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흥행’ 맞은 LG엔솔...안전성은 여전히 의문

경북 군위군에 설치된 태양광 저장시설 ESS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제공=의성소방서, 연합뉴스
경북 군위군에 설치된 태양광 저장시설 ESS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제공=의성소방서, 연합뉴스

[전기신문 정재원 기자] 경경북 군위에서 일어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는 2019년 9월 군위 ESS 화재 장소와 동일한 곳이었다.

지난 17일 오후 5시쯤 경북 군위군 우보면 신곡리의 태양광 연계형 ESS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가 일어난 ESS는 1.5MWh용량으로 2018년 8월 상업 운전을 시작했으며 PCS는 윌링스,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의 제품을 사용했다.

문제는 이번에 발생한 ESS 화재 장소가 2019년 9월 발생한 곳과 같은 사이트(설치장소)였다는 것이다. 동일한 사이트에서 화재가 발생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ESS는 2019년 9월 29일 화재가 일어났다. 배터리 제조사는 LG엔솔(당시 LG화학)로 용량은 1.36MWh였다. 건물형태는 조립식 패널이었으며 화재는 15.97㎡ 규모의 저장소를 태웠고 소방서 추산 4억6000여만원의 재산 피해를 낸 바 있다. 당시 충전율은 86.5%로 90%를넘지 않았었다.

해당 ESS는 화재 후 배터리가 교체됐고 소화 설비와 가스 배기시설 등도 갖추는 등 화재에 대비하기 위한 만반의 대책을 펼쳤으나 17일, 다시 한번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LG엔솔은 지난 2019년과 2021년 각각 4243억원과 4269억원을 충당부채로 설정하며 ESS 리콜을 선언한 바 있다.

따라서 기업공개(IPO) 일반 청약 마지막 날이었던 어제(19일) ‘114조원·440만명’이라는 역대 최고 흥행을 맞은 LG엔솔은 ‘안전성 의문’이라는 악재를 만나게 됐다.

물론 17일 일어난 경북 군위 ESS 화재사고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통상 화재 이후 조사는 최소 3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하지만 지난 2019년 군위 ESS 화재사고의 원인이 ‘배터리 이상’으로 꼽힌 만큼 찜찜함은 여전한 상황이다. 지난 2020년 2월 ‘1차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는 발표를 통해 “▲충남 예산 ▲강원 평창 ▲경북 군위 ▲경남 김해 등 4곳은 배터리 발화 지점으로 배터리 이상이 화재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조사단은 근거로 화재 현장에서 수거한 배터리에서 내부 발화 시 고체가 액체로 녹아내린 용융 흔적을 확인했고 배터리에서 저전압·이상 고온·전압 불균형 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군위의 경우 사고 현장 내의 배터리를 해체하고 분석한 결과 음극활물질 돌기를 발견했으며 CCTV를 통해 배터리에서 최초 연기가 발생했던 것도 확인했다.

다만 LG화학과 삼성SDI 등 배터리 제조사들은 조사단의 전압 운용 문제 지적에 대해 안전성을 고려해 추가 마진을 확보했으며 주 원인으로 지목되는 배터리 이물질도 자연스러운 발생현상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특히 경북 군위 ESS 화재에 대해서는 배터리 음극판과 분리막 사이 이물의 존재는 인정하지만 화재로 이어지는 결함은 아니라고 반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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