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ICT 수출 2000억달러 돌파, 집계 사상 최대 실적
‘R&D·이러닝·ICT기술마켓’ 등 정부 예산 확대해 다양한 ICT 연계 사업 추진
전자·통신·게임 등 전 산업군서 ICT 혁신에 가세

2021년 정보통신기술(ICT) 연간 수출입표.
2021년 정보통신기술(ICT) 연간 수출입표.

[전기신문 강수진 기자]창조 경제의 핵심 기반이라 불리는 정보통신기술(ICT)이 코로나 팬데믹의 위기를 원동력 삼아 기술 혁신의 불씨를 댕기며 폭발적으로 새로운 산업들을 양산하고 있다. ICT는 인공지능(AI), 5G, 메타버스 등 상호 간 정보 공유를 비롯해 개발, 저장, 처리, 관리하는 데 필요한 모든 기술을 말한다. 최근에는 빅데이터(Big Data), 모바일(Mobile), 웨어러블(Wearable)의 합성어인 BMW가 화두가 되고 있다. ICT 산업 지표도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지난해 ICT 수출은 2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집계 사상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이다. 이에 정부와 산업계는 올해 더욱 확장될 것으로 전망되는 ICT 시장 변화에 빠른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12월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제21차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주재했다. 출처:과기정통부
지난 12월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제21차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주재했다. 출처:과기정통부
◆ICT 수출 2000억달러 시대, 예산 증액·사업 확장 ‘가속화’

국내 ICT 수출 성적표는 연일 최고가를 찍고 있다. 지난 11월 ICT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데 이어 1개월 만에 최고 월 수출을 다시 한번 경신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 12월 ICT 수출은 221억달러(약 26조2813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23.3% 증가했고, 지난해 ICT 총 수출은 2276억달러(약 270조6619억원)를 돌파해 1996년 집계 이후 역대 최대 성적을 거머쥐었다. 이는 ICT 주력 품목인 반도체, 휴대폰뿐만 아니라 성장 품목인 SSD 및 2차 전지 등 대부분 품목이 고르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중소‧중견기업들도 ICT 수출 비중이 높은 품목 등을 중심으로 14개월 연속 두 자리 증가를 보이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 11월 40억7000달러(약 4조8400억원)에서 지난해 12월 51억4000달러(약 6조1114억원)를 기록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정부 부처들도 올해 ICT 및 연계 산업 계획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총 6조4227억원을 투자하는 ’2022년도 과학기술·ICT 분야 연구개발사업 종합시행계획‘을 확정했다. 이중 ICT 분야 연구개발 예산은 1조3736억원이다.

미래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대표적 첨단전략기술인 양자컴‧슈퍼컴, 반도체, 초전도 분야 연구개발(R&D) 투자도 대폭 확대했다. 904억원 규모의 2022년도 ICT원천연구개발사업을 본격 시행하며, 이는 지난해 467억원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이를 통해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 대응해 국내 생태계 조성을 위한 핵심기술역량 확보 및 인력양성, 인프라 확충 등을 중점 지원할 예정이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시대에 기술주권 확보를 위해 양자‧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투자를 지속 확대하면서 유망기술에 대한 선제적 발굴‧지원 체계도 강화할 계획”이라며 “R&D 투자뿐 아니라 제도적 기반 마련 및 국제 협력체계 구축 등 전방위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ICT가 발전됨에 따라 보안의 중요성이 더 커지는 만큼 양자 분야 성장 가속화를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와 함께 중소·중견기업들을 위한 ICT 연구개발 지원도 진행된다. 과기정통부는 ‘2022년 ICT 연구개발 혁신 바우처 지원’ 사업을 통해 ICT 융합 제품·서비스 출시에 543억원을 지원한다.

ICT 역량이 부족한 중소벤처 및 중견기업이 출연연, 대학 등 연구기관의 도움을 받아 제품화·사업화에 이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올해는 91개의 중소벤처기업 등을 신규로 선정해 ICT 기반 융합 사업화를 도울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도별 정보통신기술(ICT) 예산 추이 및 2022년도 분야별 투자 규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도별 정보통신기술(ICT) 예산 추이 및 2022년도 분야별 투자 규모.
◆산업부·기재부 ICT 연계 사업 추진

산업부는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 ICT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교육 및 산업 현장의 이러닝 도입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산업부와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제4차 이러닝산업 발전 및 이러닝 활용촉진 기본계획(2022년~2024년)’을 확정했다. 향후 이러닝 산업이 코로나19가 촉발한 비대면 미래 교육시장의 새로운 환경에 대응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위상을 떨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국내 이러닝 산업은 4조6000억원 규모 시장(매출액 기준)으로 해외 시장도 2025년 4040억달러의 시장 규모가 예상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서도 ICT 활용을 적극 검토 중이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 12월 진행된 보건·의료 데이터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간담회에서 “보건·의료 데이터가 의료·ICT와 결합할 경우 폭발력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보건·의료 데이터의 경제적 가치는 연간 2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기재부는 올해부터 우수 기술력을 보유하고도 실적·기술 입증의 한계 등으로 공공조달 시장 진입이 어려운 중소기업을 돕는 ‘ICT기술마켓’을 운영한다. ICT 기술마켓은 공모방식을 통해 중소기업이 제안한 혁신기술·제품을 공공기관이 공동심사·인증 및 구매를 통해 지원한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CES 2022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간담회를 갖고 ‘SK ICT 연합’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CES 2022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간담회를 갖고 ‘SK ICT 연합’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AI·로봇·메타버스 등 산업군별 ICT 성장 총력

통신사는 AI 활용이 크게 대두됐다. SK스퀘어와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3개 사는 CES 2022에서 ‘SK ICT 연합’ 출범을 선언하고 AI 반도체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이는 독립적인 영역이었던 반도체, 5G, AI 산업이 융합해 발전하는 시대가 됨에 따라 SK ICT 3사 시너지 전략이 주효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3사의 첫 결과물은 국내 최초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SAPEON(사피온)’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다. 중장기적으로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전용 사피온 모델 라인업도 늘려갈 계획이다. 또 미래 ICT 서비스가 AI와 메타버스를 융합한 ‘AI-VERSE’가 될 것으로 보고 T우주·이프랜드(ifland)·AI Agent 3대 서비스 혁신도 추진한다.

SK ICT 3사는 올해 해외 투자를 위한 거점을 마련하고 해외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총 1조원 이상의 글로벌 ICT 투자자본을 조성 및 운영할 예정이다. 현재 해외 유수 투자자들과 세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유영상 SKT 사장은 “AI, 메타버스, 5G 분야내 기술혁신에 따른 변화에 적극 대응해 SK ICT 연합의 미래 10년을 준비하는 원년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KT도 2023년까지 자체 AI 반도체를 개발한다. 앞서 지난해 AI 인프라 솔루션 전문기업 ‘모레’와 협력해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을 출시한 바 있다.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은 국내 최초로 고비용의 GPU 인프라를 동적 할당 방식으로 제공하는 실 사용량 기반 종량제 서비스다.

윤동식 KT Cloud/IDC사업추진실장 부사장은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 출시로 대한민국의 AI서비스 개발 시장과 문화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KT는 지난해 한국기원과 업무 협약을 맺고 AI 및 메타버스 등을 활용해 바둑 저변확대를 추진하고, 베트남 국립암센터와 의료 AI를 활용한 암 조기진단 솔루션 공동연구에도 나섰다. 음성으로 냉난방·조명을 제어하는 언택트 AI호텔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스마트팩토리·모빌리티·AICC(AI Contact Center)를 주력 신사업으로 정해 핵심역량과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AI·빅데이터·메타버스 같은 디지털 기술들을 실제 현업에 적용해 업무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이용하는 사례가 점점 더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AI와 로봇 기술을 선보이며 급변하는 ICT 사업 확장에 가세했다. 앞서 지난 5일 SKT와 삼성전자는 CES 2022에서 5G, AI, 메타버스 등 폭넓은 ICT 분야의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게임업계에서는 메타버스와 대체불가토큰(NFT)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PwC)는 메타버스의 시장 규모를 오는 2030년 1조5429억달러(약 1820조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시장조사업체 이머전 리서치는 지난해 476억9000만 달러(약 57조400억원) 수준이던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매년 40%이상 성장해 2028년 8289억5000만 달러(약 991조4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