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5일부터 22일까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중동을 순방한다.

문 대통령의 중동 순방은 실로 오랜만이다. 외교부의 대통령 정상외교 기록에 따르면 이전의 중동 방문은 4년 전인 2018년 3월 UAE를 방문한 것이 마지막이다.

문 대통령의 이번 순방 목적은 에너지·건설·인프라와 같은 전통적 협력 분야를 비롯해 보건·의료(AI), 과학·기술, 해양·수자원, 수소 협력, 기후환경 등 미래 유망 분야에서의 협력 기반을 다지고 2030 부산엑스포 유치 목적이 있다.

벌써 순방 성과도 있다. 문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UAE 총리 겸 두바이 군주와의 회담에서 35억달러 규모의 ‘천궁-Ⅱ’ 수출 계약을 확정했다. 사우디와 이집트에서도 경제적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이 하나 빠졌다. 바로 자원외교이다. 중동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유와 천연가스가 생산되는 곳이다. 특히 생산물 대부분을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세계 에너지시장이 중동의 공급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 나온 대통령 순방 자료를 보면 문 대통령은 에너지 분야에서 수소 협력만 강조할 뿐 석유와 천연가스 협조 요청은 거의 없다. 현재 세계 에너지 수급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참으로 아쉬운 부분이다.

국제유가(브렌트유)는 18일 기준 배럴당 87.51달러로 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직 항공유 수요가 회복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100달러 이상 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같은 기간 천연가스(JKM LNG 현물) 가격은 MMBtu당 22.935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달러대보다 3배 이상 올랐다.

이 같은 가격 상승은 지난 6~7년간 상류부문 투자가 적은 데다 코로나19로 조업차질까지 빚으면서 공급력이 크게 약화된 상황에서 오미크론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유럽연합과 러시아의 갈등, 중동 정세 불안까지 겹치면서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

특히 천연가스는 화석연료 중 탄소배출이 가장 적어 탄소중립의 브릿지 연료로 평가되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에너지 수급 상황이 녹록치 않은 시기에 문 대통령의 중동 순방은 늦었지만 그래도 시의적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정작 에너지 수급 협의가 빠진 것은 추후에 큰 아쉬움 거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

지금이라도 문 대통령이 순방국에 “위기 시 한국에 우선 공급을 해달라”고 요청 해주길 바란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