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2 핵심 키워드 ‘로봇, 모빌리티, 친환경’…500여 국내 기업 참여
자동차 그룹이 로봇을, 전자‧가전 그룹이 자동차 선봬 눈길
국내 기술‧제품 혁신상은 139개로 역대 최다 기록

CES 2022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의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인터랙션 로봇인 삼성 봇 아이(Samsung Bot i)와 AI 아바타, 가사 보조 로봇인 삼성 봇 핸디(Samsung Bot Handy)를 선보이고 있다.
CES 2022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의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인터랙션 로봇인 삼성 봇 아이(Samsung Bot i)와 AI 아바타, 가사 보조 로봇인 삼성 봇 핸디(Samsung Bot Handy)를 선보이고 있다.

[전기신문 강수진 기자]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2의 핵심 키워드는 ‘로봇, 모빌리티, 친환경’이었다. 특히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참가한 우리 기업의 기술들이 혁신상을 휩쓸며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문을 연 CES2022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개최된 가운데, 미국이 1300여 기업으로 가장 많이 참가했으며, 한국은 500여 기업으로 두 번째로 많은 수를 차지했다.

현대자동차는 미래먹거리로 주목받는 로보틱스를 선보였다. 특히 CES 보도발표회에서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지난해 1조원을 투자해 인수한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정 회장은 로보틱스와 메타버스가 결합된 ‘메타모빌리티(Metamobility)’ 미래 비전을 공개했다. 이는 스마트 디바이스가 메타버스 플랫폼과 연결돼 인류의 이동 범위가 가상 공간으로 확장된다는 의미다.

현대차는 CES 2022에서 로보틱스를 구체화한 기술도 소개했다. 향후 인간과 가장 유사한 형태와 움직임을 갖춘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Atlas), 신속한 물류 처리를 위한 물류형 로봇 스트레치(Stretch) 등을 다양하게 활용할 전망이다.

정 회장은 “로보틱스는 더 이상 머나먼 꿈이 아닌 현실”이라며 “현대자동차는 로보틱스를 통해 위대한 성취를 이루고자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발족한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하며 로봇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번 CES 2022에서도 로봇이 돋보였다.

삼성전자는 삼성 독자의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아바타’와 라이프 컴패니언(Life Companion) 로봇 2종을 공개했다. AI 아바타는 필요한 일을 대신 해주는 라이프 어시스턴트다. 인터랙션 로봇인 ‘삼성 봇 아이’와 가사 보조 로봇인 ‘삼성 봇 핸디’는 전시장에서 사용자의 영상 회의를 준비해주거나 저녁 식사를 위한 테이블 세팅을 해주는 등의 시나리오를 선보였다.

특히 삼성 봇 아이는 이번 CES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로봇으로, 사용자와 함께 이동하며 보조하는 기능과 원격지에서 사용자가 로봇을 제어할 수 있는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 기능을 탑재했다.

앞서 지난해 삼성전자는 향후 3년간 인공지능, 로봇 관련 사업에 24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LG전자는 현장에 제품 전시를 하지 않고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로 부스를 꾸몄다. LG 클로이 가이드봇, LG 클로이 서브봇, 실내외 통합배송로봇 등의 로봇 제품과 함께 미래 자율주행차 콘셉트 모델 ‘LG 옴니팟’을 공개해 주목받았다.

이밖에 두산 그룹은 사과를 따고 사진을 찍어주는 로봇을 전시하고, 친환경 에너지 기술인 트라이젠을 소개했다. 올해 첫 참가인 현대중공업 그룹도 퓨처 빌더를 선언하며 지능형 로보틱스 및 솔루션을 공개해 시선을 끌었다.

SKT가 CES 2022에서 넷-제로 달성 위한 그린 ICT 기술 선보이고 있다.
SKT가 CES 2022에서 넷-제로 달성 위한 그린 ICT 기술 선보이고 있다.
지속가능성과 탄소중립도 주요 테마로 자리잡았다. SK 그룹은 ‘넷제로(Net-Zero)’를 주제로 그린 ICT 기술을 소개했다. SKT는 ▲AI 반도체 사피온(SAPEON) ▲싱글랜 기술 등 기존 대비 전력 사용량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차세대 기술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 ▲다회용 컵 순환 프로그램 ‘해피 해빗’ ▲최적 경로 내비게이션 ‘티맵’ 등 일상 속에서 탄소 발생량을 감소시킬 수 있는 ICT 서비스를 제시했다.

SKT 관계자는 “이번 CES에서는 그린 ICT 혁명을 선도할 수 있는 첨단 기술과 함께 일상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줄일 수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여 넷제로 시대의 대한민국 대표 그린 ICT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한종희 부회장(DX 부문장)이 ‘미래를 위한 동행’을 주제로 CES 2022 기조 연설에 나서 기술이 지향해야할 가치를 ‘지속 가능한 미래’로 규정했다.

삼성전자는 TV 등 디스플레이 제품은 올해 전년 대비 30배 이상 많은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해 제조할 계획이며, 2025년까지 모든 모바일‧가전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재활용 소재를 사용할 예정이다. 또 2025년까지 TV 등 디스플레이 제품과 스마트폰 충전기의 대기전력을 제로에 가까운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올해 선보이는 솔라셀 리모컨은 기존 태양광 충전 뿐 아니라 와이파이 공유기 등의 무선 주파수를 이용해 충전하는 기능을 추가해 불빛이 없는 밤에도 충전할 수 있다.

한 부회장은 “지속 가능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업종을 초월한 협력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솔라셀 리모컨 등 친환경 기술을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우리 기업들의 성과도 빛났다. CES 2022에서 국내 139개 기술‧제품이 혁신상을 수상해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전체 혁신상의 22.3%에 해당한다. 헬스‧웰니스 분야 혁신상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모빌리티와 지속가능성 분야 수상 제품도 올해 각각 40개, 34개로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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