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반의 에너지 신산업 분야 기술확대 위한 R&D 허브 목표”
에너지 적용분야 다양화, 분산자원 관리, 디지털 운영·거래기술 확보
저조도 BIPV 태양광 모듈과 인공지능 기반 에너지운영시스템 등 개발
탄소중립, RE100 달성 위한 다양한 융복합 기술 확보 위해 노력 중

김용현 광기술원 AI에너지연구센터 센터장이 센터의 연구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용현 광기술원 AI에너지연구센터 센터장이 센터의 연구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기신문 윤정일 기자] 국내 LED조명산업의 R&D 전초기지인 한국광기술원 조명·에너지연구본부에는 AI에너지연구센터(센터장 김용현)가 있다. 분산자원에 통신 네트워크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을 융합해 AI 기반의 에너지기술을 개발하는 조직이다. 국내 주요 에너지 관련 R&D기관에서도 유사한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지만 광기술원 AI에너지연구센터는 기존 연구기관들의 전문연구들을 추적하면서 본인들이 잘 알고 있는 광융합과 관련된 신재생, 에너지 연구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광융합 기술에 AI를 더하다

한국광기술원 조명·에너지연구본부 AI에너지연구센터는 AI와 에너지 분야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산업 활성화를 기치로 내걸고 있다.

기존에 한국광기술원 내에서도 태양전지를 중심으로 하는 에너지 관련 연구조직이 있었으나 2018년 탄소중립, 에너지자립화 확대를 위한 모듈, 시스템 연구에 인공지능 분야를 더해 조직을 리빌딩했다.

특히 인공지능은 시스템뿐만 아니라 태양전지 개발과정에도 접목해 효율을 개선할 수 있고, 모듈의 안전관리, 성능개선을 위한 공정최적화, 시스템의 전체적인 최적화와 예측, 고장진단 측면에서도 유용한 기술이기 때문에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분야다.

김용현 광기술원 AI에너지연구센터장은 “광기술원은 광융합 전문기관으로서 광융합, 에너지 분야의 새로운 산업화를 위해 AI에너지연구센터를 조직했다”면서 “이에 따라 신재생에너지와 설비을 별도로 카테고리화해 분산자원의 효율적 관리, 에너지활용성 향상, 에너지 적용분야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에너지연구센터는 광(光)과 관련된 태양에너지 기반의 인공지능 관련 에너지신산업 확대를 위해 태양전지 모듈과 에너지시스템 전반에서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곳에서 개발하고 있는 저조도 기반 BIPV 태양전지 모듈은 염료감응형 태양전지 기술을 활용해 태양광이 아닌 조명이나 실내의 흐린 빛으로도 발전이 가능한 기술이다.

김 센터장은 “이 기술을 활용하면 실내에서 IoT 기기를 작동할 수 있을 정도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면서 “일례로 기업에서 회의실 외벽이 유리로 된 경우 저조도 BIPV 태양전지 모듈을 설치하면 안에서 작동하는 작은 전자기기들은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센터장은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의 일종인 압전 기술과 비교해 “압전은 발전을 위해서 외부의 압력이 필요하지만 우리 기술은 유리창에 설치하여 실내 조명만 켜져 있으면 발전이 가능하여 보다 유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센터는 현재 저조도 기반의 태양전지 모듈과 함께 RE100 구현에 필요한 고효율 태양광 모듈화 기술인 BIPV(T) 모듈를 위한 기술개발을 추진 중이다.

센터가 개발 중인 건물일체형 고효율 태양광/태양열 모듈 기술(BIPV(T) 모듈)은 태양광과 태양열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기술로, 제한적인 면적에서 두 개의 분산전원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어 태양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김 센터장은 “한전 전력연구원과 2015~2018년까지 집광형 구조의 태양열과 태양광 동시 발전시스템을 개발한 바 있다”면서 “이러한 집광형 시스템 기술을 바탕으로 BIPV(T)는 기존 일반 태양광 발전 기술에 태양열 에너지 생산 기술을 일체화해 고효율 모듈을 만드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에너지 효율적 이용에도 AI 기술 접목

센터는 또 발전에너지 관리시스템, 빅데이터 연계시스템, 빌딩에너지 자율제어시스템 등 시스템 기반의 기술도 개발 중이다.

특히 프로토콜이 다른 다중설비의 시스템을 연계할 수 있는 ‘다중설비 통합형 에너지관리시스템을 위한 이중 프로토콜 연동 게이트웨이’ 기술을 확보한 게 눈에 띈다.

김 센터장은 “이미 많은 빌딩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이 있는데, 새로운 설비나 시스템을 기존 건물의 시스템과 연동하기 위해서는 통신 프로토콜이 기존 제품이나 시스템과 동일해야 했다”면서 “우리는 EMS에 기존과 다른 프로토콜을 가진 설비나 시스템을 연결해도 스스로 알아서 프로토콜을 분석한 뒤 시스템에 맞게 변환해주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현재 표준화까지 완료된 상태며, 앞으로 BEMS 확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센터는 기대했다.

센터는 이외에도 개별 부하단의 전력소모량을 모니터링을 통해서 개별 전자기기마다 소비하는 전력량을 분석한 뒤 과도하게 전력이 낭비되고 있는지, 고장이 발생한 것은 아닌지 등을 파악하는 비접촉식 개별 가전기기 부하 식별 기술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 기술은 가정뿐만 아니라 공장, 빌딩, 대단위 건물에도 적용이 가능해 향후 RE100시대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센터장은 “에너지 사용에 대한 학습, 운영파악, 이상여부 등을 확인하고, 사용자에게 현황을 정확하게 알리기 위한 데이터 처리와 분석이 필요한데, 이때 바로 인공지능 기술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개별기기 분류 정확도는 95% 이상, 복수의 기기는 85%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 과제는 2022년 말 종료를 앞두고 알고리즘 개발이 한창이며, 과제 종료 전에 주관기관을 통해서 상용화가 가능하도록 준비를 시작한다는 게 센터의 계획이다.

김 센터장은 “센터에서는 AI 기반 에너지 기술개발을 바탕으로 광주시 남구의 실증단지에 에너지자립화를 추진하는 2021년 하반기 에너지기술개발사업의 생활문화공동체형 마을단위 마이크로그리드 구축사업에 선정됐다”면서 “본 사업을 통해서 소규모 마을 공동체의 에너지상계 거래 기술을 연계한 에너지자립화와 주민들의 직접 유지보수를 위한 교육을 수행하며, 마을의 전체 에너지 모니터링 정보를 통해 자체 운용 기술과 향후 신재생에너지 기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센터는 2022년에도 태양광 유지보수를 위한 디지털 O&M(운영관리 및 유지보수) 기술 확보 등 관련 연구를 계속 진행한다는 복안이다.

O&M 알고리즘과 시스템 등을 개발해 기업들과 함께 사업화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각각의 설비들이 어떤 상태인지를 확인하는 전체적인 허브 역할을 하며, 문제점을 도출해 유지보수 방안까지 제시할 수 있다고 센터는 밝혔다.

▲(인터뷰) 김용현 한국광기술원 AI에너지연구센터장

“에너지와 AI 융합의 성장잠재력은 무궁무진”

AI 관련 기술 사업화 위해 고민 중

“AI에너지연구센터는 한국광기술원이 보유한 광학, 조명 관련 연구에 치우치지 않고, 에너지 분야로 연구 스펙트럼을 전문적으로 확대하는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관련 분야와 업계 발전을 위한 다양한 연구를 사업화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김용현 광기술원 AI에너지연구센터장은 현재 에너지 분야에서 AI 활용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지만 AI를 연계할 수 있는 사업 분야를 찾는 게 쉬운 과정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광기술원은 다른 에너지 분야 전문 R&D 기관과 비교해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차별성을 확보하면서 AI 연계사업을 발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또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 사업화가 아직 초기 단계로 제품 개발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적은 게 현실입니다.”

때문에 김 센터장은 이런 현실을 고려해 광기술원이 기업들을 가이드하면서 AI 관련 기술들이 사업화에 성공해 매출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작업을 고민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는데, 에너지 문제에 있어서 정말 필요한 것은 바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입니다. 사실 매월 부과되는 전기료 수준이 부담이 적다보니 시민들의 참여가 적고, 에너지절감에 대한 필요성도 못 느끼는 게 현실이죠.”

김 센터장은 정부의 에너지자립,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시민의 참여를 더욱 유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면서 그래야만 인공지능을 활용한 에너지기술이 사업화로 이어지고, 기업들의 매출로 연결되는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저조도/인공광 활용 분산발전 에너지 시스템 구성도.
저조도/인공광 활용 분산발전 에너지 시스템 구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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