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케일, SMR 개발사 중 자본시장 상장 ‘첫 사례’
체코·루마니아·폴란드 등 동유럽시장 실탄 확보 유리
혁신형 SMR도 민간서 자금조달 방안 강구 필요성↑

미국 뉴스케일파워의 SMR 조감도.
미국 뉴스케일파워의 SMR 조감도.

[전기신문 정세영 기자] 미국의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업체인 뉴스케일파워가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지분투자와 함께 유상증자 등 추가적인 재무수단을 확보해 자본시장에서도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혁신형 SMR 역시 자금조달 방안을 미리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원자력업계에 따르면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는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증권신고서(S-4)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 세계 SMR 개발사 중 자본시장에 상장되는 첫 사례로 올해 상반기 내에 모든 상장절차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앞서 뉴스케일파워는 지난해 12월 스프링밸리 애퀴지션(Spring Valley Acquisition)과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우회 상장한다고 발표했다. 합병에 따른 거래규모는 19억달러(약 2조2500억원)이다.

뉴스케일파워의 나스닥 입성이 가시화됨에 따라 이 회사의 자금조달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중국, 러시아와 달리 국비만으로 SMR 개발을 추진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은 한국 등 자본주의 국가가 채택할 수 있는 최적의 사업모델이기 때문이다.

뉴스케일파워는 지난 2000년 창업자인 호세 레예스 오리건주립대 원자력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개발팀이 아이다호 국립연구소와 함께 미 에너지부의 지원을 받아 소형원자로 설계에 나선 것이 시초다.

이어 지난 2007년 설립된 뉴스케일파워는 민간 자본의 힘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SMR 개발과 실증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왔다. 특히 자사의 SMR에 관심을 가진 기업에게는 지분투자와 함께 EPC, 기자재 공급 등의 독점권한을 제공하는 한편 자본시장 상장을 적극 추진해왔다.

그 결과 지난 2011년 미국 3대 건설회사인 플루어(Fluor)로부터 4억7000만달러(약 5600억원)를 투자받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대형원전 시장에서 벡텔 등 경쟁사에 밀린 플루어는 지분투자를 통해 뉴스케일파워의 SMR 시공권을 확보하고 뉴스케일파워는 SMR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두산중공업, GS에너지, 삼성물산 등 한국 대기업의 SMR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발판삼아 이들 기업으로부터만 20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추가로 조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대기업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을 뿐 아니라 국내 금융권도 뉴스케일파워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나스닥 상장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뉴스케일파워는 지분투자 이외에 유상증자 등 추가적인 자금조달 수단을 거머쥐게 되는 셈이다. 유타주 전력청(UAMPS)의 초도호기 사업은 물론 체코, 루마니아, 폴란드 등 동유럽 시장 진출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혁신형 SMR도 기술개발을 넘어 자금조달 방안까지 미리부터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혁신형 SMR은 오는 2028년까지 인허가를 취득하는 시점까지만 국비가 투입되기 때문에 이후 실증플랜트 구축부터 판매까지 원활하게 진행되려면 민간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뉴스케일파워에 대한 국내 기업의 높은 관심도 결국 국내에 마땅한 SMR 투자처가 없어서 비롯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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