있는 인적분할을 기대했으나 물적분할로 결정되자 이에 대해 LG화학 측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윤병효 기자 기사 더보기

chyybh@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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