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진 교수, 에너지믹스 따른 전기요금 분석결과 공개
원전비중 6.1% ‘탄소중립 A안’…전기요금 1.85~2.2배↑
무탄소 신전원에 수소·암모니아 터빈外 SMR 활용 필요

탄소중립 시나리오 A안에 지난 2020년 장마철 발전량을 적용한 결과 흐린 날씨가 일주일 이상 지속될 경우 ESS와 무탄소 신전원의 발전비중이 대폭 증가해 전기요금이 가장 큰 폭으로 인상(1.93~2.3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공=심형진 서울대 교수
탄소중립 시나리오 A안에 지난 2020년 장마철 발전량을 적용한 결과 흐린 날씨가 일주일 이상 지속될 경우 ESS와 무탄소 신전원의 발전비중이 대폭 증가해 전기요금이 가장 큰 폭으로 인상(1.93~2.3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공=심형진 서울대 교수

[전기신문 정세영 기자] 에너지믹스 구성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폭을 분석한 결과 원전비중을 30%로 유지하면 원전비중이 6.1%인 현 탄소중립 시나리오 A안에 비해 전기요금 인상폭이 약 4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회 이상민, 권성동 의원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회가 주관한 ‘2022년도 동계 공동토론회: 탄소중립 성공적 실현을 위한 에너지 정책의 방향과 과제’에서 심형진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해 10월 정부는 오는 2050년 원전과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비중을 6.1%, 70.8%로 제시한 탄소중립 시나리오 A안과 7.2%, 60.9%로 제시한 B안을 확정했다.

심 교수는 이 중 A안을 바탕으로 한 시나리오1(원전비중 6.1%, 설비용량 11.4GW)을 비롯해 ▲시나리오2(원전비중 11.6%, 설비용량 19.2GW) ▲시나리오3(원전비중 24%, 설비용량 38.8GW) ▲시나리오4(원전비중 30%, 설비용량 50GW) ▲시나리오5(원전비중 61%, 설비용량 100.4GW)로 에너지 믹스를 달리 구성해 각각의 경우 전기요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시나리오5는 원전이 기저부하 전체를 담당하는 것을 전제했다.

그 결과 전기요금은 시나리오1이 1.93~2.3배를 기록해 가장 큰 인상폭을 보였다. 이어 전기요금은 ▲시나리오2 1.85~2.2배 ▲시나리오3 1.65~1.95배 ▲시나리오4 1.55~1.82배 ▲시나리오5 1.16~1.34배 순으로 인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 교수는 “원전비중이 6.1%에 불과한 시나리오1과 비교할 때 현재의 원전비중과 가장 유사한 시나리오4는 전기요금 인상폭이 약 40%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시나리오1은 ESS(600조원)와 무탄소 가스터빈(456.3조원)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전기요금 인상폭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전력수요의 대다수를 신재생설비에 의존하는 시나리오1은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보완하는 게 핵심 관건”이라며 “장마철에 흐린 날씨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에 대비해 ESS뿐 아니라 무탄소 신전원의 설비규모가 대폭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뮬레이션 결과 장마철에 대비해 ESS의 용량을 확대하더라도 무탄소 신전원의 설비요구량에는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 교수는 “ESS 용량을 기존의 태양광 15시간, 풍력 10시간에서 태양광 36시간, 풍력 1일로 확대해도 장마철 발전량 곡선에는 큰 변화가 없다”며 “여전히 연간 발전량 대비 과도한 설비용량(152GW)의 무탄소 신전원을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심 교수는 무탄소 신전원으로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는 수소·암모니아 터빈뿐 아니라 혁신형 SMR을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개념설계 중인 혁신형 SMR은 연료 수급 문제 등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워 안정적 전력공급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 교수는 “SMR은 부하추종운전 등 탄력운전 기능을 갖춰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는 유연성 전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며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이 상생적으로 조화될 수 있도록 에너지믹스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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