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
타이트한 수급에 중동 정세 불안 겹쳐
항공유 수요 회복하면 더 오를 수도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정제시설이 후티 반군의 드론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다.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정제시설이 후티 반군의 드론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다.

[전기신문 윤병효 기자] 국제유가가 배럴당 87달러를 넘으며 7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수급이 타이트한 상황에서 중동 정세까지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석유업계는 아직 항공유 수요가 회복하지 않은 점을 감안해 유가의 추가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8일 거래 기준 영국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87.51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은 85.43달러, 중동 두바이유 가격은 86.58달러를 기록했다. 이 같은 가격은 2014년 10월 중순 이후 7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최근 가격 상승은 코로나19 및 오미크론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산유국의 공급력이 약화되면서 수급이 타이트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석유가스 상류부문 투자 자료에 따르면 2011~2015년 동안 연평균 6500억달러가 투자됐으나 2016~2021년에는 연평균 4200억달러가 투자돼 기존보다 1/3이 감소했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글로벌 석유 수요량을 하루당 1억46만배럴로 예측해 이전의 역대 최대였던 2019년보다 20만배럴 많을 것으로 봤고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올해 수요량을 1억79만배럴로 예측해 2019년보다 60만배럴 많을 것으로 봤다. JP모건 역시 올해 9980만배럴로 예측해 2019년보다 20만배럴 많을 것으로 봤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수요가 2019년과 거의 같은 9953만배럴로 예측했다.

여기에 사우디와 러시아 등 23개 산유국으로 구성된 산유국 카르텔인 OPEC+는 매월 회의를 통해 생산량을 조절하며 고유가를 유도하고 있다. 특히 최근 사우디의 압둘라지즈 빈 살만 에너지부 장관은 OPEC+ 회원국의 생산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추가 증산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OPEC+는 매월마다 증산 계획을 발표하고 있지만 일부 국가는 이미 최대 생산량에 도달해 목표량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화약고인 중동의 정세 불안은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시아파의 후티 반군이 수니파국인 아랍에미레이트(UAE)의 석유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해 3명이 숨지고 운송장비가 파괴됐다. 그러자 수니파 수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동맹군이 즉각 후티 반군이 장악한 예멘 수도를 공습하며 보복에 나서 사태는 악화 일로에 있다.

투자은행인 골드막삭스와 JP모건은 “수요 증가와 투자의 미스매치로 세 자리 수 유가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에 대해 국내 한 석유업계 관계자는 “투자은행이 선물상품을 팔기 위해 다른 기관보다 유가를 더 높게 전망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항공유 수요가 회복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유가의 추가 상승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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