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게 결심하고 스타트업을 열심히 키우면 뭐합니까. 안정적인 중소기업으로 자리 잡더라도 생태계가 없거나 스타트업을 지원해 실적만 내려는 국가 정책에 오히려 도태되는데… 자화자찬을 하고 싶은건지… 업계를 키우려는 생각은 있는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 만난 한 에너지 관련 중소기업 대표가 기자에게 한 말이다. 창업 7년이 딱 넘어 스타트업 자격이 사라지자 국가 과제 자격이나 창업 혜택 등이 뚝 끊겨 기업을 꾸려나가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대표의 말처럼 에너지 업계 중소기업들의 고난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탄소중립을 위해 에너지 개혁을 꿈꾸고 시장에 들어와 그동안 열심히 기술과 노하우, 데이터를 쌓아왔는데 ‘7년 이내’라는 스타트업 자격에 막혀 시장을 찾지 못하고 오히려 기술력과 데이터가 부족한 스타트업에게 밀려버린다는 것이다.

여기에 청년실업 문제와 창업 열풍으로 국가의 스타트업 지원은 더더욱 늘고 있어 중소기업체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내면을 보면 말 그대로 ‘묻지마식 스타트업 지원 정책’ 남발이 핵심이다.

‘창업지원금 사냥꾼’이라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로 개업과 폐업을 반복하며 국가의 지원금만 쏙 빼가며 시장을 망치는 자들이 있는데 이를 국가가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초기에 자리 잡기 어려운 스타트업에 중점적인 지원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지원정책 사이 시장을 혼탁하게 만드는 자들을 관리하는 것도 국가의 역할이다.

사각지대 관리가 불가능하다고? 그렇다면 에너지업계만은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보자. 기간산업인 에너지만큼은 7년 이상 중소기업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주자.

특히나 에너지업계에서는 쌓아온 데이터가 노하우고 기술력이다.

에너지전환 시대, 기업의 폐업으로 데이터가 사라지는 것은 국가적 손해다.

혁신에는 연차가 없다. 기업의 나이도 숫자에 불과하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